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美 대선판 뒤흔드는 ‘나쁜 손’

입력 2019.04.03 (20:38) 수정 2019.04.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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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사진을 하나 볼까 합니다.

먼저 남성의 얼굴 보시고요.

그 다음에 손을 보시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미 대선판을 뒤흔드는 '나쁜 손'입니다.

사진 속 남성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으로 내년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입니다.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바이든이 과거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는데요.

들어보시죠.

[루시 플로레스/전 민주당 하원의원 : "조 바이든이 제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가까이 다가와 머리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더니 정수리에 천천히 키스했습니다."]

2014년 민주당 네바다주 주지사 후보 시절에 바이든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건데요.

바이든은 오랜 세월 유세장과 공직생활에서 수많은 애정과 지지, 위로의 표현을 했다며 단 한 번도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랬더니 나도 당했다.

그러니까 미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의 보좌관이었는데요.

10년 전에 바이든이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코로 비비는 등 과도한 신체접촉을 했는데, 당시 부통령이어서 참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이미 래포스/하원의원 보좌관 : "혼란스러웠습니다. 불편했고요. 섬뜩했습니다."]

[앵커]

보니까 미국 언론에서 계속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비슷한 행동을 여러차례 했나봐요?

[기자]

네, 바이든 부통령과 일했던 참모들이나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알고보면 격의없는 성격에 친밀감의 표시일 뿐이라고 옹호에 나섰는데요.

영상이 여러 개가 나왔습니다.

보고 같이 생각해보시죠.

2015년 국방장관 취임식입니다.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장관 아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요.

그 다음 제스처도 보시죠.

이번엔 2016년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을 바이든이 끌어안는 모습인데요.

시간은 약 16초입니다.

정치적 맞수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그룹은 재빨리 관련 영상들을 모아 '소름끼치는 조'라는 제목을 달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앵커]

신체 접촉이 잦았고, 그게 기분이 나쁘다는 분들도 있는건데, 미국 사회에서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은 있는건가요?

[기자]

네, 언론에서 지적된 부분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보시죠.

일단 팔뚝 같은 특정 신체 부위를 어떤 방식으로 잡았는가?

그리고 머리 부분입니다.

냄새 맡는 듯한 행동, 부적절합니다.

접촉 시간이 길면 길수록 문제가 있는 거고요.

특히, 미성년자들과의 과도한 신체 접촉은 금기시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의 바이든 비난 광고는 미국 사회의 이런 부분을 파고 들었는데,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광고 제목이고요.

어린이들이 화면을 봅니다.

바이든이 어린이들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을 주로 골라서 배치했고요.

몇 가지 장면이 더 나오죠.

바이든의 나이가 올해 만 일흔여섯살이거든요.

음흉한 할아버지로 묘사됐습니다.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맞붙을 수도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바이든 공격에 가세했는데요.

성적 논란을 피해가는 듯한 치밀한 농담을 던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그에게 '장군, 이리 오시오. 내게 키스하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같은 느낌이네. 농담입니다."]

[앵커]

이런 사례가 문제가 되니까 예전에 '펜스 룰'이라는 게 나왔잖아요.

그런데 그건 아예 여성들과 소통하지 말자는 식이라서 또 다른 문제가 됐던 기억이 나네요.

[기자]

네, 역시 펜스 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이 마이크 펜스, 현 미국 부통령인데요.

아내가 아닌 여성과는 식사도 함께 하지 않는다.

이게 펜스 룰의 요지입니다.

그렇지만 바이든의 30년 정치적 동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팔을 이렇게 쭉 뻗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서 소통하라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낸시 펠로시/미 연방하원 의장 : "저는 팔을 쭉 뻗을 만큼 거리를 두는 클럽의 회원입니다.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상대방과 거리를 둬야합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사태가 바이든의 대선 출마를 실격시킬 일은 전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현재 대선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부동의 1위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내 시선은 어떻습니까?

그 때는 아닌데 지금은 맞다인가요?

[기자]

네, 정확한 뉘앙스는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됐다, 정도일 겁니다.

바이든이 빨리 인정을 하지 않고, 처음에 부인했던 게 문제라고도 하는데요.

소름끼치는 늙은 남성.

이 프레임은 현재 민주당의 정적인 공화당이 끌고 가고 있습니다.

CNN은 바이든이 큰 타격을 입을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포스트 미투' 시대에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라는 구식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건 과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젊은 층의 반감이 심한 편입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행위가 다정한 할아버지인지 소름 끼치는 아저씨인지 세대별로 의견이 갈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의 대타로 거론되는 블룸버그나 샌더스도 나이 많은 백인 남성입니다.

'새로운 피'를 갈망하는 여론에 소수 인종이나 여성, 혹은 젊은 대선 후보를 내세워야 할지, 미국 민주당에게 '나쁜 손'이 고민거리를 안긴 건 분명해보입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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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美 대선판 뒤흔드는 ‘나쁜 손’
    • 입력 2019-04-03 20:44:25
    • 수정2019-04-03 20:56:47
    글로벌24
[앵커]

전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사진을 하나 볼까 합니다.

