희비 갈린 KBO리그와 K리그…유소년 시스템은?

입력 2019.03.15 (21:53) 수정 2019.03.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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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스포츠를 양분하고 있는 축구와 야구 두 리그의 인기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야구가 만 천여명으로 5천4백여명인 축구의 두 배 정도 됩니다.

시청률은 야구가 거의 1% 정도로 축구보다 10배 정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중계권료도 프로야구가 약 380억원으로 K리그보다 6배 이상 많습니다.

지금은 야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리그의 젖줄인 유소년 시스템을 비교해 보면 야구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미래는 조금 불투명해 보입니다.

하무림, 강재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앳된 얼굴의 선수들.

프로선수를 꿈꾸는 15세 이하 유소년 선수들입니다.

운동은 중학교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 이후에 시작됩니다.

하루 훈련 시간은 불과 1시간 40분이지만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됩니다.

학생 선수들을 위한 영어 교육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지원됩니다.

[김도현/현대중학교 3학년/울산 U-15 주장 : "손흥민 선수를 보고 동기 부여가 돼서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자율성과 체계적 훈련을 강조하는 '프로 구단 유소년 시스템'은 도입 11년 만에 한국 축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K리그 전체 선수 중 약 30%가 프로 유스 출신일 정도로 리그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김도균/울산 유소년팀 총괄 책임자 : "울산의 뿌리이자 미래이고, 프로선수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까지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시스템과 함께 도입된 '초중고 주말리그'도 축구의 저변을 넓혔습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건강한 문화를 구축해 참가 팀 수가 도입 10년 만에 31% 증가했고,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길을 열어줬습니다.

천안 제일고 축구부는 올해 프로 선수 3명은 물론, 서울대 진학생까지 배출했습니다.

[김태현/천안 제일고 축구부 3학년 : "프로선수 데뷔하는 게 목표이긴 한데, 그게 안 된다면 체육 교사를 하고 싶어요. 내신도 좀 신경 쓰면서 관리 하는 편이에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의 가치를 내건 지 10년 만에 유소년 축구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유소년 빠진 ‘반쪽짜리’ 주말리그…불투명한 ‘미래 야구’

[리포트]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이 한창인 시간, 야구부 연습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학생 선수들은 이달 말 시작되는 서울시장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영란/배명고 야구부 학부모 : "3월, 4월부터 시합이 8월까지 연결돼서 계속 있기 때문에 (아이가) 꽤 많은 (수업) 시간이 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을 위한 야구 주말리그는 축구보다 2년 늦은 2011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축구와 달리 학기 중 평일 대회가 여전히 열리고 있어 정상적인 수업 참가는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초등과 중등부가 빠진 반쪽짜리 고교 주말리그만 진행되고 있어 체계적인 유소년 선수 육성이 어렵습니다.

대한야구협회는 2016년부터 초,중 주말리그를 시범 시행하고 있지만, 야구장이 부족해 축구처럼 전면 확대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황정주/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차장 : "초,중,고가 동시에 주말리그를 시행하게 되면 구장 확보가 어려울뿐더러 어린 선수들 따라서 부모님들이 이동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 대한 외부 민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야구 열기가 이어졌고, KBO가 창단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초등학교 야구팀 숫자는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선수 자원인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참가 학생 현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축구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유소년 야구 저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소년 야구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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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비 갈린 KBO리그와 K리그…유소년 시스템은?
    • 입력 2019-03-15 21:59:12
    • 수정2019-03-15 22:10:25
    뉴스 9
[앵커]

국내 스포츠를 양분하고 있는 축구와 야구 두 리그의 인기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야구가 만 천여명으로 5천4백여명인 축구의 두 배 정도 됩니다.

시청률은 야구가 거의 1% 정도로 축구보다 10배 정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중계권료도 프로야구가 약 380억원으로 K리그보다 6배 이상 많습니다.

지금은 야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리그의 젖줄인 유소년 시스템을 비교해 보면 야구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미래는 조금 불투명해 보입니다.

하무림, 강재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앳된 얼굴의 선수들.

프로선수를 꿈꾸는 15세 이하 유소년 선수들입니다.

운동은 중학교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 이후에 시작됩니다.

하루 훈련 시간은 불과 1시간 40분이지만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됩니다.

학생 선수들을 위한 영어 교육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지원됩니다.

[김도현/현대중학교 3학년/울산 U-15 주장 : "손흥민 선수를 보고 동기 부여가 돼서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자율성과 체계적 훈련을 강조하는 '프로 구단 유소년 시스템'은 도입 11년 만에 한국 축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K리그 전체 선수 중 약 30%가 프로 유스 출신일 정도로 리그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김도균/울산 유소년팀 총괄 책임자 : "울산의 뿌리이자 미래이고, 프로선수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까지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시스템과 함께 도입된 '초중고 주말리그'도 축구의 저변을 넓혔습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건강한 문화를 구축해 참가 팀 수가 도입 10년 만에 31% 증가했고,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길을 열어줬습니다.

천안 제일고 축구부는 올해 프로 선수 3명은 물론, 서울대 진학생까지 배출했습니다.

[김태현/천안 제일고 축구부 3학년 : "프로선수 데뷔하는 게 목표이긴 한데, 그게 안 된다면 체육 교사를 하고 싶어요. 내신도 좀 신경 쓰면서 관리 하는 편이에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의 가치를 내건 지 10년 만에 유소년 축구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유소년 빠진 ‘반쪽짜리’ 주말리그…불투명한 ‘미래 야구’

[리포트]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이 한창인 시간, 야구부 연습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학생 선수들은 이달 말 시작되는 서울시장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영란/배명고 야구부 학부모 : "3월, 4월부터 시합이 8월까지 연결돼서 계속 있기 때문에 (아이가) 꽤 많은 (수업) 시간이 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을 위한 야구 주말리그는 축구보다 2년 늦은 2011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축구와 달리 학기 중 평일 대회가 여전히 열리고 있어 정상적인 수업 참가는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초등과 중등부가 빠진 반쪽짜리 고교 주말리그만 진행되고 있어 체계적인 유소년 선수 육성이 어렵습니다.

대한야구협회는 2016년부터 초,중 주말리그를 시범 시행하고 있지만, 야구장이 부족해 축구처럼 전면 확대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황정주/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차장 : "초,중,고가 동시에 주말리그를 시행하게 되면 구장 확보가 어려울뿐더러 어린 선수들 따라서 부모님들이 이동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 대한 외부 민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야구 열기가 이어졌고, KBO가 창단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초등학교 야구팀 숫자는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선수 자원인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참가 학생 현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축구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유소년 야구 저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소년 야구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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