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당’·‘수령’ 대신 ‘국가제일주의’…북한의 국가 띄우기 속내는?
입력 2019.05.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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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장
국화부터 국주(酒)까지...'나라 사랑'!
소나무, 목란꽃, 참매, 풍산개......
이것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북한의 국가 상징입니다.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처럼 말입니다. 북한에는 나라의 술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정한 평양 소주인데, 강냉이로 만들어 맑고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 25%는 평양 소주, 30%와 40%는 평양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지난해 ‘조선의 국가 상징'이라는 책이 출판됐는데, 첫 장에는 1948년 만들어진 국장이 등장합니다. 붉은 오각별과 백두산, 부강·번영을 상징하는 수력발전소와 철탑, 그리고 풍만한 벼 이삭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형상화한 겁니다.
북한의 국주 ‘평양소주’
'국가제일주의'의 등장
요즘 북한 매체에서는 이런 국가 상징들을 강조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학교 어린이들이 국기를 그리는가 하면 고등학생들은 국가 이름, 즉 국호에 관해 토론합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듣는 노래는 '우리의 국기'라는 체제 선전곡입니다.
"사랑하리라 빛나는 우리의 국기를. 나부껴다오 이 세상 다할 때까지…."
국기 그리기가 한창인 북한의 소학교
1967년, 김일성 주석은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수령 중심의 통치 이념을 구축합니다. 국가 유일의 지배자인 수령이 권력 체제의 목적이라면, 당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령'과 '당'만으로 선전·선동을 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첫째, 고난의 행군 뒤 주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을 중심으로 한 배급체계가 무너진 겁니다. "시장화로 인해 이념적인 포인트가 잘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념보다는 실체가 있는,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최경희 샌드 연구소 대표는 분석합니다.
둘째,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과 '공산당'을 공통분모로 하던 외교 관계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국가 대 국가로 관계설정이 변한 거죠.
셋째, 대북제재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를 들고 국제무대에 나섰습니다. "외교 활동은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게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해석입니다.
조선중앙TV - 노래 〈인민이 사랑하는 우리 령도자〉 화면
제2, 제3의 '자유 조선'도 등장할까?
그러나 이런 체제 선전의 변화를 지배 체제의 전환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경희 대표는 "수령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황과 조건에 맞게 수단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당과 군, 국가 모두가 수령이라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지난 2차 북미 정상 회담 당시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노고를 그리는 찬양곡을 발표하고, 이를 애국심과 연결시켰습니다.
3월 11일,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외벽의 낙서
국가제일주의를 앞세워 독재 권력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외부 세력의 반발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 조선'의 활동이 대표적이죠. 하노이 회담 닷새 전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도 낙서 테러를 감행했습니다.
과연 '국가 띄우기'로 내부결속과 국면전환이 가능할까요? 주민들에게 강요되는 애국심이 반북단체들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요? 내일(25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 '국가 제일주의'의 속내와 그 이면의 딜레마를 짚어봅니다.
국화부터 국주(酒)까지...'나라 사랑'!
소나무, 목란꽃, 참매, 풍산개......
이것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북한의 국가 상징입니다.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처럼 말입니다. 북한에는 나라의 술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정한 평양 소주인데, 강냉이로 만들어 맑고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 25%는 평양 소주, 30%와 40%는 평양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지난해 ‘조선의 국가 상징'이라는 책이 출판됐는데, 첫 장에는 1948년 만들어진 국장이 등장합니다. 붉은 오각별과 백두산, 부강·번영을 상징하는 수력발전소와 철탑, 그리고 풍만한 벼 이삭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형상화한 겁니다.

'국가제일주의'의 등장
요즘 북한 매체에서는 이런 국가 상징들을 강조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학교 어린이들이 국기를 그리는가 하면 고등학생들은 국가 이름, 즉 국호에 관해 토론합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듣는 노래는 '우리의 국기'라는 체제 선전곡입니다.
"사랑하리라 빛나는 우리의 국기를. 나부껴다오 이 세상 다할 때까지…."

1967년, 김일성 주석은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수령 중심의 통치 이념을 구축합니다. 국가 유일의 지배자인 수령이 권력 체제의 목적이라면, 당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령'과 '당'만으로 선전·선동을 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첫째, 고난의 행군 뒤 주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을 중심으로 한 배급체계가 무너진 겁니다. "시장화로 인해 이념적인 포인트가 잘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념보다는 실체가 있는,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최경희 샌드 연구소 대표는 분석합니다.
둘째,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과 '공산당'을 공통분모로 하던 외교 관계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국가 대 국가로 관계설정이 변한 거죠.
셋째, 대북제재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를 들고 국제무대에 나섰습니다. "외교 활동은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게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해석입니다.

제2, 제3의 '자유 조선'도 등장할까?
그러나 이런 체제 선전의 변화를 지배 체제의 전환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경희 대표는 "수령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황과 조건에 맞게 수단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당과 군, 국가 모두가 수령이라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지난 2차 북미 정상 회담 당시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노고를 그리는 찬양곡을 발표하고, 이를 애국심과 연결시켰습니다.

