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난민? 가짜 난민…제자리 걸음 난민 정책

입력 2019.05.21 (07:38) 수정 2019.05.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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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예멘 난민 5백여 명이 제주도로 들어오면서 큰 이슈가 됐었는데요.

정부는 예멘인들의 입국을 계기로 난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1년이 지나도록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무장갑을 낀 채 그릇을 씻어 나르고, 냉장고에서 생선을 꺼내 능숙하게 손질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봄, 제주에 들어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예멘인들로 현재 제주도에 130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에 들어온 5백여 명 가운데 2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 해마다 체류를 연장해야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습니다.

[A씨/인도적 체류 허가자/예멘인 : "넉 달 뒤면 출입국외국인청에 비자를 갱신하러 가야 해요. 안 좋은 소식을 듣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예멘인들이 한국에 입국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난민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허위 난민을 가려내고 진짜 난민을 보호하겠다며 심사인력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39명에서 81명으로 인력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러다보니 90여 개국에서 접수된 2만 건 가까운 난민 심사가 정체돼있습니다.

[김정도/법무부 난민과 과장 : "정체가 많이 돼 있는 것도 맞는데 심사 숙련도가 어느 정도 붙어서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 그 부분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난민 신청을 하기만 하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난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입법 예고도 되지 않았습니다.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이의신청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계획도 부처간 협의가 늦어지면서 진척이 없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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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난민? 가짜 난민…제자리 걸음 난민 정책
    • 입력 2019-05-21 08:04:09
    • 수정2019-05-21 08: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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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멘 난민 5백여 명이 제주도로 들어오면서 큰 이슈가 됐었는데요.

정부는 예멘인들의 입국을 계기로 난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1년이 지나도록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허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무장갑을 낀 채 그릇을 씻어 나르고, 냉장고에서 생선을 꺼내 능숙하게 손질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봄, 제주에 들어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예멘인들로 현재 제주도에 130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에 들어온 5백여 명 가운데 2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 해마다 체류를 연장해야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습니다.

[A씨/인도적 체류 허가자/예멘인 : "넉 달 뒤면 출입국외국인청에 비자를 갱신하러 가야 해요. 안 좋은 소식을 듣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예멘인들이 한국에 입국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난민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허위 난민을 가려내고 진짜 난민을 보호하겠다며 심사인력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39명에서 81명으로 인력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러다보니 90여 개국에서 접수된 2만 건 가까운 난민 심사가 정체돼있습니다.

[김정도/법무부 난민과 과장 : "정체가 많이 돼 있는 것도 맞는데 심사 숙련도가 어느 정도 붙어서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 그 부분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난민 신청을 하기만 하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난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입법 예고도 되지 않았습니다.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이의신청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계획도 부처간 협의가 늦어지면서 진척이 없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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