먼저 남성의 얼굴 보시고요.

그 다음에 손을 보시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미 대선판을 뒤흔드는 '나쁜 손'입니다.

사진 속 남성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으로 내년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입니다.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바이든이 과거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는데요.

들어보시죠.

[루시 플로레스/전 민주당 하원의원 : "조 바이든이 제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가까이 다가와 머리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더니 정수리에 천천히 키스했습니다."]

2014년 민주당 네바다주 주지사 후보 시절에 바이든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건데요.

바이든은 오랜 세월 유세장과 공직생활에서 수많은 애정과 지지, 위로의 표현을 했다며 단 한 번도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랬더니 나도 당했다.

그러니까 미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의 보좌관이었는데요.

10년 전에 바이든이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코로 비비는 등 과도한 신체접촉을 했는데, 당시 부통령이어서 참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이미 래포스/하원의원 보좌관 : "혼란스러웠습니다. 불편했고요. 섬뜩했습니다."]

[앵커]

보니까 미국 언론에서 계속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비슷한 행동을 여러차례 했나봐요?

[기자]

네, 바이든 부통령과 일했던 참모들이나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알고보면 격의없는 성격에 친밀감의 표시일 뿐이라고 옹호에 나섰는데요.

영상이 여러 개가 나왔습니다.

보고 같이 생각해보시죠.

2015년 국방장관 취임식입니다.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장관 아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요.

그 다음 제스처도 보시죠.

이번엔 2016년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을 바이든이 끌어안는 모습인데요.

시간은 약 16초입니다.

정치적 맞수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그룹은 재빨리 관련 영상들을 모아 '소름끼치는 조'라는 제목을 달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앵커]

신체 접촉이 잦았고, 그게 기분이 나쁘다는 분들도 있는건데, 미국 사회에서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은 있는건가요?

[기자]

네, 언론에서 지적된 부분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보시죠.

일단 팔뚝 같은 특정 신체 부위를 어떤 방식으로 잡았는가?

그리고 머리 부분입니다.

냄새 맡는 듯한 행동, 부적절합니다.

접촉 시간이 길면 길수록 문제가 있는 거고요.

특히, 미성년자들과의 과도한 신체 접촉은 금기시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의 바이든 비난 광고는 미국 사회의 이런 부분을 파고 들었는데,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광고 제목이고요.

어린이들이 화면을 봅니다.

바이든이 어린이들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을 주로 골라서 배치했고요.

몇 가지 장면이 더 나오죠.

바이든의 나이가 올해 만 일흔여섯살이거든요.

음흉한 할아버지로 묘사됐습니다.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맞붙을 수도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바이든 공격에 가세했는데요.

성적 논란을 피해가는 듯한 치밀한 농담을 던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그에게 '장군, 이리 오시오. 내게 키스하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같은 느낌이네. 농담입니다."]

[앵커]

이런 사례가 문제가 되니까 예전에 '펜스 룰'이라는 게 나왔잖아요.

그런데 그건 아예 여성들과 소통하지 말자는 식이라서 또 다른 문제가 됐던 기억이 나네요.

[기자]

네, 역시 펜스 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이 마이크 펜스, 현 미국 부통령인데요.

아내가 아닌 여성과는 식사도 함께 하지 않는다.

이게 펜스 룰의 요지입니다.

그렇지만 바이든의 30년 정치적 동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팔을 이렇게 쭉 뻗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서 소통하라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낸시 펠로시/미 연방하원 의장 : "저는 팔을 쭉 뻗을 만큼 거리를 두는 클럽의 회원입니다.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상대방과 거리를 둬야합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사태가 바이든의 대선 출마를 실격시킬 일은 전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현재 대선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부동의 1위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내 시선은 어떻습니까?

그 때는 아닌데 지금은 맞다인가요?

[기자]

네, 정확한 뉘앙스는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됐다, 정도일 겁니다.

바이든이 빨리 인정을 하지 않고, 처음에 부인했던 게 문제라고도 하는데요.

소름끼치는 늙은 남성.

이 프레임은 현재 민주당의 정적인 공화당이 끌고 가고 있습니다.

CNN은 바이든이 큰 타격을 입을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포스트 미투' 시대에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라는 구식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건 과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젊은 층의 반감이 심한 편입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행위가 다정한 할아버지인지 소름 끼치는 아저씨인지 세대별로 의견이 갈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의 대타로 거론되는 블룸버그나 샌더스도 나이 많은 백인 남성입니다.

'새로운 피'를 갈망하는 여론에 소수 인종이나 여성, 혹은 젊은 대선 후보를 내세워야 할지, 미국 민주당에게 '나쁜 손'이 고민거리를 안긴 건 분명해보입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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