국가제일주의를 앞세워 독재 권력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외부 세력의 반발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 조선'의 활동이 대표적이죠. 하노이 회담 닷새 전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도 낙서 테러를 감행했습니다.
과연 '국가 띄우기'로 내부결속과 국면전환이 가능할까요? 주민들에게 강요되는 애국심이 반북단체들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요? 내일(25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 '국가 제일주의'의 속내와 그 이면의 딜레마를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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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24 18:57:14

북한의 국장
국화부터 국주(酒)까지...'나라 사랑'!
소나무, 목란꽃, 참매, 풍산개......
이것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북한의 국가 상징입니다.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처럼 말입니다. 북한에는 나라의 술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정한 평양 소주인데, 강냉이로 만들어 맑고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 25%는 평양 소주, 30%와 40%는 평양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지난해 ‘조선의 국가 상징'이라는 책이 출판됐는데, 첫 장에는 1948년 만들어진 국장이 등장합니다. 붉은 오각별과 백두산, 부강·번영을 상징하는 수력발전소와 철탑, 그리고 풍만한 벼 이삭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형상화한 겁니다.
'국가제일주의'의 등장
요즘 북한 매체에서는 이런 국가 상징들을 강조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학교 어린이들이 국기를 그리는가 하면 고등학생들은 국가 이름, 즉 국호에 관해 토론합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듣는 노래는 '우리의 국기'라는 체제 선전곡입니다.
"사랑하리라 빛나는 우리의 국기를. 나부껴다오 이 세상 다할 때까지…."
1967년, 김일성 주석은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수령 중심의 통치 이념을 구축합니다. 국가 유일의 지배자인 수령이 권력 체제의 목적이라면, 당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령'과 '당'만으로 선전·선동을 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첫째, 고난의 행군 뒤 주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을 중심으로 한 배급체계가 무너진 겁니다. "시장화로 인해 이념적인 포인트가 잘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념보다는 실체가 있는,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최경희 샌드 연구소 대표는 분석합니다.
둘째,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과 '공산당'을 공통분모로 하던 외교 관계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국가 대 국가로 관계설정이 변한 거죠.
셋째, 대북제재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를 들고 국제무대에 나섰습니다. "외교 활동은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게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해석입니다.
제2, 제3의 '자유 조선'도 등장할까?
그러나 이런 체제 선전의 변화를 지배 체제의 전환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경희 대표는 "수령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황과 조건에 맞게 수단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당과 군, 국가 모두가 수령이라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지난 2차 북미 정상 회담 당시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노고를 그리는 찬양곡을 발표하고, 이를 애국심과 연결시켰습니다.
국가제일주의를 앞세워 독재 권력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외부 세력의 반발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 조선'의 활동이 대표적이죠. 하노이 회담 닷새 전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도 낙서 테러를 감행했습니다.
과연 '국가 띄우기'로 내부결속과 국면전환이 가능할까요? 주민들에게 강요되는 애국심이 반북단체들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요? 내일(25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 '국가 제일주의'의 속내와 그 이면의 딜레마를 짚어봅니다.
국화부터 국주(酒)까지...'나라 사랑'!
소나무, 목란꽃, 참매, 풍산개......
이것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북한의 국가 상징입니다.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처럼 말입니다. 북한에는 나라의 술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정한 평양 소주인데, 강냉이로 만들어 맑고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 25%는 평양 소주, 30%와 40%는 평양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지난해 ‘조선의 국가 상징'이라는 책이 출판됐는데, 첫 장에는 1948년 만들어진 국장이 등장합니다. 붉은 오각별과 백두산, 부강·번영을 상징하는 수력발전소와 철탑, 그리고 풍만한 벼 이삭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형상화한 겁니다.

'국가제일주의'의 등장
요즘 북한 매체에서는 이런 국가 상징들을 강조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학교 어린이들이 국기를 그리는가 하면 고등학생들은 국가 이름, 즉 국호에 관해 토론합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듣는 노래는 '우리의 국기'라는 체제 선전곡입니다.
"사랑하리라 빛나는 우리의 국기를. 나부껴다오 이 세상 다할 때까지…."

1967년, 김일성 주석은 조선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수령 중심의 통치 이념을 구축합니다. 국가 유일의 지배자인 수령이 권력 체제의 목적이라면, 당은 수단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령'과 '당'만으로 선전·선동을 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첫째, 고난의 행군 뒤 주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을 중심으로 한 배급체계가 무너진 겁니다. "시장화로 인해 이념적인 포인트가 잘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념보다는 실체가 있는,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최경희 샌드 연구소 대표는 분석합니다.
둘째,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과 '공산당'을 공통분모로 하던 외교 관계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국가 대 국가로 관계설정이 변한 거죠.
셋째, 대북제재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카드를 들고 국제무대에 나섰습니다. "외교 활동은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게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해석입니다.

제2, 제3의 '자유 조선'도 등장할까?
그러나 이런 체제 선전의 변화를 지배 체제의 전환으로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경희 대표는 "수령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황과 조건에 맞게 수단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당과 군, 국가 모두가 수령이라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우상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지난 2차 북미 정상 회담 당시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노고를 그리는 찬양곡을 발표하고, 이를 애국심과 연결시켰습니다.

국가제일주의를 앞세워 독재 권력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외부 세력의 반발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 조선'의 활동이 대표적이죠. 하노이 회담 닷새 전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도 낙서 테러를 감행했습니다.
과연 '국가 띄우기'로 내부결속과 국면전환이 가능할까요? 주민들에게 강요되는 애국심이 반북단체들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요? 내일(25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 '국가 제일주의'의 속내와 그 이면의 딜레마를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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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기자 sojeong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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