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도 바꾸는 미세먼지…“돼지고지·도라지 잘 팔린다”

입력 2019.03.29 (07:38) 수정 2019.03.2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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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가 하도 극성을 부리다 보니까 이제는 먹는 것, 집에서 키우는 식물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먼지를 씻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걸로 알려진 돼지고기와 도라지 등이 잘 팔리고,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있는 식물들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덮은 날.

얼마 전 남편이 폐 수술을 했다는 이 노부부는 돼지고기에 손이 갑니다.

돼지고기가 먼지를 씻는 데 좋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속설이지만, 어릴 때부터 들은 말이라 왠지 믿음이 갑니다.

[김동만/경기도 화성시 : "(옛날 어른들이) 돼지고기를 먹으면 (먼지가) 많이 씻겨내려 간다, 그런 말씀 하시고 해서 또 그렇게 믿고 그렇게 먹고 있어요."]

채소 판매대에선 도라지가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전날 저녁 진열대를 꽉 채워놨는데, 하루도 안 돼 3분의 1만 남았습니다.

[박병길/산림조합 수원센터 : "(도라지가) 기관지, 천식에 좋다 보니까 고객들도 그걸 알고 구매량이 종전보다 많이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미세먼지는 이처럼 농식품 구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22%는 미세먼지 때문에 돼지고기 구매를, 11%는 도라지 구매를 늘렸다고 답했습니다.

감귤과 해조류도 미세먼지 때문에 많이 찾게 된 식품입니다.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알려진 공기정화 식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벵갈고무나무 등은 올해 들어 두 달여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많게는 3.7배나 더 팔렸습니다.

[김창환/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 "최근 미세먼지 피해 경감을 위한 농식품의 기능성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며,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피해 예방에) 농식품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확산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상의 공포가 된 미세먼지, 이제는 먹는 것, 키우는 것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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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는 것도 바꾸는 미세먼지…“돼지고지·도라지 잘 팔린다”
    • 입력 2019-03-29 07:40:01
    • 수정2019-03-29 07:49:46
    뉴스광장(경인)
[앵커]

미세먼지가 하도 극성을 부리다 보니까 이제는 먹는 것, 집에서 키우는 식물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먼지를 씻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걸로 알려진 돼지고기와 도라지 등이 잘 팔리고,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있는 식물들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덮은 날.

얼마 전 남편이 폐 수술을 했다는 이 노부부는 돼지고기에 손이 갑니다.

돼지고기가 먼지를 씻는 데 좋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속설이지만, 어릴 때부터 들은 말이라 왠지 믿음이 갑니다.

[김동만/경기도 화성시 : "(옛날 어른들이) 돼지고기를 먹으면 (먼지가) 많이 씻겨내려 간다, 그런 말씀 하시고 해서 또 그렇게 믿고 그렇게 먹고 있어요."]

채소 판매대에선 도라지가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전날 저녁 진열대를 꽉 채워놨는데, 하루도 안 돼 3분의 1만 남았습니다.

[박병길/산림조합 수원센터 : "(도라지가) 기관지, 천식에 좋다 보니까 고객들도 그걸 알고 구매량이 종전보다 많이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미세먼지는 이처럼 농식품 구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22%는 미세먼지 때문에 돼지고기 구매를, 11%는 도라지 구매를 늘렸다고 답했습니다.

감귤과 해조류도 미세먼지 때문에 많이 찾게 된 식품입니다.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알려진 공기정화 식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벵갈고무나무 등은 올해 들어 두 달여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많게는 3.7배나 더 팔렸습니다.

[김창환/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 "최근 미세먼지 피해 경감을 위한 농식품의 기능성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며,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피해 예방에) 농식품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확산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상의 공포가 된 미세먼지, 이제는 먹는 것, 키우는 것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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