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이 지나도 여전한 눈물…슬픔에 잠긴 유족들

입력 2019.04.03 (19:46) 수정 2019.04.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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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제주 4·3이 발발한지도 70년을 넘어섰지만, 세월에 켜켜이 쌓인 슬픔은 유족들의 마음 속에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박천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4·3 희생자 만 4천100명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빼곡히 새겨진 이름들 속에서 가족을 찾아 슬픔을 씻어내듯 닦고 또 닦아냅니다. 토벌대에 끌려가 처참히 학살당한 오빠. 세상 물정 모르던 9살 소녀가 겪은 아픔입니다. [인터뷰] 강봉희/4·3유족(81살) "우리 오라버니나, 시가 댁이나 다 마을을 책임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장, 구장. 친정도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다 잡아다가 직접 죽여버린거라예." '빨갱이'라며 김천형무소에 끌려간 아버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곤, 8살 꼬마는 알지 못했습니다. 백발이 된 아들은 참혹한 기억을 삼키며 주름진 손으로 술을 따릅니다. [인터뷰] 서행진/4·3 유족(79살) "일 년에 한 번은 꼭.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는 돌봐야죠.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찾아뵙겠습니다." 일흔을 넘긴 아들은 올해도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았습니다. 4·3 당시 목숨을 부지한 생존수형인 숙부는 최근 4·3 1차 재심 판결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명예는 언제쯤 회복될 수 있을지, 참담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정세민/4·3유족(76살) "1세대 후세가 돌아가기 전에 빨리 법을 만들어서 해결해줬으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고. 여야를 떠나서 합심해서 빨리 (4·3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무고한 도민 3만 명이 학살당한 제주 4·3, 7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천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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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년이 지나도 여전한 눈물…슬픔에 잠긴 유족들
    • 입력 2019-04-03 19:46:03
    • 수정2019-04-04 00:21:12
    뉴스9(제주)
[앵커멘트] 제주 4·3이 발발한지도 70년을 넘어섰지만, 세월에 켜켜이 쌓인 슬픔은 유족들의 마음 속에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박천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4·3 희생자 만 4천100명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빼곡히 새겨진 이름들 속에서 가족을 찾아 슬픔을 씻어내듯 닦고 또 닦아냅니다. 토벌대에 끌려가 처참히 학살당한 오빠. 세상 물정 모르던 9살 소녀가 겪은 아픔입니다. [인터뷰] 강봉희/4·3유족(81살) "우리 오라버니나, 시가 댁이나 다 마을을 책임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장, 구장. 친정도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다 잡아다가 직접 죽여버린거라예." '빨갱이'라며 김천형무소에 끌려간 아버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곤, 8살 꼬마는 알지 못했습니다. 백발이 된 아들은 참혹한 기억을 삼키며 주름진 손으로 술을 따릅니다. [인터뷰] 서행진/4·3 유족(79살) "일 년에 한 번은 꼭.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는 돌봐야죠.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찾아뵙겠습니다." 일흔을 넘긴 아들은 올해도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았습니다. 4·3 당시 목숨을 부지한 생존수형인 숙부는 최근 4·3 1차 재심 판결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명예는 언제쯤 회복될 수 있을지, 참담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정세민/4·3유족(76살) "1세대 후세가 돌아가기 전에 빨리 법을 만들어서 해결해줬으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고. 여야를 떠나서 합심해서 빨리 (4·3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무고한 도민 3만 명이 학살당한 제주 4·3, 7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천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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