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진짜 잡는 가짜? 전 세계 ‘짝퉁’과의 전쟁

입력 2019.03.25 (18:06) 수정 2019.03.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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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강성규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가짜 시계부터 가방까지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품이 여전히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죠.

그런데 최근엔 단순히 제품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위조품이 '상표권' 등록을 하면서 합법적으로 매장까지 열어 영업하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삼성의 신제품 출시 행사장입니다.

삼성은 이날 유명 패션 제품인 슈프림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패션쇼도 하고 매장도 열 것이라고요.

[슈프림 이탈리아 측 : "삼성의 제품에 대한 기술적, 디자인적 추구는 문화적 조류를 중시하는 우리와도 매우 일치합니다. 이번 협력으로 더욱 훌륭하고 완벽한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슈프림이 아니라 가짜였습니다.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짝퉁' 회사였던 겁니다.

삼성 측은 협업을 취소했습니다.

[앵커]

삼성과 슈프림 측 모두 참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거죠?

[답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바로 상표권에 있습니다.

슈프림은 지난 2012년까지 미국에서도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는 사이, 슈프림 이탈리아가 전 세계 67개국에서 먼저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거나 다름없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도 이 상표권을 가진 곳은 슈프림 이탈리아였습니다.

[루이지 고그리아/IBF/슈프림 이탈리아 대표 : "서로 완전히 다른 상품입니다. 상품의 디자인 자체가 다릅니다."]

슈프림은 뒤늦게 상표권 침해 소송에 나섰지만, 유럽연합 특허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페인 법원도 슈프림 이탈리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줄리 자르보/온라인 패션 잡지 창립자 : "한때 위조품 시장에 대해 현장 단속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와 전자 상거래의 활성화로 인해 예전보다 문제가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슈프림 이탈리아 측이 60여 개의 매장을 추가로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법정 다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상표권 등록을 먼저 했는데도 소송에 휘말린 업체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네, 일본의 생활용품 회사인 무인양품 얘깁니다.

최근 중국에서 유사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매장 분위기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상당히 비슷하죠.

이름은 아예 똑같습니다.

첫 글자만 간자체로 달리한 것뿐입니다.

해당 중국 업체는 오히려 일본 무인양품 측에 상표권 소송을 걸었는데, 일부 품목에 대해서 승소했습니다.

[앵커]

가짜가 진짜를 위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요,

실제로 짝퉁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돈가요?

[답변]

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품, 불법 복제품 거래 규모는 연간 5천90억 달러, 약 575조 원으로 전 세계 무역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대부분이 중국과 홍콩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절반인 50%를 차지했고, 홍콩(25%)이 뒤를 이었습니다.

의류부터 신발, 유명 화가의 그림 그리고 지폐까지 가히 '짝퉁' 전성시댑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영국 기업인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를 불법 복제해 판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품과 거의 흡사하지만, 자칫 폭발할 수도 있는 불량품입니다.

[모조품 판매 업자 : "저희 제품은 정품과 결코 비교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헤어드라이어가 제대로 열을 내지 못하거나 한도 이상의 열이 발생하여 모터가 타버릴 수 있습니다."]

식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엔 중국 슈퍼마켓에서 가짜 스타벅스 인스턴트 커피를 팔다가 덜미를 잡혔고, 허난 성에서는 가짜 상표를 붙인 과자와 음료수 등이 단속에 걸려 압수품 6.2톤이 소각, 폐기됐습니다.

[앵커]

위조품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는데요,

짝퉁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쉽게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푸젠 성에 위치한 한 아파트 안입니다.

형형색색 운동화들이 눈에 띄는데요,

모두 유명 회사들의 신발을 그대로 베껴 만든 가짭니다.

이 남성은 하루 평균 120켤레의 운동화를 파는데, 한 달 수익만 10만 달러, 1억 원이 넘습니다.

[모조품 판매 업자 : "정품은 90만 원 정도 합니다. (여기서는 얼마에 파는데요?) 저희는 보통 13만 원에 판매합니다."]

짝퉁을 찾는 수요가 꾸준한 것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얼마 전,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팔린 스타벅스의 한정판 컵은 모조품이 만들어졌는데, 3만 3천 원짜리였던 이 컵은 암시장에서 최고 16만 8천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중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오히려 더 커지는 추셉니다.

[유 지춘/청도시 중급인민법원 판사 : "구매 대행업체나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유통 관련 사건이 증가했습니다. 생산자와 판매자, 구매 대행업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위조품을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을 두고, 지적 재산권이 핵심인 미중 무역협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미중 양국은 여전히 무역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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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진짜 잡는 가짜? 전 세계 ‘짝퉁’과의 전쟁
    • 입력 2019-03-25 18:14:31
    • 수정2019-03-25 18:18:33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강성규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가짜 시계부터 가방까지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품이 여전히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죠.

