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쏜 건 미사일? 발사체?…논란 증폭

입력 2019.05.07 (08:04) 수정 2019.05.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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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북한이 쏘아 올린 발사체의 정체를 놓고 미사일이냐 아니냐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미사일 여부를 여전히 분석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쏜 발사체 정체에 대해 국정원 발표가 있었는데요,

명확한 설명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네, 여전히 '분석 중'이라며 확답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발사체를 쏘기 전부터 움직임을 파악합니다.

이후 발사를 하면 고도, 속도, 궤적 등을 분석해 몇 시간 내 미사일인지 아닌지를 언론에 공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발사 사흘이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고, '도발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평가만 내놨습니다.

어제 국정원 보고를 받은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 설명 들어 보시죠.

[이혜훈/국회 정보위원장 : "분석해야 되는 게 너무 복잡하고 많아서 오래 걸린다. 그게 며칠씩 걸리는 게 말이 되냐 그랬더니 어떨 때는 몇 달도 걸린다, 이런 주장이에요."]

[앵커]

이번 발사체를 어떻게 봐야 할지 정부의 발표부터가 오락가락해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일단 CNN의 보도를 보면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거죠?

[기자]

미국 CNN방송이 지난 4일 북한이 발사체를 쏜 당시의 위성 사진을 입수해서 공개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발사 지점에 연기가 자욱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양을 거쳐 동해로 똑바로 날아간 연기꼬리, 이른바 비행운이 보입니다.

사진을 제공한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장은 "발사 위치와 두껍고 자욱한 비행연기 등을 종합해 보면 이건 단순 발사체가 아닌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이 굳이 발사체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 듯한데요?

[기자]

우선 발사체와 미사일 뭐가 다른지부터 말씀드리면요.

발사체가 조금 더 넓은 개념입니다.

발사체는 미사일, 로켓, 포탄, 인공위성, 이런 쏴서 날아가는 건 모두 발사체에 들어갑니다.

그 가운데서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으로 날아가서 유도 능력을 가지고 목표 지점까지 맞추는 발사체를 가리킵니다.

항상 우리와 미국을 긴장시키는 발사체가 바로 이 미사일인 거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 대상입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로선 미사일로 단정할 경우 남북간, 또 북미간 긴장 국면이 만들어질 걸 우려해 발사체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기자]

북한이 쏜 게 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먼저 들어 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의 이번 행동은 국제사회가 설정한 기준을 넘은 것은 아닙니다. 그것들은 북한 수역 내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남한, 일본을 위협한 것도 아닙니다."]

들으신대로 미사일이라는 단어는 없고 '그것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미국 역시 우리 정부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강경 대응으로 판을 깨지는 말자고 대응 수위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문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와 어젯밤 전화 통화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사체 정체와 북한의 의도를 놓고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구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늘 일본 도쿄로 가서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앵커]

북한의 반응, 새로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미국을 향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할 말 하는 분위기입니다.

어제도 선전 매체를 통해 “중재자, 촉진자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했구요.

조선중앙통신에선 "자주권 생존권 존엄을 해치려 든다면 용납 없이 공격하겠다"며 엄포를 놨는데 미국이 볼 수 있는 영문판에서는 이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반응을 보면 넘지 말아야 할 선, 레드라인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나름대로 수위 조절 하는 형국입니다.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남쪽이 아닌 동북 방향으로 쏜 것도 그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체적으로 한국 미국 북한 서로의 수를 치밀히 계산해 가며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수위 조절이 서로의 의도대로 실제 협상 국면으로 다시 전환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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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쏜 건 미사일? 발사체?…논란 증폭
    • 입력 2019-05-07 08:11:10
    • 수정2019-05-07 11: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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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북한이 쏘아 올린 발사체의 정체를 놓고 미사일이냐 아니냐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미사일 여부를 여전히 분석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쏜 발사체 정체에 대해 국정원 발표가 있었는데요,

명확한 설명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네, 여전히 '분석 중'이라며 확답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발사체를 쏘기 전부터 움직임을 파악합니다.

이후 발사를 하면 고도, 속도, 궤적 등을 분석해 몇 시간 내 미사일인지 아닌지를 언론에 공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발사 사흘이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고, '도발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평가만 내놨습니다.

어제 국정원 보고를 받은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 설명 들어 보시죠.

[이혜훈/국회 정보위원장 : "분석해야 되는 게 너무 복잡하고 많아서 오래 걸린다. 그게 며칠씩 걸리는 게 말이 되냐 그랬더니 어떨 때는 몇 달도 걸린다, 이런 주장이에요."]

[앵커]

이번 발사체를 어떻게 봐야 할지 정부의 발표부터가 오락가락해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일단 CNN의 보도를 보면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거죠?

[기자]

미국 CNN방송이 지난 4일 북한이 발사체를 쏜 당시의 위성 사진을 입수해서 공개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발사 지점에 연기가 자욱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양을 거쳐 동해로 똑바로 날아간 연기꼬리, 이른바 비행운이 보입니다.

사진을 제공한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장은 "발사 위치와 두껍고 자욱한 비행연기 등을 종합해 보면 이건 단순 발사체가 아닌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이 굳이 발사체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 듯한데요?

[기자]

우선 발사체와 미사일 뭐가 다른지부터 말씀드리면요.

발사체가 조금 더 넓은 개념입니다.

발사체는 미사일, 로켓, 포탄, 인공위성, 이런 쏴서 날아가는 건 모두 발사체에 들어갑니다.

그 가운데서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으로 날아가서 유도 능력을 가지고 목표 지점까지 맞추는 발사체를 가리킵니다.

항상 우리와 미국을 긴장시키는 발사체가 바로 이 미사일인 거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 대상입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로선 미사일로 단정할 경우 남북간, 또 북미간 긴장 국면이 만들어질 걸 우려해 발사체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기자]

북한이 쏜 게 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먼저 들어 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의 이번 행동은 국제사회가 설정한 기준을 넘은 것은 아닙니다. 그것들은 북한 수역 내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남한, 일본을 위협한 것도 아닙니다."]

들으신대로 미사일이라는 단어는 없고 '그것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미국 역시 우리 정부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강경 대응으로 판을 깨지는 말자고 대응 수위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문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와 어젯밤 전화 통화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사체 정체와 북한의 의도를 놓고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구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늘 일본 도쿄로 가서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앵커]

북한의 반응, 새로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미국을 향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할 말 하는 분위기입니다.

어제도 선전 매체를 통해 “중재자, 촉진자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했구요.

조선중앙통신에선 "자주권 생존권 존엄을 해치려 든다면 용납 없이 공격하겠다"며 엄포를 놨는데 미국이 볼 수 있는 영문판에서는 이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반응을 보면 넘지 말아야 할 선, 레드라인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나름대로 수위 조절 하는 형국입니다.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남쪽이 아닌 동북 방향으로 쏜 것도 그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체적으로 한국 미국 북한 서로의 수를 치밀히 계산해 가며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수위 조절이 서로의 의도대로 실제 협상 국면으로 다시 전환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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