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정한 재판이 답이다

입력 2019.03.21 (07:43) 수정 2019.03.2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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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재판에 앞서 내놓은 극히 이례적인 입장문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재판도 시작하기 전에 일각에서 재판 시작 전 이미 서로 다른 결과를 예상하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당혹스러운 심경을 나타냈습니다. 차부장 판사는 이는 마치 경기 전 승패를 예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거나 재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얼마든지 기피 신청을 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심적 부담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차 부장판사의 입장 표명은 1심에서 김지사가 구속되자 여권과 지지자들로부터 맹비난 받았던 성창호 부장판사와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 자신에 대한 공정성 논란과 불필요한 오해가 쏟아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됩니다. 1심에서 김지사가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 되자 성창호 판사는 인신공격에 테러위협까지 받았습니다. 여권에서도 적폐세력의 보복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반박하는 간담회까지 열었습니다. 차 부장 판사가 항소심 재판부로 결정되자 여권과 진보성향 단체들은 그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항소심 재판부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코드 사법부가 항소심에서 김 지사를 보석으로 석방할 것이 유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심 판결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김지사의 보석에 관해 부적절한 발언까지 한 상황이라 이번에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기각돼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 사법부에 대한 극심한 불신과 압력은 사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재판부는 항소심을 두고 서로 다른 판단과 주장, 거친 압박을 마다않는 여야와 그 지지자들의 압력을 뒤로하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기 바랍니다. 법이 살아야 정의가 바로 섭니다. 고독하지만 외풍을 배격하는 사법 독립은 사법부 스스로의 몫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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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공정한 재판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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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재판에 앞서 내놓은 극히 이례적인 입장문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재판도 시작하기 전에 일각에서 재판 시작 전 이미 서로 다른 결과를 예상하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당혹스러운 심경을 나타냈습니다. 차부장 판사는 이는 마치 경기 전 승패를 예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거나 재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얼마든지 기피 신청을 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심적 부담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차 부장판사의 입장 표명은 1심에서 김지사가 구속되자 여권과 지지자들로부터 맹비난 받았던 성창호 부장판사와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 자신에 대한 공정성 논란과 불필요한 오해가 쏟아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됩니다. 1심에서 김지사가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 되자 성창호 판사는 인신공격에 테러위협까지 받았습니다. 여권에서도 적폐세력의 보복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반박하는 간담회까지 열었습니다. 차 부장 판사가 항소심 재판부로 결정되자 여권과 진보성향 단체들은 그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항소심 재판부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코드 사법부가 항소심에서 김 지사를 보석으로 석방할 것이 유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심 판결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김지사의 보석에 관해 부적절한 발언까지 한 상황이라 이번에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기각돼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 사법부에 대한 극심한 불신과 압력은 사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재판부는 항소심을 두고 서로 다른 판단과 주장, 거친 압박을 마다않는 여야와 그 지지자들의 압력을 뒤로하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기 바랍니다. 법이 살아야 정의가 바로 섭니다. 고독하지만 외풍을 배격하는 사법 독립은 사법부 스스로의 몫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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