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닷새 만에 또 발사…왜 이러나?

입력 2019.05.10 (08:04) 수정 2019.05.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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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뉴스타임은 북한 소식부터 전하겠습니다.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에서 어제 또다시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번엔 미사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원산 앞바다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지 닷새만입니다.

왜 이 시점에서 추가 도발에 나선 것인지 이윤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북한이 닷새 만에 또 다시 도발을 했는데, 이번엔 우리 군 당국이 바로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네요?

[기자]

네, 정확히는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했을 때 미사일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던 것과 대비됩니다.

표현이 달라진 건 비행 거리 때문입니다.

닷새 전 발사때는 동해상까지 70km에서 200km정도를 날아갔는데, 이번엔 한 발은 420여 km, 다른 한 발은 270여 km로 지난번과 비교하면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한마디로 지난 번보다 강도가 센 것이죠.

또 하나 발사 장소도 주목해 봐야 합니다.

평안북도 구성,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지난 2017년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했던 지역입니다.

비행 거리라든지 발사 장소 이런 걸 종합해 봤을때 이번에는 '미사일이 맞다'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 군은 최초 발사 장소를 평북 신오리 일대라고 했다가 2시간여 만에 인근의 구성으로 바꿨습니다.

닷새 전에는 미사일을 발사체라고 정정하더니 이번에는 발사 장소를 두고 오락가락했습니다.

[앵커]

이게 미사일이라고 하더라도 탄도냐 순항이냐 미사일 종류도 따져볼 필요가 있잖아요?

[기자]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쐈는지가 왜 중요하냐면요, 유엔이 정한 금지선을 넘었나 안넘었나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미사일은 순항과 탄도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순항미사일은 수평으로 날아가는 반면,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올라갔다가 목표물을 향합니다.

그만큼 공격범위도 넓고, 방어하기도 힘듭니다.

유엔이 금지한 건 바로 이 탄도미사일이죠.

만약 탄도 미사일로 결론이 나면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 문제가 커집니다.

문 대통령도 만약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결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북한에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서, 누구를 겨냥한 거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우리 군 발표대로 발사체 사거리가 400km를 넘었다면, 평안북도 구성에서부터 쟀을 때, 우리나라 수도권은 물론 계룡대까지도 타격이 가능합니다.

거리로만 따지면 일단 우리를 겨냥한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그렇다면 왜 하필 어제, 지금 이 시점일까.

먼저 오늘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입니다.

어제 발사한 시각은 KBS와의 대담을 4시간 앞둔 상황이었구요.

마침 또 지금 서울에는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도 와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몰랐을 리 없는 북한이 나름 최적의 도발 시점을 택한 것이겠죠.

게다가 하루 전엔 한미 정상 간 통화 등으로 사실상 우리 정부의 식량 지원 카드가 공공연해진 상황이었는데, 북한측에선 식량만으론 성에 안 찬다,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여러가지로 불편한 기색일 것 같은데, 반응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나왔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표정이나 어투 모두 한층 심각해졌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 : "우리는 심각하게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작은 미사일이고 단거리 미사일 입니다. 누구도 이것에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를 주시하고 있고 어떻게 될 지 지켜볼 것입니다."]

트럼프는 또 북한이 협상을 원한다는 걸 알지만,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예정된 유럽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습니다.

미국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조금 전 어제 발사에 대한 북한 반응이 나왔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화력타격훈련을 지시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4일 발사 때도 '정상적이고 자위적인 훈련이니 상관하지 말라'고 했었죠.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또 하나 북한의 기본적인 협상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협상 방식이라는 게 예의를 갖춰가면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죠.

전적으로 힘에 의한 협상을 선호하는데, '우리 요구를 받을래, 아니면 맞을래' 하는 식입니다.

북한이 미국한테 제시한 협상 시한은 올해 말까진데요.

