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살 권리’ 어디에…쪽방촌 아이들 “여기가 나의 집입니다”
입력 2019.05.05 (21:14)
수정 2019.05.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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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같은 어린이날, 신나게 뛰어놀지 못하고 곰팡이 핀 쪽방에서 지내야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어린이가 전국에 백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이들을 오대성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올해 6살인 꼬마.
38년 된 다가구 주택 2층으로 올라가면, 15㎡ 남짓한 단칸방, 아빠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지만, 허락된 공간은 작은 담요 위, 간식을 먹고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잠자는 것까지, 이 담요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걸을 공간도 몇 발자국뿐입니다.
씻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빠가 세수만 할 게, 코 흥 할 거야?"]
한 명이 들어가도 꽉 차는 화장실, 두 명이서 부대끼다 보면 금방 지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집 안 곳곳에 핀 곰팡이.
아이가 천식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모두 장애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 다른 곳으로 이사할 여력이 없습니다.
[아이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가) 할머니네 가서 살고 싶다고 그랬어요. 거기가 여기보다 더 넓은 걸 수도 있고요. 더 이상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안 되고..."]
주택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쪽방촌.
후미진 골목을 돌다 보면 11살 성근이가 사는 곳이 나옵니다.
침실 겸 거실, 공부방인 한 칸짜리 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조성근/11살 어린이 : "방도 있으면 좋겠죠. 거기에서 따로 조용히 숙제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고 할 수 있으니까..."]
보증금 없는 월 40만 원짜리 방, 이 돈으로는 서울 어딜 가도 더 나은 곳을 얻기 어렵습니다.
[조상국/아버지 : "여기는 정신 이상자라든가 알코올 중독자들이 태반이고, 아빠랑 동네 걷자고 하면 얘가 무서워서 잘 안 나오는 거예요. 저도 사람이고 어디가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열악한 주거환경은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필영/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 "(아동에게) 공간이라는 곳이 주는 안정감이 엄청나게 커요. 그런 것들이 확보되지 못하면 아동들이 본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아무 데도 없다는 거죠."]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안전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권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아동 10명 중 1명은 법적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서 살고, 100명 중 1명은 고시원이나 쪽방처럼 아예 주택이 아닌 곳에서 지냅니다.
이런 주거빈곤 아동은 94만 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오늘(5일)같은 어린이날, 신나게 뛰어놀지 못하고 곰팡이 핀 쪽방에서 지내야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어린이가 전국에 백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이들을 오대성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올해 6살인 꼬마.
38년 된 다가구 주택 2층으로 올라가면, 15㎡ 남짓한 단칸방, 아빠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지만, 허락된 공간은 작은 담요 위, 간식을 먹고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잠자는 것까지, 이 담요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걸을 공간도 몇 발자국뿐입니다.
씻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빠가 세수만 할 게, 코 흥 할 거야?"]
한 명이 들어가도 꽉 차는 화장실, 두 명이서 부대끼다 보면 금방 지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집 안 곳곳에 핀 곰팡이.
아이가 천식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모두 장애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 다른 곳으로 이사할 여력이 없습니다.
[아이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가) 할머니네 가서 살고 싶다고 그랬어요. 거기가 여기보다 더 넓은 걸 수도 있고요. 더 이상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안 되고..."]
주택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쪽방촌.
후미진 골목을 돌다 보면 11살 성근이가 사는 곳이 나옵니다.
침실 겸 거실, 공부방인 한 칸짜리 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조성근/11살 어린이 : "방도 있으면 좋겠죠. 거기에서 따로 조용히 숙제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고 할 수 있으니까..."]
보증금 없는 월 40만 원짜리 방, 이 돈으로는 서울 어딜 가도 더 나은 곳을 얻기 어렵습니다.
[조상국/아버지 : "여기는 정신 이상자라든가 알코올 중독자들이 태반이고, 아빠랑 동네 걷자고 하면 얘가 무서워서 잘 안 나오는 거예요. 저도 사람이고 어디가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열악한 주거환경은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필영/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 "(아동에게) 공간이라는 곳이 주는 안정감이 엄청나게 커요. 그런 것들이 확보되지 못하면 아동들이 본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아무 데도 없다는 거죠."]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안전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권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아동 10명 중 1명은 법적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서 살고, 100명 중 1명은 고시원이나 쪽방처럼 아예 주택이 아닌 곳에서 지냅니다.
이런 주거빈곤 아동은 94만 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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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게 살 권리’ 어디에…쪽방촌 아이들 “여기가 나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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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05 21:16:27
- 수정2019-05-06 09:36:11
[앵커]
오늘(5일)같은 어린이날, 신나게 뛰어놀지 못하고 곰팡이 핀 쪽방에서 지내야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어린이가 전국에 백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이들을 오대성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올해 6살인 꼬마.
38년 된 다가구 주택 2층으로 올라가면, 15㎡ 남짓한 단칸방, 아빠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지만, 허락된 공간은 작은 담요 위, 간식을 먹고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잠자는 것까지, 이 담요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걸을 공간도 몇 발자국뿐입니다.
씻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빠가 세수만 할 게, 코 흥 할 거야?"]
한 명이 들어가도 꽉 차는 화장실, 두 명이서 부대끼다 보면 금방 지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집 안 곳곳에 핀 곰팡이.
아이가 천식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모두 장애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 다른 곳으로 이사할 여력이 없습니다.
[아이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가) 할머니네 가서 살고 싶다고 그랬어요. 거기가 여기보다 더 넓은 걸 수도 있고요. 더 이상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안 되고..."]
주택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쪽방촌.
후미진 골목을 돌다 보면 11살 성근이가 사는 곳이 나옵니다.
침실 겸 거실, 공부방인 한 칸짜리 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조성근/11살 어린이 : "방도 있으면 좋겠죠. 거기에서 따로 조용히 숙제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고 할 수 있으니까..."]
보증금 없는 월 40만 원짜리 방, 이 돈으로는 서울 어딜 가도 더 나은 곳을 얻기 어렵습니다.
[조상국/아버지 : "여기는 정신 이상자라든가 알코올 중독자들이 태반이고, 아빠랑 동네 걷자고 하면 얘가 무서워서 잘 안 나오는 거예요. 저도 사람이고 어디가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열악한 주거환경은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필영/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 "(아동에게) 공간이라는 곳이 주는 안정감이 엄청나게 커요. 그런 것들이 확보되지 못하면 아동들이 본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아무 데도 없다는 거죠."]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안전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권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아동 10명 중 1명은 법적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서 살고, 100명 중 1명은 고시원이나 쪽방처럼 아예 주택이 아닌 곳에서 지냅니다.
이런 주거빈곤 아동은 94만 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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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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