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中 덮친 ‘돼지열병’…세계 돼지고깃값 ‘비상’

입력 2019.04.29 (18:07) 수정 2019.04.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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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우리나라의 대표 요리하면 '삼겹살'을 빼놓을 수 없죠.

말하면서도 벌써 군침이 도는데요,

그런데 우리 못지 않게 중국에서도 돼지고기 사랑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요즘 이 돼지고기가 '금값'이 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트럭에 돼지들이 가득 실려 있는데요,

이윽고 산 채로 구덩이에 묻힙니다.

중국 당국이 전염병에 걸려 죽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돼지까지 모두 매몰 처분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8월 발병 이후 지금까지 백만 마리 이상이 매몰 처분됐는데요.

당국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전체로 번졌습니다.

[앵커]

원인을 전염병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병이죠?

[답변]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 이라고 불리는, 돼지의 전염병입니다.

지난 1921년 케냐에서 발병하며 처음 학계에 보고됐고요.

발열과 구토를 동반하다 내장 출혈을 일으키는데, 치사율이 100%에 달합니다.

중국에서는 돼지 열병으로 인해 폐사하는 돼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어미돼지 등 전체 개체 수가 5천만 마리 넘게 급감했습니다.

[주증용/중국농업과학원 부연구원 : "(올해 3월) 중국의 암퇘지 사육 두수는 1년 전보다 21% 감소했는데, 이것은 올해 돼지 공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선 특히 돼지 사육이 소규모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한 위/돼지 농장주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예방할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점인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전염병으로 중국에서 올해 돼지 2억 마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한테 옮기는 병은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돼지들에게만 전파되는 전염병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로 돼지고기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중국에선 올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달 돼지고깃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올랐는데요,

올 하반기에 70%까지 급등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탕 케/중국 농무부 관계자 : "3월 중국 돼지고기 도매가는 ㎏당 약 3,400원으로 전월 대비 6.3% 상승했습니다."]

중국 식탁에서 특히 빠질 수 없는 음식재료가 바로 돼지고긴데요,

14억 인구가 한 해 평균 소비하는 양이 5천5백만 톤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 초 2개월 동안 20만 톤이 넘는 돼지고기를 해외에서 사들였는데,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칩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돼지고깃값이 오르고 있다는데, 이번 전염병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답변]

중국은 돼지고기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만 약 5천4백만 톤을 생산했는데,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앵커]

중국산 돼지고기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돼지고기 선물 가격도 최근 30% 가까이 올라 전 세계 돼지고기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대두 농가도 울상입니다.

중국에서 돼지 사육 두수가 줄어들면, 사료로 쓰이는 대두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대두 수출량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황.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약 7만 톤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마이크 네이그/아이오와 주정부 관계자 : "미국 생산자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옥수수와 대두 생산자들도 마찬가지고요. 돼지고기 업계의 사료 공급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돼지고기를 주로 멕시코에 수출하고 있는 아이오와 주에서는 방역이 뚫릴까 노심초삽니다.

현지 매체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미국에 상륙할 경우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60억 달러, 18조 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걱정, 단지 기우는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전염병이 중국을 넘어 아시아로 확산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엔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과 몽골, 캄보디아 등에서도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병했습니다.

유럽도 돼지 열병 확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9월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서, 올해 초엔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에서 발병이 보고됐습니다.

[디디에 기욤/프랑스 농식품부 장관 : "프랑스에서 (돼지 열병에) 감염된 멧돼지를 한 마리라도 발견한다면 돼지고기 1kg도 중국이나 일본으로 수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생산량의 약 50%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덴마크 정부에선 국경에 울타리를 세우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외신들은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당분간 전 세계 육류 시장에 미칠 파장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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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中 덮친 ‘돼지열병’…세계 돼지고깃값 ‘비상’
    • 입력 2019-04-29 18:13:50
    • 수정2019-04-29 18:29:56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우리나라의 대표 요리하면 '삼겹살'을 빼놓을 수 없죠.

말하면서도 벌써 군침이 도는데요,

그런데 우리 못지 않게 중국에서도 돼지고기 사랑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요즘 이 돼지고기가 '금값'이 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트럭에 돼지들이 가득 실려 있는데요,

이윽고 산 채로 구덩이에 묻힙니다.

중국 당국이 전염병에 걸려 죽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돼지까지 모두 매몰 처분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8월 발병 이후 지금까지 백만 마리 이상이 매몰 처분됐는데요.

당국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전체로 번졌습니다.

[앵커]

원인을 전염병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병이죠?

[답변]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 이라고 불리는, 돼지의 전염병입니다.

지난 1921년 케냐에서 발병하며 처음 학계에 보고됐고요.

발열과 구토를 동반하다 내장 출혈을 일으키는데, 치사율이 100%에 달합니다.

중국에서는 돼지 열병으로 인해 폐사하는 돼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어미돼지 등 전체 개체 수가 5천만 마리 넘게 급감했습니다.

[주증용/중국농업과학원 부연구원 : "(올해 3월) 중국의 암퇘지 사육 두수는 1년 전보다 21% 감소했는데, 이것은 올해 돼지 공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선 특히 돼지 사육이 소규모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한 위/돼지 농장주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예방할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점인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전염병으로 중국에서 올해 돼지 2억 마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한테 옮기는 병은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돼지들에게만 전파되는 전염병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로 돼지고기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중국에선 올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달 돼지고깃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올랐는데요,

올 하반기에 70%까지 급등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탕 케/중국 농무부 관계자 : "3월 중국 돼지고기 도매가는 ㎏당 약 3,400원으로 전월 대비 6.3% 상승했습니다."]

중국 식탁에서 특히 빠질 수 없는 음식재료가 바로 돼지고긴데요,

14억 인구가 한 해 평균 소비하는 양이 5천5백만 톤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 초 2개월 동안 20만 톤이 넘는 돼지고기를 해외에서 사들였는데,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칩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돼지고깃값이 오르고 있다는데, 이번 전염병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답변]

중국은 돼지고기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만 약 5천4백만 톤을 생산했는데,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앵커]

중국산 돼지고기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돼지고기 선물 가격도 최근 30% 가까이 올라 전 세계 돼지고기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대두 농가도 울상입니다.

중국에서 돼지 사육 두수가 줄어들면, 사료로 쓰이는 대두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대두 수출량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황.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약 7만 톤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마이크 네이그/아이오와 주정부 관계자 : "미국 생산자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옥수수와 대두 생산자들도 마찬가지고요. 돼지고기 업계의 사료 공급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돼지고기를 주로 멕시코에 수출하고 있는 아이오와 주에서는 방역이 뚫릴까 노심초삽니다.

현지 매체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미국에 상륙할 경우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60억 달러, 18조 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걱정, 단지 기우는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전염병이 중국을 넘어 아시아로 확산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엔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과 몽골, 캄보디아 등에서도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병했습니다.

유럽도 돼지 열병 확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9월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서, 올해 초엔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에서 발병이 보고됐습니다.

[디디에 기욤/프랑스 농식품부 장관 : "프랑스에서 (돼지 열병에) 감염된 멧돼지를 한 마리라도 발견한다면 돼지고기 1kg도 중국이나 일본으로 수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생산량의 약 50%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덴마크 정부에선 국경에 울타리를 세우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외신들은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당분간 전 세계 육류 시장에 미칠 파장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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