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번엔 밝혀지나 했더니…

입력 2019.05.21 (07:41) 수정 2019.05.21 (08: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배재성 해설위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고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에 대해 성접대 강요 및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별도의 수사 권고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과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을 통해 배우 장자연씨에 대한 성접대 강요, 검경의 부실수사 정황을 일부 확인했지만 공소시효나 증거부족 등 난관에 부딪히면서 재수사로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입니다.

가해 혐의자들이 모두 무혐의 처리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약 13개월간 80여명의 참고인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와 당시 검경의 수사미진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등 12가지 쟁점을 조사했습니다. 핵심 쟁점인 성접대 강요와 부실수사 의혹 등 여러 정황을 새로 확인했지만 공소시효나 증거 부족, 사건 핵심인 장씨에 대한 ‘가해자들’을 특정할 단서를 잡지 못했습니다. 조사단은 유일하게 공소시효가 남은 특수강간죄 혐의를 밝히기 위해 장씨의 동료 윤지오씨의 증언까지 확보하며 진실규명을 기대하게 했지만 진술의 신빙성 논란을 일으킨 채 핵심 단서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조사단은 경찰이 송치했다는 장씨의 1년 치 통화내역 원본과 분석 보고서가 사라진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장씨가 성 접대와 술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문건에 남긴 인물들과 관계를 수사할 증거가 인멸된 것입니다.

10년 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 온 장자연 사건은 연예계의 불합리한 전속계약과 술접대 강요 등에 경종을 울린 채 결국 실체를 못 밝힌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는 공정해야 할 수사기관인 검경이 부실 수사에 이어 증거 인멸 의혹까지 받게 된 사건입니다. 장자연 사건은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 오른 사법개혁이 결국은 수사 주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사의 독립성 공정성을 어떻게 지켜 낼지가 관건이란 사실도 역설해주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이번엔 밝혀지나 했더니…
    • 입력 2019-05-21 08:09:47
    • 수정2019-05-21 08:27:52
    뉴스광장
[배재성 해설위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고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에 대해 성접대 강요 및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별도의 수사 권고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과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을 통해 배우 장자연씨에 대한 성접대 강요, 검경의 부실수사 정황을 일부 확인했지만 공소시효나 증거부족 등 난관에 부딪히면서 재수사로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입니다.

가해 혐의자들이 모두 무혐의 처리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약 13개월간 80여명의 참고인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와 당시 검경의 수사미진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등 12가지 쟁점을 조사했습니다. 핵심 쟁점인 성접대 강요와 부실수사 의혹 등 여러 정황을 새로 확인했지만 공소시효나 증거 부족, 사건 핵심인 장씨에 대한 ‘가해자들’을 특정할 단서를 잡지 못했습니다. 조사단은 유일하게 공소시효가 남은 특수강간죄 혐의를 밝히기 위해 장씨의 동료 윤지오씨의 증언까지 확보하며 진실규명을 기대하게 했지만 진술의 신빙성 논란을 일으킨 채 핵심 단서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조사단은 경찰이 송치했다는 장씨의 1년 치 통화내역 원본과 분석 보고서가 사라진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장씨가 성 접대와 술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문건에 남긴 인물들과 관계를 수사할 증거가 인멸된 것입니다.

10년 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 온 장자연 사건은 연예계의 불합리한 전속계약과 술접대 강요 등에 경종을 울린 채 결국 실체를 못 밝힌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는 공정해야 할 수사기관인 검경이 부실 수사에 이어 증거 인멸 의혹까지 받게 된 사건입니다. 장자연 사건은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 오른 사법개혁이 결국은 수사 주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사의 독립성 공정성을 어떻게 지켜 낼지가 관건이란 사실도 역설해주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