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에서 마약 제조…아무도 몰랐던 까닭은?
입력 2019.05.29 (12:49)
수정 2019.05.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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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마약하면 인적이 드문 은밀한 곳에서 만들고 유통하는게 영화나 뉴스를 통해 익숙한 장면이죠.
자,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텔방에서 마약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직원도, 옆방 투숙객도 알지 못했습니다. 냄새도 흔적도 없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 보시죠.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호텔.
불 켜진 창안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한 남성이 보이는데요.
남성이 객실을 나서는 순간, 바로 경찰에 붙잡힙니다.
[경찰 관계자 : "체포되면 권리 있어요. 변호인 선임권 있고, 진술 거부권 있어요."]
이 남성은 20대 중국인 A씨.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주로 호텔 안에만 머물렀다고 하는데요.
A씨가 머물던 방 안입니다.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죠.
입구부터 상자들이 줄줄이 놓여있고, 과학시간이 보셨죠? 저울과 비커 같은 실험 도구에 약품 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서울 시내 한복판의 호텔 방안에서 외국인 마약 제조 기술자가 (마약) 공급, 유통 목적으로 국내를 필로폰 제조 거점으로 (하려고)……."]
네, 이 결정체는 바로 필로폰, A 씨는 다름 아닌 마약 제조 기술자였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도 놀라운데, 제조법은 더 놀랍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보통 3~4일이 걸려 필로폰을 제조해오던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는 달리 약 30시간 이내에 필로폰 완성품을 제조해내는 공정이 등장했다는 점은 그간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것도 훨씬 단축된 시간에 필로폰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호텔 직원이나 다른 투숙객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냄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는 필로폰을 제조할 경우에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에 대부분 시골 비닐하우스라든지 외곽에서 제조하게 돼 있는데 시내 중심가에서도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냄새를 줄인 신종 공법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특별한 환기시설 없이 창문만 열어둔 채로 작업이 가능했던 겁니다.
발각될까 청소 의뢰도 하지 않았다는데요.
그런데, 전기는 많이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많은 도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서 과부하가 걸려서 한 번 정전이 돼서 그런 부분은 호텔 측에서 인지했던 적은 있는데 자신들의 관리 잘못으로……."]
보름간 A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3.6kg. 12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홀로 작업을 해온 A씨에게 원료와 도구를 공급한건 화교 B씹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이들은 제조책과 제조 도구 공급책 등으로 각자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하되 서로가 서로의 인적 사항을 모르게 하는 점조직 형태로 비밀 SNS를 통해서 상선에게 지시를 받아 범행을 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각자 조직의 지시 아래 움직였던 두 사람이 붙잡히면서, 수사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보신 수법도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국내를 마약 제조, 유통 거점으로 하려했던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정한용/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그 수요에 발맞춰서 국내를 마약 제조거점으로 삼고자 입국하는 마약 피의자들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보시죠. 이번에는 두달 전입니다.
경기도의 한 주택가를 급습하는데요.
[경찰 관계자 : "체포영장이 발부됐어요. 보이시죠. (변호사 선임해 진술할) 기회 있어요..."]
34살 중국 동포 이 모 씨의 방안 서랍에선 뜯지 않은 주사기 수십 개가 나오더니 가방에선 은박지로 작게 포장한 물건들이 나오는데요, 다름 아닌 필로폰입니다.
300g 이상, 만 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중국에서 필로폰을 공급받아 국내 유통시킨 총책이었다고 합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 "외사정보관 총책 이 모 씨 같은 경우는 출국했다 입국했다를 하다가 최근 1년 전부터는 아예 출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 상태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죠."]
건설노동자로도 일을 했다는 이 씨는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필로폰 700g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이 씨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마약을 운반하다가 말 그대로 총책의 지시를 받고 판매하다가 검거된 적도 있죠."]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13명이 구속됐는데요.
이들은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 광고글을 올렸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온 뒤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SNS로 판매가 되면 운반책들이 지정한 장소에다가 넣어놓습니다. 그러면은 그걸 사진 찍어서 다시 구매자들한테 SNS로 보내고 가져가는 방법. 그리고 대금 결제는 모두 SNS 머니로 송금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주로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했지만, 한국인들도 구매 고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돈이 궁핍한 한국인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밤에 대리운전도 하고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대리운전같이 힘든 거 하지 말고 아르바이트해라. 내가 주는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줘라. 그러면 내가 1g당 얼마 주겠다."]
