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그 후…남·북·미 미묘한 변화?

입력 2019.04.15 (08:05) 수정 2019.04.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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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청와대가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주 남북미 사이엔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는데요, 친절한 뉴스를 맡고 있는 이윤희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지난주 한미 정상 회담 이후 북미 두 지도자 사이에 정상회담 관련 메시지가 긴박하게 오가고 있어요,

덕담과 쓴소리가 섞여 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이어지면서 두 정상이 간접적으로나마 메시지를 주고 받는 모습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덕담만 놓고 보면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서로가 먼저 양보하겠단 말이 없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행간을 좀 읽어볼까요?

먼저 지난 1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죠?

하루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답을 내놨습니다.

회담 하자는 말, 좋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는 훌륭하다(excellent) 고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북미 대화 곧 재개될 것 같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폼페이오/美 국무장관 :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왔습니다. 하노이에서 했던 일들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했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두 정상 모두 상대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 그대롭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 미국에 대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했죠?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북미 3차 정상 회담에 일종의 '전제 조건'을 내건 셈입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핵무기와 함께 제재가 없어질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고대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미국은 핵폐기-제재완화 '빅딜'을 고수한다는 걸 에둘러 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12일 : "3차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합니다.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서둘러 하겠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단계적으로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두 정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회담은 하겠다, 하지만 먼저 양보해라-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금 전해주신대로 북한이 미국의 용단을 촉구하면서 '올해 말'까지로 시한을 못박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미국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 봐야 합니다.

연말이 지나고 내년이 되면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여러 가지 제약이 생깁니다.

만약, 선거 국면에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겠죠.

선거 국면에서는 미국 대통령도 강력히 대응하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북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올 연말까지만 버티면 내년 정세는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이런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편으론 북한도 급합니다.

강력한 제재 때문에 돈줄이 다 막혀 있습니다.

결국 올해가 마지막 기회이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해결이 멀어질 거라는 절박함도 읽힙니다.

오늘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로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입니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등 나흘 연속 이벤트를 통해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확고히 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문 대통령의 부담도 커지게 됐는데, 김 위원장, 우리 쪽에도 한마디 했죠?

[기자]

북한은 우리 정부에도 작심한듯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중재자 역할에 대해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요.

김 위원장이 "당사자"가 돼 달라는 건, 문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미국을 끌고 와달라는 뜻인 거죠.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입장을 확인해달라'고 했죠,

북한과 미국 모두 문 대통령에게 자기 편이 돼달라고 하는 국면입니다.

결국 관건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되지 않은 어떤 카드를 갖고 왔는지일텐데요

이렇게 복잡한 남북미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빠른 시일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긴 어려워 보이고요.

당분간은 한국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의 숨은 뜻을 탐색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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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정상회담 그 후…남·북·미 미묘한 변화?
    • 입력 2019-04-15 08:06:39
    • 수정2019-04-15 1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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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청와대가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주 남북미 사이엔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는데요, 친절한 뉴스를 맡고 있는 이윤희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지난주 한미 정상 회담 이후 북미 두 지도자 사이에 정상회담 관련 메시지가 긴박하게 오가고 있어요,

덕담과 쓴소리가 섞여 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이어지면서 두 정상이 간접적으로나마 메시지를 주고 받는 모습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덕담만 놓고 보면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서로가 먼저 양보하겠단 말이 없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행간을 좀 읽어볼까요?

먼저 지난 1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죠?

하루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답을 내놨습니다.

회담 하자는 말, 좋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는 훌륭하다(excellent) 고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북미 대화 곧 재개될 것 같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폼페이오/美 국무장관 :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왔습니다. 하노이에서 했던 일들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했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두 정상 모두 상대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 그대롭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 미국에 대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했죠?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북미 3차 정상 회담에 일종의 '전제 조건'을 내건 셈입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핵무기와 함께 제재가 없어질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고대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미국은 핵폐기-제재완화 '빅딜'을 고수한다는 걸 에둘러 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12일 : "3차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합니다.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서둘러 하겠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단계적으로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두 정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회담은 하겠다, 하지만 먼저 양보해라-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금 전해주신대로 북한이 미국의 용단을 촉구하면서 '올해 말'까지로 시한을 못박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미국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 봐야 합니다.

연말이 지나고 내년이 되면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여러 가지 제약이 생깁니다.

만약, 선거 국면에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겠죠.

선거 국면에서는 미국 대통령도 강력히 대응하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북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올 연말까지만 버티면 내년 정세는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이런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편으론 북한도 급합니다.

강력한 제재 때문에 돈줄이 다 막혀 있습니다.

결국 올해가 마지막 기회이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해결이 멀어질 거라는 절박함도 읽힙니다.

오늘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로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입니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등 나흘 연속 이벤트를 통해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확고히 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문 대통령의 부담도 커지게 됐는데, 김 위원장, 우리 쪽에도 한마디 했죠?

[기자]

북한은 우리 정부에도 작심한듯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중재자 역할에 대해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요.

김 위원장이 "당사자"가 돼 달라는 건, 문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미국을 끌고 와달라는 뜻인 거죠.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입장을 확인해달라'고 했죠,

북한과 미국 모두 문 대통령에게 자기 편이 돼달라고 하는 국면입니다.

결국 관건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되지 않은 어떤 카드를 갖고 왔는지일텐데요

이렇게 복잡한 남북미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빠른 시일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긴 어려워 보이고요.

당분간은 한국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의 숨은 뜻을 탐색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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