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책임 규명·배상 서둘러야

입력 2019.03.22 (07:43) 수정 2019.03.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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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대입 수능 연기 사태까지 부른 지난 2017년 포항지진이 사실상 인재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열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작은 지진들이 지하 단층을 활성화하고 결국 대형 지진을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여러 문제점과 위험 요소들이 발견됐지만,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사태를 키운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 조사단은 지열 발전이 지진을 '촉발'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대규모 지진이 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판단입니다. 포항 지열 발전소는 국내 최초인 데다 기술 수준도 떨어져 시범 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지질조사 등 위험 요인에 대한 대비는 등한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위스 등에서 지진이 발생해 건설을 중단한 사례도 확인했지만 무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운 단층대를 발견한 점을 보더라도 지질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 불감증도 여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 주입 과정에서 규모 2가 넘는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포항과 경주 일대에 지진이 잦고 위험 시설이 밀집돼 있는데도 여전히 지하 단층 지도조차 제대로 없는 상황입니다. 무리한 사업 진행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습니다. 입지 선정부터 환경영향평가 등 사업 진행 과정에서 성과에 집착해 안전 점검을 졸속으로 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철저한 조사로 책임을 제대로 규명해야 합니다. 국가의 책임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배상도 서둘러야 합니다.

많은 피해자가 1년 4개월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부서진 아파트는 아직도 폐허로 방치돼 있습니다. 정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을 한다고 했지만,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피해를 본 시민들은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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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책임 규명·배상 서둘러야
    • 입력 2019-03-22 07:48:53
    • 수정2019-03-22 07: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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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대입 수능 연기 사태까지 부른 지난 2017년 포항지진이 사실상 인재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열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작은 지진들이 지하 단층을 활성화하고 결국 대형 지진을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여러 문제점과 위험 요소들이 발견됐지만,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사태를 키운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 조사단은 지열 발전이 지진을 '촉발'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대규모 지진이 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판단입니다. 포항 지열 발전소는 국내 최초인 데다 기술 수준도 떨어져 시범 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지질조사 등 위험 요인에 대한 대비는 등한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위스 등에서 지진이 발생해 건설을 중단한 사례도 확인했지만 무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운 단층대를 발견한 점을 보더라도 지질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 불감증도 여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 주입 과정에서 규모 2가 넘는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포항과 경주 일대에 지진이 잦고 위험 시설이 밀집돼 있는데도 여전히 지하 단층 지도조차 제대로 없는 상황입니다. 무리한 사업 진행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습니다. 입지 선정부터 환경영향평가 등 사업 진행 과정에서 성과에 집착해 안전 점검을 졸속으로 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철저한 조사로 책임을 제대로 규명해야 합니다. 국가의 책임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배상도 서둘러야 합니다.

많은 피해자가 1년 4개월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부서진 아파트는 아직도 폐허로 방치돼 있습니다. 정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을 한다고 했지만,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피해를 본 시민들은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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