최근 들어 증가하는 마약 관련 범죄에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유통 차원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그 양과 확산 속도는 더욱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흔히 마약하면 인적이 드문 은밀한 곳에서 만들고 유통하는게 영화나 뉴스를 통해 익숙한 장면이죠.
자,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텔방에서 마약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직원도, 옆방 투숙객도 알지 못했습니다. 냄새도 흔적도 없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 보시죠.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호텔.
불 켜진 창안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한 남성이 보이는데요.
남성이 객실을 나서는 순간, 바로 경찰에 붙잡힙니다.
[경찰 관계자 : "체포되면 권리 있어요. 변호인 선임권 있고, 진술 거부권 있어요."]
이 남성은 20대 중국인 A씨.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주로 호텔 안에만 머물렀다고 하는데요.
A씨가 머물던 방 안입니다.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죠.
입구부터 상자들이 줄줄이 놓여있고, 과학시간이 보셨죠? 저울과 비커 같은 실험 도구에 약품 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서울 시내 한복판의 호텔 방안에서 외국인 마약 제조 기술자가 (마약) 공급, 유통 목적으로 국내를 필로폰 제조 거점으로 (하려고)……."]
네, 이 결정체는 바로 필로폰, A 씨는 다름 아닌 마약 제조 기술자였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도 놀라운데, 제조법은 더 놀랍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보통 3~4일이 걸려 필로폰을 제조해오던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는 달리 약 30시간 이내에 필로폰 완성품을 제조해내는 공정이 등장했다는 점은 그간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것도 훨씬 단축된 시간에 필로폰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호텔 직원이나 다른 투숙객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냄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는 필로폰을 제조할 경우에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에 대부분 시골 비닐하우스라든지 외곽에서 제조하게 돼 있는데 시내 중심가에서도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냄새를 줄인 신종 공법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특별한 환기시설 없이 창문만 열어둔 채로 작업이 가능했던 겁니다.
발각될까 청소 의뢰도 하지 않았다는데요.
그런데, 전기는 많이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많은 도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서 과부하가 걸려서 한 번 정전이 돼서 그런 부분은 호텔 측에서 인지했던 적은 있는데 자신들의 관리 잘못으로……."]
보름간 A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3.6kg. 12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홀로 작업을 해온 A씨에게 원료와 도구를 공급한건 화교 B씹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이들은 제조책과 제조 도구 공급책 등으로 각자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하되 서로가 서로의 인적 사항을 모르게 하는 점조직 형태로 비밀 SNS를 통해서 상선에게 지시를 받아 범행을 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각자 조직의 지시 아래 움직였던 두 사람이 붙잡히면서, 수사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보신 수법도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국내를 마약 제조, 유통 거점으로 하려했던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정한용/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그 수요에 발맞춰서 국내를 마약 제조거점으로 삼고자 입국하는 마약 피의자들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보시죠. 이번에는 두달 전입니다.
경기도의 한 주택가를 급습하는데요.
[경찰 관계자 : "체포영장이 발부됐어요. 보이시죠. (변호사 선임해 진술할) 기회 있어요..."]
34살 중국 동포 이 모 씨의 방안 서랍에선 뜯지 않은 주사기 수십 개가 나오더니 가방에선 은박지로 작게 포장한 물건들이 나오는데요, 다름 아닌 필로폰입니다.
300g 이상, 만 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중국에서 필로폰을 공급받아 국내 유통시킨 총책이었다고 합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 "외사정보관 총책 이 모 씨 같은 경우는 출국했다 입국했다를 하다가 최근 1년 전부터는 아예 출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 상태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죠."]
건설노동자로도 일을 했다는 이 씨는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필로폰 700g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이 씨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마약을 운반하다가 말 그대로 총책의 지시를 받고 판매하다가 검거된 적도 있죠."]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13명이 구속됐는데요.
이들은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 광고글을 올렸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온 뒤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SNS로 판매가 되면 운반책들이 지정한 장소에다가 넣어놓습니다. 그러면은 그걸 사진 찍어서 다시 구매자들한테 SNS로 보내고 가져가는 방법. 그리고 대금 결제는 모두 SNS 머니로 송금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주로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했지만, 한국인들도 구매 고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돈이 궁핍한 한국인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밤에 대리운전도 하고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대리운전같이 힘든 거 하지 말고 아르바이트해라. 내가 주는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줘라. 그러면 내가 1g당 얼마 주겠다."]
최근 들어 증가하는 마약 관련 범죄에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유통 차원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그 양과 확산 속도는 더욱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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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29 12:54:01
- 수정2019-05-29 13:17:56
[앵커]
흔히 마약하면 인적이 드문 은밀한 곳에서 만들고 유통하는게 영화나 뉴스를 통해 익숙한 장면이죠.
