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부터 가시밭길…부모 되기 어려운 미혼 부모

입력 2019.05.11 (06:48) 수정 2019.05.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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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지난해 제정돼 처음 맞은 '한부모가족의 날'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생긴 한부모 가정이 전국에 150만 가구나 되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특히 미혼 부모의 경우 아이를 낳은 직후 출생신고 문턱을 넘기조차 여전히 힘들다고 합니다.

조지현 기자가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연 씨는 2년 전 자취방에서 혼자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는 데 1년 반이 결렸습니다.

[이수연/한부모가정 : "저 혼자 집에서 탯줄을 잘라서 증명할 증명서가 없다 보니까..."]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으면 유전자 검사를 하고 법원 허가를 받아야만 법적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절차도 복잡하고 수십만 원의 비용도 부담입니다.

출생신고를 못 하면 의료보험 혜택도, 한부모 가족 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수연/한부모가정 : "갈 곳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죠. 미혼모 시설은 국가에서 해 주시는 거는 다 혜택이 안 되게 돼 있어서..."]

미혼부의 경우 출생신고가 더 까다롭습니다.

4년 전 이른바 '사랑이법'이 생기면서 친모의 이름과 주소 등을 모를 경우 아버지도 출생신고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법원에서 입증해야만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법 개정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출생신고가 100건 넘게 기각됐습니다.

[김지환/한부모가정/'사랑이법' 주도 : "기각되는 이유가 아이의 이유가 아니라 부모의 사연이라든지 이런 거거든요. 왜 초점이 아이한테 안가고 아이 부모한테 가 있나 이런 의문점이 많이 들어요."]

정부 통계에 잡힌 미혼 부모 수는 3만여 명.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출생신고를 제대로 못 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혼 부모의 아이들도 출생권리를 더 쉽게 인정받을 수 있을 때 '한부모가족의 날'의 진짜 의미도 찾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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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생신고부터 가시밭길…부모 되기 어려운 미혼 부모
    • 입력 2019-05-11 06:58:37
    • 수정2019-05-11 09:58:03
    뉴스광장 1부
[앵커]

어제는 지난해 제정돼 처음 맞은 '한부모가족의 날'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생긴 한부모 가정이 전국에 150만 가구나 되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특히 미혼 부모의 경우 아이를 낳은 직후 출생신고 문턱을 넘기조차 여전히 힘들다고 합니다.

조지현 기자가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연 씨는 2년 전 자취방에서 혼자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는 데 1년 반이 결렸습니다.

[이수연/한부모가정 : "저 혼자 집에서 탯줄을 잘라서 증명할 증명서가 없다 보니까..."]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으면 유전자 검사를 하고 법원 허가를 받아야만 법적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절차도 복잡하고 수십만 원의 비용도 부담입니다.

출생신고를 못 하면 의료보험 혜택도, 한부모 가족 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수연/한부모가정 : "갈 곳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죠. 미혼모 시설은 국가에서 해 주시는 거는 다 혜택이 안 되게 돼 있어서..."]

미혼부의 경우 출생신고가 더 까다롭습니다.

4년 전 이른바 '사랑이법'이 생기면서 친모의 이름과 주소 등을 모를 경우 아버지도 출생신고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법원에서 입증해야만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법 개정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출생신고가 100건 넘게 기각됐습니다.

[김지환/한부모가정/'사랑이법' 주도 : "기각되는 이유가 아이의 이유가 아니라 부모의 사연이라든지 이런 거거든요. 왜 초점이 아이한테 안가고 아이 부모한테 가 있나 이런 의문점이 많이 들어요."]

정부 통계에 잡힌 미혼 부모 수는 3만여 명.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출생신고를 제대로 못 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혼 부모의 아이들도 출생권리를 더 쉽게 인정받을 수 있을 때 '한부모가족의 날'의 진짜 의미도 찾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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