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손 놓은 스토킹 대책

[유성식 해설위원]

몰래 카메라, 최근 심각한 대표적인 여성 대상 범죄죠? 혜화역 시위라는 말로 상징될 정도로 이 시위는 몰래카메라의 문제를 우리사회에 환기시키고 대책을 강구하게 된 계기가 됐는데요, 여성 대상 범죄 가운데 몰래카메라처럼 우리가 다시 인식하고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스토킹입니다.

지난달 큰 충격을 주었던 진주 방화 살인 범행전 안인득이 피해자인 여고생 가족을 몇 달 가량 스토킹 했습니다. 충남 서천의 50대 여성 살해 사건 그리고 서울 등촌동 주차장 살인 사건에서도 가해자는 한동안 피해자를 스토킹하다 결국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문제를 지난주 심층 보도한 KBS가 법원 판결문을 모아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여성에 대한 살인이나 살인미수 사건의 30%에서 범행 전 스토킹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토킹이 단순히 타인에 대한 괴롭힘이라는 사적 영역이 아니라,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토커에 대해 고작 벌금 몇 만 원의 경범죄 처벌 규정 밖에 적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징역 같은 신체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경찰이 현장에서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규 마련이 시급합니다. 정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해에 입법예고까지 했지만, 스토킹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할지 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직 법안이 발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국회의원들이 낸 법안들 역시 계류중입니다.

강남역 사건 이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한 대책이 속속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을 노리는 범죄 그 근간에 있는 스토킹 대책은 더디기만 합니다. 당장 실행 가능한 것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