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묵언 수행 중?…“우리 힘으로 해볼게요”

입력 2019.04.19 (21:54) 수정 2019.04.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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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부터 8인제로 진행되는 초등학교 축구에서는 경기 중 지도자의 작전 지시가 금지돼 있습니다.

선수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살리기 위해서인데 현장의 반응은 좋습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유소년 농구 대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입니다.

지도자의 호통 소리가 코트를 울립니다.

["야! 좀 천천히 해!"]

["피구 하냐? 피구 해?"]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보다 지도자를 쳐다보며 지시에 따르기 바쁩니다.

주눅든 자녀들을 보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장봉수/유소년 선수 가족 : "마음이 아파요. 코치한테 혼나도 항상 힘내고 잘하라고 해줘요."]

올해부터 8인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 주말리그 축구 경기의 풍경은 좀 다릅니다.

좁은 공간에서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선수들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특히 벤치의 지도자들은 경기를 지켜만 볼 뿐입니다.

올해 도입된 8인제 축구에선 지도자들이 경기 중에 작전지시를 할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창의성을 기른다는 목적에서입니다.

지도자들도 선수 간의 소통이 좋아져 팀워크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입니다.

선수들은 코치의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축구 경기 자체에 더욱 집중합니다.

[윤건영/도내FC 유소년 선수 : "(예전에는) 조종당하는 느낌으로 축구를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가끔 축구가 하기 싫었는데 요즘은 축구가 재미있어졌어요."]

[오경록/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 : "다른 종목에서도 (코칭 금지가) 도입이 돼점차적으로 늘려나간다면 아이들이 충분히판단력과 책임감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압과 호통에만 익숙했던 한국 스포츠에 8인제 초등학교 축구의 창의적 실험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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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님은 묵언 수행 중?…“우리 힘으로 해볼게요”
    • 입력 2019-04-19 22:11:12
    • 수정2019-04-19 22: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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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부터 8인제로 진행되는 초등학교 축구에서는 경기 중 지도자의 작전 지시가 금지돼 있습니다.

선수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살리기 위해서인데 현장의 반응은 좋습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유소년 농구 대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입니다.

지도자의 호통 소리가 코트를 울립니다.

["야! 좀 천천히 해!"]

["피구 하냐? 피구 해?"]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보다 지도자를 쳐다보며 지시에 따르기 바쁩니다.

주눅든 자녀들을 보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장봉수/유소년 선수 가족 : "마음이 아파요. 코치한테 혼나도 항상 힘내고 잘하라고 해줘요."]

올해부터 8인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 주말리그 축구 경기의 풍경은 좀 다릅니다.

좁은 공간에서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선수들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특히 벤치의 지도자들은 경기를 지켜만 볼 뿐입니다.

올해 도입된 8인제 축구에선 지도자들이 경기 중에 작전지시를 할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창의성을 기른다는 목적에서입니다.

지도자들도 선수 간의 소통이 좋아져 팀워크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입니다.

선수들은 코치의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축구 경기 자체에 더욱 집중합니다.

[윤건영/도내FC 유소년 선수 : "(예전에는) 조종당하는 느낌으로 축구를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가끔 축구가 하기 싫었는데 요즘은 축구가 재미있어졌어요."]

[오경록/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 : "다른 종목에서도 (코칭 금지가) 도입이 돼점차적으로 늘려나간다면 아이들이 충분히판단력과 책임감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압과 호통에만 익숙했던 한국 스포츠에 8인제 초등학교 축구의 창의적 실험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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