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폐쇄’ 유럽 기술자가 포항발전소 자문…드러나는 문제점

입력 2019.03.22 (08:10) 수정 2019.03.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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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의 문제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미 외국에서 지열발전소에 실패했던 사람이 버젓이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는데요.

당시 지진이 인재였다는 게 실제로 드러나고 있는 셈인데, 친절한 뉴스에서 이 내용 자세히 풀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외국에서 지열발전소에 실패했다는 사람이 포항에 와서 어떤 역할을 한 거죠?

[기자]

네, 우선 문제의 인물은 두 명입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듯, 스위스의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에 물을 주입한 후 며칠 만에 규모 3.4의 지진이 일어나 결국 3년 뒤 폐쇄됐습니다.

이 바젤 지열발전소 개발을 총괄하거나 자문한 두 사람이 포항 지열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겁니다.

한 명씩 볼까요,

우선 이 발전소의 개발 총 책임자 마커스 해링이라는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로이 베리어인데, 바젤 발전소에서 자문 역할을 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계획서를 봤더니 이 두 사람은 기술 자문 역할을 한다고 명시해 놨습니다.

이들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2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바젤 발전소가 폐쇄된 이후 포항 발전소가 들어선 것을 감안하면, 스위스에서 물의를 일으킨 기술을 우리나라가 간접적으로 들여온 셈입니다.

특히 스위스 발전소의 총 책임자였던 해링은 스위스에서도 지진과 관련해 기소돼서 재판까지 받았지만, 판결이 나기 전인 2008년에도 제주에 지열발전소를 짓겠다며 국내 회사와 개발협약까지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포항 사업에 참여하게 된 거죠?

[기자]

네, 두 사람을 자문으로 위촉한 국내회사가 있는데요,

우선 이 회사는 두 사람의 역할이 미미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평가를 맡은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입장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는 일어났는데, 이 두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정이 됐나, 또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시원한 답도 책임지는 곳도 없는 상탭니다.

[앵커]

또 다른 문제가 독일에서도 지열발전소가 중단됐다는데,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도 포항에 참여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07년 독일 란다우 시에서 지진이 일어나, 지열발전소가 가동 2년 만에 멈춰섰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베스텍이라는 업체가 있는데요,

이 업체도 포항 지열발전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업체를 소개하는 문건을 보니까, 포항 지열발전소의 시추 작업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설명을 해놨습니다.

문제, 더 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소 건설을 추진한 국내 업체도 지진 가능성과 위험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국내 업체 대표가 쓴 논문을 보니까,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의 위험성이 과소평가됐다고 해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패한 발전소 사업에 참여했던 외국인과 업체가 포항에 참여했고, 국내에선 위험성도 예측됐지만, 이런 걸 알면서도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이 강행된 겁니다.

[앵커]

지열발전소가 주입하는 물의 압력이 너무 커 이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업체는 위험성을 과연 몰랐을까요?

[기자]

네,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을 하면서 지하에 주입한 높은 압력의 물이 주변 단층에 영향을 줘서 촉발된 것이다, 이렇게 정부 조사단이 밝혔는데요.

그래서 물의 압력이 얼마나 높은지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음파를 쏴 재구성한 영상인데요, 관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균열이 발견됩니다.

지하 천5백미터를 지난 곳에선 지름이 8cm나 되는 큰 구멍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힘은 강철로 만든 관이 손상될 정도로 수압이 매우 강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한 조사단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정부조사연구단장 : "물이 잘 안들어가는 부분은 압력을 높여야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니까, 압력이 그렇게 높아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강한 압력의 물을 주입한건지, 사업자인 넥스지오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앞으론데,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폐쇄됐지만 그 지역, 여진이 계속되고 있더라고요,

포항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기자]

네, 스위스에서는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진이 여전합니다.

이미 지열발전을 하면서 단층을 건드렸기 때문에 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땅에 뚫어 놓은 구멍을 막거나, 물을 빼낸다고 해서 이미 촉발된 지진을 막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포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요.

