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끝나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 왜?

입력 2019.05.18 (21:40) 수정 2019.05.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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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또 관세 폭탄을 주고 받기 시작했는데요.

국제경제는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당사국들이 가장 타격을 입을 이 전쟁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왜 멈추려고 하지 않는 걸까요?

지난해 12월초 무역 전쟁 발발 9달만에 마주 앉아 휴전에 합의했던 두 정상, 그러나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간 반년여의 셔틀 협상은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중국이 협상을 깼습니다. 그들이 협상을 깬 겁니다. 그러니 (중국은) 대가를 치를 겁니다."]

미국은 곧바로 파상공세에 나섰습니다.

10일자로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고,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정보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세계 5G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기업 화웨이와 70여개 계열사에 대해 미국에서의 모든 자유로운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5G 경쟁은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쟁입니다. 어떤 다른 나라도 이 강력한 미래 산업에서 미국을 앞서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입니다.

다음달 1일 6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25%까지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무역협상 과정에서의 미국의 요구를 내정간섭에 빗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자신의 인종이나 문명이 우월하다고 믿으며 다른 문명을 바꾸거나 대체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고 재앙을 부를 것입니다."]

미국산 수입이 적어 관세 대응에 한계가 있는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 국채 판매 등으로 맞대응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IMF는 양국 간에 관세 전면전이 벌어지면 중국은 1.2%p, 미국은 0.3%p, 세계는 0.1%p 가량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 경고가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싸움이 두 나라에 그 정도 고통쯤은 기꺼이 감내해야 할 다른 의미들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를 끌어올릴 핵심 업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많은 다른 나라 정상들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미국에서 도둑질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을 대신해 중국의 시진핑에게 맞설 겁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미·중 무역전쟁이 농압과 소매업 등 일부 경제에 당장 타격을 주더라도 승리에 집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달러/미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선임연구원 : "무역전쟁이 특정 분야에는 해가 되겠지만 미국 경제 전체로 보면 사소한 일시적 문제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전략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실탄으로 내쏘고 있는 건 관세지만 표적은 무역이 아닙니다.

미국이 중국에 법제화까지 요구한 것들은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산업스파이 및 기술 탈취 중단, 중국 정부의 기업 지원 중단 등입니다.

무서운 속도로 미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기세를 꺾는 게 미국의 목적이란 겁니다.

무엇보다 그 싸움은 단지 경제 전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냉전 종식 후 30여년 간 세계 유일의 패권자였던 미국에 중국이 새로운 패권자로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양국 간 패권 다툼의 서막이란 시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연결과 협력을 내세운 중국의 노골적 국제확장 전략 일대일로, 중국은 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과 남미 국가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2차 회의에는 150여개 나라, 90여개 국제기구, 40여개국 정상이 참여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수석 : "중국은 2년 전 1차 정상포럼 이후 다양한 나라들과 연결, 협력의 강화를 위해 노력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시진핑'식 특색사회주의가 중국의 번영을 이끌고 있다며 체제 우월성까지 선전하기 시작한 중국, 이에 대한 미국의 거부감이 큽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중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체주의 정권이 과거에 소련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서구와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적개심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미국인들은 대중국 압박을 초당적으로 지지합니다.

[중국 CCTV : "싸우자고 하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5천여 년 동안 온갖 비바람을 겪은 중화 민족이 어떤 상황인들 안 겪어 봤겠습니까?"]

[척 슈머/미 민주당(야당) 상원 원내대표 : "우리는 중국에 대항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계속 수백만의 미국의 일자리와 엄청난 미국의 돈을 빼앗을 겁니다."]

무역에서 시작된 갈등이 지도자들의 정치적 시험대, 양국 국민들의 애국심 경쟁, 미래 패권 다툼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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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끝나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 왜?
    • 입력 2019-05-18 21:49:07
    • 수정2019-05-18 22:43:44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또 관세 폭탄을 주고 받기 시작했는데요.

국제경제는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당사국들이 가장 타격을 입을 이 전쟁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왜 멈추려고 하지 않는 걸까요?

지난해 12월초 무역 전쟁 발발 9달만에 마주 앉아 휴전에 합의했던 두 정상, 그러나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간 반년여의 셔틀 협상은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중국이 협상을 깼습니다. 그들이 협상을 깬 겁니다. 그러니 (중국은) 대가를 치를 겁니다."]

미국은 곧바로 파상공세에 나섰습니다.

10일자로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고,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정보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세계 5G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기업 화웨이와 70여개 계열사에 대해 미국에서의 모든 자유로운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5G 경쟁은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쟁입니다. 어떤 다른 나라도 이 강력한 미래 산업에서 미국을 앞서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입니다.

다음달 1일 6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25%까지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무역협상 과정에서의 미국의 요구를 내정간섭에 빗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자신의 인종이나 문명이 우월하다고 믿으며 다른 문명을 바꾸거나 대체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고 재앙을 부를 것입니다."]

미국산 수입이 적어 관세 대응에 한계가 있는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 국채 판매 등으로 맞대응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IMF는 양국 간에 관세 전면전이 벌어지면 중국은 1.2%p, 미국은 0.3%p, 세계는 0.1%p 가량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 경고가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싸움이 두 나라에 그 정도 고통쯤은 기꺼이 감내해야 할 다른 의미들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를 끌어올릴 핵심 업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많은 다른 나라 정상들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미국에서 도둑질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을 대신해 중국의 시진핑에게 맞설 겁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미·중 무역전쟁이 농압과 소매업 등 일부 경제에 당장 타격을 주더라도 승리에 집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달러/미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선임연구원 : "무역전쟁이 특정 분야에는 해가 되겠지만 미국 경제 전체로 보면 사소한 일시적 문제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전략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실탄으로 내쏘고 있는 건 관세지만 표적은 무역이 아닙니다.

미국이 중국에 법제화까지 요구한 것들은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산업스파이 및 기술 탈취 중단, 중국 정부의 기업 지원 중단 등입니다.

무서운 속도로 미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기세를 꺾는 게 미국의 목적이란 겁니다.

무엇보다 그 싸움은 단지 경제 전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냉전 종식 후 30여년 간 세계 유일의 패권자였던 미국에 중국이 새로운 패권자로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양국 간 패권 다툼의 서막이란 시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연결과 협력을 내세운 중국의 노골적 국제확장 전략 일대일로, 중국은 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과 남미 국가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2차 회의에는 150여개 나라, 90여개 국제기구, 40여개국 정상이 참여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수석 : "중국은 2년 전 1차 정상포럼 이후 다양한 나라들과 연결, 협력의 강화를 위해 노력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시진핑'식 특색사회주의가 중국의 번영을 이끌고 있다며 체제 우월성까지 선전하기 시작한 중국, 이에 대한 미국의 거부감이 큽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중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체주의 정권이 과거에 소련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서구와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적개심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미국인들은 대중국 압박을 초당적으로 지지합니다.

[중국 CCTV : "싸우자고 하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5천여 년 동안 온갖 비바람을 겪은 중화 민족이 어떤 상황인들 안 겪어 봤겠습니까?"]

[척 슈머/미 민주당(야당) 상원 원내대표 : "우리는 중국에 대항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계속 수백만의 미국의 일자리와 엄청난 미국의 돈을 빼앗을 겁니다."]

무역에서 시작된 갈등이 지도자들의 정치적 시험대, 양국 국민들의 애국심 경쟁, 미래 패권 다툼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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