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유치' 못했다며 사표 종용…지방대학 교수들 '벼랑 끝'

입력 2019.03.19 (21:48) 수정 2019.03.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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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에서는 상당수 교수들이
신입생 유치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태백의 한 대학에서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사직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층취재
박상희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입학식과 개강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이 대학의 한 보직 교수는
교학처장으로부터
갑작스러운 구두 통보를 받았습니다.

입학식에 참석하지 말고
당장 내일부터 시작될 강의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유는 신입생 유치 실적이
저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정호권 / 강원관광대 관광경영과 교수 [인터뷰]
"그리고 이제 학과장 보직 해임이 된 거죠. 지금 현재 상태는 출근만 하고 있죠."

총장의 갑질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신입생을 유치해오라며
수시로 교수들을 압박하고
실적이 저조한 교수들에 대해서는
사표를 종용해왔다는 겁니다.

강원관광대 총장 / 지난달 20일, 총장실 [녹취]
"아니 가만있어봐. 없는데 어떡해. 나는 이 학교 교수니까 배 째. 나는 월급을 타 먹고 나는 그대로 교수 유지하겠다, 이겁니까 그럼?"

이 대학 총장은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표를 종용한 적 없으며,
도리어 학교 측이 정 교수로 인해
재정적인 피해를 봤다고 말합니다.

대학 측도
실적이 저조할 경우 자진 사퇴하는 것이
관행인 것처럼 말합니다.

전종식 / 강원관광대 산학협력처장[인터뷰]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소속학과 교수님이 학생 모집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니까 교수님들이 내가 학생 모집한 게 요것밖에 안 되니까 교수님이 알아서 자기가 거취를 표명하셨죠."

그러나 교수가 신입생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은
학칙이나 임용 계약서 등 어디에도
명시돼있지 않습니다.

교육부 사학감사실 관계자[녹취]
"만약에 그 부분에 대해서 불리한 처분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런 부분들은 소청을 통해서 구제를 받으실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사퇴할 경우 구제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 대학에선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년째, 일부 교수들이
강의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학생 모집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 교수들.

본업인 강의보다는
신입생 유치 실적으로 평가받는
영업사원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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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생 유치' 못했다며 사표 종용…지방대학 교수들 '벼랑 끝'
    • 입력 2019-03-19 21:48:23
    • 수정2019-03-21 17:18:51
    뉴스9(강릉)
[앵커멘트]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에서는 상당수 교수들이 신입생 유치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태백의 한 대학에서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사직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층취재 박상희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입학식과 개강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이 대학의 한 보직 교수는 교학처장으로부터 갑작스러운 구두 통보를 받았습니다. 입학식에 참석하지 말고 당장 내일부터 시작될 강의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유는 신입생 유치 실적이 저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정호권 / 강원관광대 관광경영과 교수 [인터뷰] "그리고 이제 학과장 보직 해임이 된 거죠. 지금 현재 상태는 출근만 하고 있죠." 총장의 갑질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신입생을 유치해오라며 수시로 교수들을 압박하고 실적이 저조한 교수들에 대해서는 사표를 종용해왔다는 겁니다. 강원관광대 총장 / 지난달 20일, 총장실 [녹취] "아니 가만있어봐. 없는데 어떡해. 나는 이 학교 교수니까 배 째. 나는 월급을 타 먹고 나는 그대로 교수 유지하겠다, 이겁니까 그럼?" 이 대학 총장은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표를 종용한 적 없으며, 도리어 학교 측이 정 교수로 인해 재정적인 피해를 봤다고 말합니다. 대학 측도 실적이 저조할 경우 자진 사퇴하는 것이 관행인 것처럼 말합니다. 전종식 / 강원관광대 산학협력처장[인터뷰]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소속학과 교수님이 학생 모집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니까 교수님들이 내가 학생 모집한 게 요것밖에 안 되니까 교수님이 알아서 자기가 거취를 표명하셨죠." 그러나 교수가 신입생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은 학칙이나 임용 계약서 등 어디에도 명시돼있지 않습니다. 교육부 사학감사실 관계자[녹취] "만약에 그 부분에 대해서 불리한 처분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런 부분들은 소청을 통해서 구제를 받으실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사퇴할 경우 구제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 대학에선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년째, 일부 교수들이 강의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학생 모집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 교수들. 본업인 강의보다는 신입생 유치 실적으로 평가받는 영업사원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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