지열발전소의 영구폐쇄 제안이 나오는 이윱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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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2 08:12:24
    • 수정2019-03-22 08: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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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의 문제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미 외국에서 지열발전소에 실패했던 사람이 버젓이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는데요.

당시 지진이 인재였다는 게 실제로 드러나고 있는 셈인데, 친절한 뉴스에서 이 내용 자세히 풀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외국에서 지열발전소에 실패했다는 사람이 포항에 와서 어떤 역할을 한 거죠?

[기자]

네, 우선 문제의 인물은 두 명입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듯, 스위스의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에 물을 주입한 후 며칠 만에 규모 3.4의 지진이 일어나 결국 3년 뒤 폐쇄됐습니다.

이 바젤 지열발전소 개발을 총괄하거나 자문한 두 사람이 포항 지열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겁니다.

한 명씩 볼까요,

우선 이 발전소의 개발 총 책임자 마커스 해링이라는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로이 베리어인데, 바젤 발전소에서 자문 역할을 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계획서를 봤더니 이 두 사람은 기술 자문 역할을 한다고 명시해 놨습니다.

이들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2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바젤 발전소가 폐쇄된 이후 포항 발전소가 들어선 것을 감안하면, 스위스에서 물의를 일으킨 기술을 우리나라가 간접적으로 들여온 셈입니다.

특히 스위스 발전소의 총 책임자였던 해링은 스위스에서도 지진과 관련해 기소돼서 재판까지 받았지만, 판결이 나기 전인 2008년에도 제주에 지열발전소를 짓겠다며 국내 회사와 개발협약까지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포항 사업에 참여하게 된 거죠?

[기자]

네, 두 사람을 자문으로 위촉한 국내회사가 있는데요,

우선 이 회사는 두 사람의 역할이 미미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평가를 맡은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입장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는 일어났는데, 이 두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정이 됐나, 또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시원한 답도 책임지는 곳도 없는 상탭니다.

[앵커]

또 다른 문제가 독일에서도 지열발전소가 중단됐다는데,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도 포항에 참여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07년 독일 란다우 시에서 지진이 일어나, 지열발전소가 가동 2년 만에 멈춰섰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베스텍이라는 업체가 있는데요,

이 업체도 포항 지열발전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업체를 소개하는 문건을 보니까, 포항 지열발전소의 시추 작업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설명을 해놨습니다.

문제, 더 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소 건설을 추진한 국내 업체도 지진 가능성과 위험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국내 업체 대표가 쓴 논문을 보니까,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의 위험성이 과소평가됐다고 해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패한 발전소 사업에 참여했던 외국인과 업체가 포항에 참여했고, 국내에선 위험성도 예측됐지만, 이런 걸 알면서도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이 강행된 겁니다.

[앵커]

지열발전소가 주입하는 물의 압력이 너무 커 이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업체는 위험성을 과연 몰랐을까요?

[기자]

네,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을 하면서 지하에 주입한 높은 압력의 물이 주변 단층에 영향을 줘서 촉발된 것이다, 이렇게 정부 조사단이 밝혔는데요.

그래서 물의 압력이 얼마나 높은지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음파를 쏴 재구성한 영상인데요, 관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균열이 발견됩니다.

지하 천5백미터를 지난 곳에선 지름이 8cm나 되는 큰 구멍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힘은 강철로 만든 관이 손상될 정도로 수압이 매우 강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한 조사단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정부조사연구단장 : "물이 잘 안들어가는 부분은 압력을 높여야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니까, 압력이 그렇게 높아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강한 압력의 물을 주입한건지, 사업자인 넥스지오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앞으론데,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폐쇄됐지만 그 지역, 여진이 계속되고 있더라고요,

포항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기자]

네, 스위스에서는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진이 여전합니다.

이미 지열발전을 하면서 단층을 건드렸기 때문에 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땅에 뚫어 놓은 구멍을 막거나, 물을 빼낸다고 해서 이미 촉발된 지진을 막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포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요.

지열발전소의 영구폐쇄 제안이 나오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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