연말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단거리에서 중장거리 미사일로 수위를 높여감으로써 '시간은 꼭 미국편만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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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닷새 만에 또 발사…왜 이러나?
    • 입력 2019-05-10 08:08:04
    • 수정2019-05-10 09: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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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뉴스타임은 북한 소식부터 전하겠습니다.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에서 어제 또다시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번엔 미사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원산 앞바다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지 닷새만입니다.

왜 이 시점에서 추가 도발에 나선 것인지 이윤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북한이 닷새 만에 또 다시 도발을 했는데, 이번엔 우리 군 당국이 바로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네요?

[기자]

네, 정확히는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했을 때 미사일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던 것과 대비됩니다.

표현이 달라진 건 비행 거리 때문입니다.

닷새 전 발사때는 동해상까지 70km에서 200km정도를 날아갔는데, 이번엔 한 발은 420여 km, 다른 한 발은 270여 km로 지난번과 비교하면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한마디로 지난 번보다 강도가 센 것이죠.

또 하나 발사 장소도 주목해 봐야 합니다.

평안북도 구성,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지난 2017년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했던 지역입니다.

비행 거리라든지 발사 장소 이런 걸 종합해 봤을때 이번에는 '미사일이 맞다'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 군은 최초 발사 장소를 평북 신오리 일대라고 했다가 2시간여 만에 인근의 구성으로 바꿨습니다.

닷새 전에는 미사일을 발사체라고 정정하더니 이번에는 발사 장소를 두고 오락가락했습니다.

[앵커]

이게 미사일이라고 하더라도 탄도냐 순항이냐 미사일 종류도 따져볼 필요가 있잖아요?

[기자]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쐈는지가 왜 중요하냐면요, 유엔이 정한 금지선을 넘었나 안넘었나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미사일은 순항과 탄도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순항미사일은 수평으로 날아가는 반면,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올라갔다가 목표물을 향합니다.

그만큼 공격범위도 넓고, 방어하기도 힘듭니다.

유엔이 금지한 건 바로 이 탄도미사일이죠.

만약 탄도 미사일로 결론이 나면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 문제가 커집니다.

문 대통령도 만약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결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북한에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서, 누구를 겨냥한 거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우리 군 발표대로 발사체 사거리가 400km를 넘었다면, 평안북도 구성에서부터 쟀을 때, 우리나라 수도권은 물론 계룡대까지도 타격이 가능합니다.

거리로만 따지면 일단 우리를 겨냥한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그렇다면 왜 하필 어제, 지금 이 시점일까.

먼저 오늘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입니다.

어제 발사한 시각은 KBS와의 대담을 4시간 앞둔 상황이었구요.

마침 또 지금 서울에는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도 와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몰랐을 리 없는 북한이 나름 최적의 도발 시점을 택한 것이겠죠.

게다가 하루 전엔 한미 정상 간 통화 등으로 사실상 우리 정부의 식량 지원 카드가 공공연해진 상황이었는데, 북한측에선 식량만으론 성에 안 찬다,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여러가지로 불편한 기색일 것 같은데, 반응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나왔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표정이나 어투 모두 한층 심각해졌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 대통령 : "우리는 심각하게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작은 미사일이고 단거리 미사일 입니다. 누구도 이것에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를 주시하고 있고 어떻게 될 지 지켜볼 것입니다."]

트럼프는 또 북한이 협상을 원한다는 걸 알지만,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예정된 유럽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습니다.

미국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조금 전 어제 발사에 대한 북한 반응이 나왔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화력타격훈련을 지시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4일 발사 때도 '정상적이고 자위적인 훈련이니 상관하지 말라'고 했었죠.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또 하나 북한의 기본적인 협상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협상 방식이라는 게 예의를 갖춰가면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죠.

전적으로 힘에 의한 협상을 선호하는데, '우리 요구를 받을래, 아니면 맞을래' 하는 식입니다.

북한이 미국한테 제시한 협상 시한은 올해 말까진데요.

연말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단거리에서 중장거리 미사일로 수위를 높여감으로써 '시간은 꼭 미국편만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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