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3곳 때문에 잔반 사용 금지?…음식폐기물 어쩌나

입력 2019.05.24 (21:36) 수정 2019.05.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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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웃 국가들을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우리 방역당국도 비상입니다.

특히 남은 음식물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잔반을 돼지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잔반을 써오던 일부 양돈농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효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한 농장.

이곳에선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 먹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철호/양돈 농장주 :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먹고 다 남은 거예요. 내 가축을 먹이는데 깨끗한 걸 왜 가져오지 않겠어요."]

잔반을 그냥 쓰는 건 아닙니다.

이처럼 외부에서 들여온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기 위해서는 80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는 등 열처리를 해야 합니다.

[신철호/양돈 농장주 : "육안으로는 지저분한데요. 혀로 찍어 먹어도 될 정도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돼지에게 잔반을 먹이는 걸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김OO/양돈 농가 : "지금와서는 하지 마라, 갑자기. 저희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너무 답답스럽습니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사용을 막기로 한 겁니다.

[최성현/대한한돈협회 상무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환경부는 그러나 당장 음식 폐기물 처리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잔반을 섭씨 80도에서 30분간 끓이면 문제가 없는데, 현장조사 결과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 농가가 전국에서 3곳 적발됐습니다.

3곳 때문에 전체 양돈농가가 잔반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심충구/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 "이것이 세 군데가 (적발)돼 가지고, 이것만 없었어도 되는데."]

전국의 양돈농가에서 처리하는 음식 폐기물 양은 전체의 8% 정도.

철저한 방역이냐, 과도한 규제냐, 농가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효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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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가 3곳 때문에 잔반 사용 금지?…음식폐기물 어쩌나
    • 입력 2019-05-24 21:38:48
    • 수정2019-05-24 21:56:54
    뉴스9(경인)
[앵커]

이웃 국가들을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우리 방역당국도 비상입니다.

특히 남은 음식물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잔반을 돼지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잔반을 써오던 일부 양돈농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효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돼지 900마리를 키우는 한 농장.

이곳에선 잔반, 즉 남은 음식물을 돼지 먹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철호/양돈 농장주 :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먹고 다 남은 거예요. 내 가축을 먹이는데 깨끗한 걸 왜 가져오지 않겠어요."]

잔반을 그냥 쓰는 건 아닙니다.

이처럼 외부에서 들여온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기 위해서는 80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는 등 열처리를 해야 합니다.

[신철호/양돈 농장주 : "육안으로는 지저분한데요. 혀로 찍어 먹어도 될 정도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돼지에게 잔반을 먹이는 걸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김OO/양돈 농가 : "지금와서는 하지 마라, 갑자기. 저희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너무 답답스럽습니다."]

중국은 44%, 러시아는 35%가 오염된 잔반에 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사용을 막기로 한 겁니다.

[최성현/대한한돈협회 상무 : "처리하는 공장 부지에서 교차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면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환경부는 그러나 당장 음식 폐기물 처리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잔반을 섭씨 80도에서 30분간 끓이면 문제가 없는데, 현장조사 결과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 농가가 전국에서 3곳 적발됐습니다.

3곳 때문에 전체 양돈농가가 잔반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심충구/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 "이것이 세 군데가 (적발)돼 가지고, 이것만 없었어도 되는데."]

전국의 양돈농가에서 처리하는 음식 폐기물 양은 전체의 8% 정도.

철저한 방역이냐, 과도한 규제냐, 농가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효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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