그런데 최근엔 단순히 제품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위조품이 '상표권' 등록을 하면서 합법적으로 매장까지 열어 영업하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삼성의 신제품 출시 행사장입니다.

삼성은 이날 유명 패션 제품인 슈프림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패션쇼도 하고 매장도 열 것이라고요.

[슈프림 이탈리아 측 : "삼성의 제품에 대한 기술적, 디자인적 추구는 문화적 조류를 중시하는 우리와도 매우 일치합니다. 이번 협력으로 더욱 훌륭하고 완벽한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슈프림이 아니라 가짜였습니다.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짝퉁' 회사였던 겁니다.

삼성 측은 협업을 취소했습니다.

[앵커]

삼성과 슈프림 측 모두 참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거죠?

[답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바로 상표권에 있습니다.

슈프림은 지난 2012년까지 미국에서도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는 사이, 슈프림 이탈리아가 전 세계 67개국에서 먼저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거나 다름없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도 이 상표권을 가진 곳은 슈프림 이탈리아였습니다.

[루이지 고그리아/IBF/슈프림 이탈리아 대표 : "서로 완전히 다른 상품입니다. 상품의 디자인 자체가 다릅니다."]

슈프림은 뒤늦게 상표권 침해 소송에 나섰지만, 유럽연합 특허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페인 법원도 슈프림 이탈리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줄리 자르보/온라인 패션 잡지 창립자 : "한때 위조품 시장에 대해 현장 단속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와 전자 상거래의 활성화로 인해 예전보다 문제가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슈프림 이탈리아 측이 60여 개의 매장을 추가로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법정 다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상표권 등록을 먼저 했는데도 소송에 휘말린 업체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네, 일본의 생활용품 회사인 무인양품 얘깁니다.

최근 중국에서 유사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매장 분위기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상당히 비슷하죠.

이름은 아예 똑같습니다.

첫 글자만 간자체로 달리한 것뿐입니다.

해당 중국 업체는 오히려 일본 무인양품 측에 상표권 소송을 걸었는데, 일부 품목에 대해서 승소했습니다.

[앵커]

가짜가 진짜를 위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요,

실제로 짝퉁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돈가요?

[답변]

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품, 불법 복제품 거래 규모는 연간 5천90억 달러, 약 575조 원으로 전 세계 무역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대부분이 중국과 홍콩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절반인 50%를 차지했고, 홍콩(25%)이 뒤를 이었습니다.

의류부터 신발, 유명 화가의 그림 그리고 지폐까지 가히 '짝퉁' 전성시댑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영국 기업인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를 불법 복제해 판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품과 거의 흡사하지만, 자칫 폭발할 수도 있는 불량품입니다.

[모조품 판매 업자 : "저희 제품은 정품과 결코 비교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헤어드라이어가 제대로 열을 내지 못하거나 한도 이상의 열이 발생하여 모터가 타버릴 수 있습니다."]

식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엔 중국 슈퍼마켓에서 가짜 스타벅스 인스턴트 커피를 팔다가 덜미를 잡혔고, 허난 성에서는 가짜 상표를 붙인 과자와 음료수 등이 단속에 걸려 압수품 6.2톤이 소각, 폐기됐습니다.

[앵커]

위조품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는데요,

짝퉁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쉽게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푸젠 성에 위치한 한 아파트 안입니다.

형형색색 운동화들이 눈에 띄는데요,

모두 유명 회사들의 신발을 그대로 베껴 만든 가짭니다.

이 남성은 하루 평균 120켤레의 운동화를 파는데, 한 달 수익만 10만 달러, 1억 원이 넘습니다.

[모조품 판매 업자 : "정품은 90만 원 정도 합니다. (여기서는 얼마에 파는데요?) 저희는 보통 13만 원에 판매합니다."]

짝퉁을 찾는 수요가 꾸준한 것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얼마 전,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팔린 스타벅스의 한정판 컵은 모조품이 만들어졌는데, 3만 3천 원짜리였던 이 컵은 암시장에서 최고 16만 8천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중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오히려 더 커지는 추셉니다.

[유 지춘/청도시 중급인민법원 판사 : "구매 대행업체나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유통 관련 사건이 증가했습니다. 생산자와 판매자, 구매 대행업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위조품을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을 두고, 지적 재산권이 핵심인 미중 무역협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미중 양국은 여전히 무역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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