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차리는데 교육 40시간이면 끝…늘어나는 피해

입력 2019.05.07 (19:30) 수정 2019.05.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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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아역배우 지망생들의 돈을 받아 챙긴 연예기획사의 사기 실태를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경력이 전혀 없이도 마흔 시간 정도 교육만 받으면 연예기획사를 차릴 수 있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예인 지망생 A양은 지난해 8월 한 기획사에 350만 원을 내고 전속계약을 맺었습니다.

음반을 내주겠다고 해 추가로 거액을 냈는데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연예인 지망생 A 양 부모 : "이 아이를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음반 작업을 좀 해야 할 거 같다. 뮤직비디오랑 등등 트레이닝도 다 할 거니, 900만 원만 지원해 주면, 그걸로 진행을 하겠다..."]

또 다른 피해자 김 모 양은 드라마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말에 6백만 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방송사와 통화를 해 보니, 애초 그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방송사 관계자/김 양 어머니와 통화 : "어린이 드라마는 제작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방영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편성을 계획 중이다라는 말도 없었어요."]

이처럼 연예기획사의 말을 믿고 거액을 냈다가 낭패를 본 피해자가 잇따르는 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전엔 연예기획사를 차리려면 대표의 관련 업종 경력이 4년 이상 필요했지만, 지난해 2년으로 줄었고 올해 2월부터는 경력이 없어도 4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기획사를 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연예기획사의 옥석을 구별하긴 어렵습니다.

문제가 된 연예기획사는 폐업과 창업을 반복하며 일종의 '세탁'을 하기 때문입니다.

[박○○/피해자 어머니 : "갑자기 물이 샌다고 이사를 했다고 연락이 왔었거든요. 이상하긴 했는데 계속 교육하고 한다니까 별 의심은 안 했었죠."]

지자체의 등록 심사에서도 대표자의 성범죄 여부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확인은 없습니다.

진입 문턱이 낮아진 틈을 이용해 우후죽순 생겨난 연예기획사들이 연예인 지망생들의 꿈을 미끼로 거액을 챙기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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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사 차리는데 교육 40시간이면 끝…늘어나는 피해
    • 입력 2019-05-07 19:33:09
    • 수정2019-05-07 19: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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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아역배우 지망생들의 돈을 받아 챙긴 연예기획사의 사기 실태를 어제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경력이 전혀 없이도 마흔 시간 정도 교육만 받으면 연예기획사를 차릴 수 있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예인 지망생 A양은 지난해 8월 한 기획사에 350만 원을 내고 전속계약을 맺었습니다.

음반을 내주겠다고 해 추가로 거액을 냈는데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연예인 지망생 A 양 부모 : "이 아이를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음반 작업을 좀 해야 할 거 같다. 뮤직비디오랑 등등 트레이닝도 다 할 거니, 900만 원만 지원해 주면, 그걸로 진행을 하겠다..."]

또 다른 피해자 김 모 양은 드라마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말에 6백만 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방송사와 통화를 해 보니, 애초 그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방송사 관계자/김 양 어머니와 통화 : "어린이 드라마는 제작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방영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편성을 계획 중이다라는 말도 없었어요."]

이처럼 연예기획사의 말을 믿고 거액을 냈다가 낭패를 본 피해자가 잇따르는 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전엔 연예기획사를 차리려면 대표의 관련 업종 경력이 4년 이상 필요했지만, 지난해 2년으로 줄었고 올해 2월부터는 경력이 없어도 4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기획사를 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연예기획사의 옥석을 구별하긴 어렵습니다.

문제가 된 연예기획사는 폐업과 창업을 반복하며 일종의 '세탁'을 하기 때문입니다.

[박○○/피해자 어머니 : "갑자기 물이 샌다고 이사를 했다고 연락이 왔었거든요. 이상하긴 했는데 계속 교육하고 한다니까 별 의심은 안 했었죠."]

지자체의 등록 심사에서도 대표자의 성범죄 여부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확인은 없습니다.

진입 문턱이 낮아진 틈을 이용해 우후죽순 생겨난 연예기획사들이 연예인 지망생들의 꿈을 미끼로 거액을 챙기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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