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를 100달러로’…그린머니 황당 사기

입력 2019.03.21 (07:40) 수정 2019.03.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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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때 새까만 지폐를 약품처리해 실제 돈으로 바꿔준다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 가 성행했었죠.

그런데 이번엔 초록색 색종이를 '그린머니'라고 부르며 돈을 뜯어낸 사기 행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명동 한복판. 사복을 입은 경찰이 한 외국인을 체포합니다.

[경찰 : "당신을 사기죄로 체포합니다."]

경찰에 붙잡힌 라이베리아 국적 41살 J씨는 지난해 11월, 여행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뒤,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며 구글 복권에 당첨됐다는 이메일을 무작위로 뿌렸습니다.

J씨가 명시한 복권 당첨금은 100만 달러, 우리 돈 12억원 어치인데, 대신, 당첨금은 현금이 아닌 '그린머니'로 준다고 했습니다.

'그린머니'란 비자금 등 은밀한 목적에 쓰기 위해 표면에 녹색 도료를 칠한 지폐로, 다시 약품처리를 하면 녹색 도료가 제거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지폐입니다.

J씨의 메일을 받고 복권에 당첨된 줄로 안 피해자 39살 채모 씨는 J씨가 투숙하던 호텔까지 가서 그린머니를 100달러로 바꾸는 시연 모습까지 봤습니다.

피해자는 그린머니가 들어있는 금고를 통째로 전달 받았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그린머니는 '색종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며 외국 복권을 자주 봐 온 채 씨는 J씨의 말에 속아 배송료와 약품처리 명목으로 J씨에게 모두 3억 6천여 만원을 줬습니다.

[김현수/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 : "(피해자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진행하는 설문에 많이 응했는데 그 설문에 응해서 복권에 당첨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J씨를 구속 송치하고 J씨와 함께 명동 일대를 돌아다닌 외국인 남성을 공범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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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종이를 100달러로’…그린머니 황당 사기
    • 입력 2019-03-21 07:43:20
    • 수정2019-03-21 07: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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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새까만 지폐를 약품처리해 실제 돈으로 바꿔준다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 가 성행했었죠.

그런데 이번엔 초록색 색종이를 '그린머니'라고 부르며 돈을 뜯어낸 사기 행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명동 한복판. 사복을 입은 경찰이 한 외국인을 체포합니다.

[경찰 : "당신을 사기죄로 체포합니다."]

경찰에 붙잡힌 라이베리아 국적 41살 J씨는 지난해 11월, 여행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뒤,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며 구글 복권에 당첨됐다는 이메일을 무작위로 뿌렸습니다.

J씨가 명시한 복권 당첨금은 100만 달러, 우리 돈 12억원 어치인데, 대신, 당첨금은 현금이 아닌 '그린머니'로 준다고 했습니다.

'그린머니'란 비자금 등 은밀한 목적에 쓰기 위해 표면에 녹색 도료를 칠한 지폐로, 다시 약품처리를 하면 녹색 도료가 제거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지폐입니다.

J씨의 메일을 받고 복권에 당첨된 줄로 안 피해자 39살 채모 씨는 J씨가 투숙하던 호텔까지 가서 그린머니를 100달러로 바꾸는 시연 모습까지 봤습니다.

피해자는 그린머니가 들어있는 금고를 통째로 전달 받았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그린머니는 '색종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며 외국 복권을 자주 봐 온 채 씨는 J씨의 말에 속아 배송료와 약품처리 명목으로 J씨에게 모두 3억 6천여 만원을 줬습니다.

[김현수/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 : "(피해자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진행하는 설문에 많이 응했는데 그 설문에 응해서 복권에 당첨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J씨를 구속 송치하고 J씨와 함께 명동 일대를 돌아다닌 외국인 남성을 공범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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