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서 상승률 8배 차이? ‘들쑥날쑥 공시가’ 불신 잇따라

입력 2019.04.18 (21:33) 수정 2019.04.1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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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해도, 400건이 넘는 엉터리 주택 공시가격이 나왔었죠.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상가 건물과 규격화된 아파트까지도 가격이 제멋대로 매겨진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같은 동, 같은 층에 있는 두 집의 공시가격을 비교했습니다.

전용면적 기준 53제곱미터와 59제곱미터 아파트인데 지난해까진 줄곧 공시가격 상승률이 비슷했지만 올해는 갑자기 상승률 차이가 8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면적이 더 작은데도 공시가격은 더 높은 황당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지자체가 가격을 산정하면 감정원 검증을 한번 더 거치지만, 아파트는 거래가 활발하고 규격화돼 있단 이유로 가격을 매긴 뒤 검증 절차가 없습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 :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거든요. 조망 관련 사항인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면적 위치별 보정 지수를 좀 잘못 산정한 부분이 있는 거예요."]

토지와 건물을 합산해 매기는 상가 공시가격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아파트 상가 지하 한층을 분양 받아 방앗간을 운영해 온 고재두 씨.

과표 15억 원이 산정돼 1년에 천만 원 가까운 세금이 나왔습니다.

[고재두/상가 소유주 : "세금을 부과하고 의료보험 9억 원을 초과한다고 또 별도로 1년에 280~300만 원 돈이 나오고. 감당할 수 없어서 방앗간도 폐쇄했고…."]

법원 공매로 넘어간 상가 낙찰액은 2억 3천만 원.

공시가격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건, 땅의 가치가 지하-지상 관계 없이 면적으로만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전동흔/前 국세청 조세심판관/감정평가사 : "층별 구분 없이 동일하게 공시지가를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거래 가격이나 분양 가격에는 (층별) 차이가 있음에도 그걸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올해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이의 신청은 431건으로, 1년새 10배나 급증했습니다.

엉터리 공시가격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만큼 가격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정부는 명확하게 밝히고, 30년 묵은 공시제도도 현실에 맞게 손 볼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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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아파트서 상승률 8배 차이? ‘들쑥날쑥 공시가’ 불신 잇따라
    • 입력 2019-04-18 21:36:15
    • 수정2019-04-18 22:14:26
    뉴스 9
[앵커]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해도, 400건이 넘는 엉터리 주택 공시가격이 나왔었죠.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상가 건물과 규격화된 아파트까지도 가격이 제멋대로 매겨진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같은 동, 같은 층에 있는 두 집의 공시가격을 비교했습니다.

전용면적 기준 53제곱미터와 59제곱미터 아파트인데 지난해까진 줄곧 공시가격 상승률이 비슷했지만 올해는 갑자기 상승률 차이가 8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면적이 더 작은데도 공시가격은 더 높은 황당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지자체가 가격을 산정하면 감정원 검증을 한번 더 거치지만, 아파트는 거래가 활발하고 규격화돼 있단 이유로 가격을 매긴 뒤 검증 절차가 없습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 :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거든요. 조망 관련 사항인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면적 위치별 보정 지수를 좀 잘못 산정한 부분이 있는 거예요."]

토지와 건물을 합산해 매기는 상가 공시가격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아파트 상가 지하 한층을 분양 받아 방앗간을 운영해 온 고재두 씨.

과표 15억 원이 산정돼 1년에 천만 원 가까운 세금이 나왔습니다.

[고재두/상가 소유주 : "세금을 부과하고 의료보험 9억 원을 초과한다고 또 별도로 1년에 280~300만 원 돈이 나오고. 감당할 수 없어서 방앗간도 폐쇄했고…."]

법원 공매로 넘어간 상가 낙찰액은 2억 3천만 원.

공시가격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건, 땅의 가치가 지하-지상 관계 없이 면적으로만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전동흔/前 국세청 조세심판관/감정평가사 : "층별 구분 없이 동일하게 공시지가를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거래 가격이나 분양 가격에는 (층별) 차이가 있음에도 그걸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올해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이의 신청은 431건으로, 1년새 10배나 급증했습니다.

엉터리 공시가격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만큼 가격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정부는 명확하게 밝히고, 30년 묵은 공시제도도 현실에 맞게 손 볼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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