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대책 발표됐지만…위험에 내몰린 환경미화원

입력 2019.05.01 (21:29) 수정 2019.05.0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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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새벽에 홀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사고당해 목숨을 잃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3인 1조, 주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대책을 지난 3월부터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절을 맞아 노동조건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 2시 반.

짙은 어둠 속에 환경미화원들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조현철/환경미화원 : "야간에는 상당히 위험이 많습니다. 아침에 하고 싶어도 사실상 민원인 문제도 있고..."]

동이 트기 전까지 50km 에 이르는 도심 거리와 12개 아파트 단지 쓰레기를 모두 치워야 합니다.

["와, 이거 너무 무거운데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오지만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기 전에 서둘러 일을 마치려면 청소차에 매달려 이동하기 일쑤입니다.

[손정목/환경미화원 : "일하다 보면 뒤에 매달려 다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떨어져서 아킬레스건이 나갔습니다."]

지난달 환경부가 환경미화원 '3인 1조' 작업과 '주간 작업' 원칙을 만들었지만, 현장에선 아직 달라진 게 없습니다.

새벽은 기본이고, 혼자 작업도 다반사입니다.

[이철주/환경미화원 : "혼자 다니다 보면 위험한 일이 조금 많습니다. (작업이) 힘듭니다. 뒤가 잘 안 보이니까."]

대부분 민간위탁업체 소속이라, 작업환경 개선 요구도 눈치가 보입니다.

최근에는 동료 한 명이 청소차량 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손정목/환경미화원 : "혼자 일을 했었기 때문에, 같이 일했으면 그런 경우는 안 생겼겠죠."]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작업 현장에서 숨진 전국의 환경미화원은 모두 18명, 이 가운데 16명이 위탁업체 소속입니다.

새벽마다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는 환경미화원들.

대책은 나왔지만 현장 안전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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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대책 발표됐지만…위험에 내몰린 환경미화원
    • 입력 2019-05-01 21:31:53
    • 수정2019-05-02 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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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새벽에 홀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사고당해 목숨을 잃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3인 1조, 주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대책을 지난 3월부터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절을 맞아 노동조건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 2시 반. 짙은 어둠 속에 환경미화원들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조현철/환경미화원 : "야간에는 상당히 위험이 많습니다. 아침에 하고 싶어도 사실상 민원인 문제도 있고..."] 동이 트기 전까지 50km 에 이르는 도심 거리와 12개 아파트 단지 쓰레기를 모두 치워야 합니다. ["와, 이거 너무 무거운데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오지만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기 전에 서둘러 일을 마치려면 청소차에 매달려 이동하기 일쑤입니다. [손정목/환경미화원 : "일하다 보면 뒤에 매달려 다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떨어져서 아킬레스건이 나갔습니다."] 지난달 환경부가 환경미화원 '3인 1조' 작업과 '주간 작업' 원칙을 만들었지만, 현장에선 아직 달라진 게 없습니다. 새벽은 기본이고, 혼자 작업도 다반사입니다. [이철주/환경미화원 : "혼자 다니다 보면 위험한 일이 조금 많습니다. (작업이) 힘듭니다. 뒤가 잘 안 보이니까."] 대부분 민간위탁업체 소속이라, 작업환경 개선 요구도 눈치가 보입니다. 최근에는 동료 한 명이 청소차량 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손정목/환경미화원 : "혼자 일을 했었기 때문에, 같이 일했으면 그런 경우는 안 생겼겠죠."]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작업 현장에서 숨진 전국의 환경미화원은 모두 18명, 이 가운데 16명이 위탁업체 소속입니다. 새벽마다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는 환경미화원들. 대책은 나왔지만 현장 안전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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