자,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텔방에서 마약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직원도, 옆방 투숙객도 알지 못했습니다. 냄새도 흔적도 없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 보시죠.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호텔.
불 켜진 창안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한 남성이 보이는데요.
남성이 객실을 나서는 순간, 바로 경찰에 붙잡힙니다.
[경찰 관계자 : "체포되면 권리 있어요. 변호인 선임권 있고, 진술 거부권 있어요."]
이 남성은 20대 중국인 A씨.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주로 호텔 안에만 머물렀다고 하는데요.
A씨가 머물던 방 안입니다.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죠.
입구부터 상자들이 줄줄이 놓여있고, 과학시간이 보셨죠? 저울과 비커 같은 실험 도구에 약품 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서울 시내 한복판의 호텔 방안에서 외국인 마약 제조 기술자가 (마약) 공급, 유통 목적으로 국내를 필로폰 제조 거점으로 (하려고)……."]
네, 이 결정체는 바로 필로폰, A 씨는 다름 아닌 마약 제조 기술자였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도 놀라운데, 제조법은 더 놀랍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보통 3~4일이 걸려 필로폰을 제조해오던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는 달리 약 30시간 이내에 필로폰 완성품을 제조해내는 공정이 등장했다는 점은 그간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것도 훨씬 단축된 시간에 필로폰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호텔 직원이나 다른 투숙객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냄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는 필로폰을 제조할 경우에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에 대부분 시골 비닐하우스라든지 외곽에서 제조하게 돼 있는데 시내 중심가에서도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냄새를 줄인 신종 공법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특별한 환기시설 없이 창문만 열어둔 채로 작업이 가능했던 겁니다.
발각될까 청소 의뢰도 하지 않았다는데요.
그런데, 전기는 많이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많은 도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서 과부하가 걸려서 한 번 정전이 돼서 그런 부분은 호텔 측에서 인지했던 적은 있는데 자신들의 관리 잘못으로……."]
보름간 A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3.6kg. 12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홀로 작업을 해온 A씨에게 원료와 도구를 공급한건 화교 B씹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이들은 제조책과 제조 도구 공급책 등으로 각자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하되 서로가 서로의 인적 사항을 모르게 하는 점조직 형태로 비밀 SNS를 통해서 상선에게 지시를 받아 범행을 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각자 조직의 지시 아래 움직였던 두 사람이 붙잡히면서, 수사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보신 수법도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국내를 마약 제조, 유통 거점으로 하려했던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정한용/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그 수요에 발맞춰서 국내를 마약 제조거점으로 삼고자 입국하는 마약 피의자들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보시죠. 이번에는 두달 전입니다.
경기도의 한 주택가를 급습하는데요.
[경찰 관계자 : "체포영장이 발부됐어요. 보이시죠. (변호사 선임해 진술할) 기회 있어요..."]
34살 중국 동포 이 모 씨의 방안 서랍에선 뜯지 않은 주사기 수십 개가 나오더니 가방에선 은박지로 작게 포장한 물건들이 나오는데요, 다름 아닌 필로폰입니다.
300g 이상, 만 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중국에서 필로폰을 공급받아 국내 유통시킨 총책이었다고 합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 "외사정보관 총책 이 모 씨 같은 경우는 출국했다 입국했다를 하다가 최근 1년 전부터는 아예 출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 상태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죠."]
건설노동자로도 일을 했다는 이 씨는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필로폰 700g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이 씨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마약을 운반하다가 말 그대로 총책의 지시를 받고 판매하다가 검거된 적도 있죠."]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13명이 구속됐는데요.
이들은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 광고글을 올렸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온 뒤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SNS로 판매가 되면 운반책들이 지정한 장소에다가 넣어놓습니다. 그러면은 그걸 사진 찍어서 다시 구매자들한테 SNS로 보내고 가져가는 방법. 그리고 대금 결제는 모두 SNS 머니로 송금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주로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했지만, 한국인들도 구매 고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돈이 궁핍한 한국인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밤에 대리운전도 하고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대리운전같이 힘든 거 하지 말고 아르바이트해라. 내가 주는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줘라. 그러면 내가 1g당 얼마 주겠다."]
최근 들어 증가하는 마약 관련 범죄에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유통 차원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그 양과 확산 속도는 더욱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흔히 마약하면 인적이 드문 은밀한 곳에서 만들고 유통하는게 영화나 뉴스를 통해 익숙한 장면이죠.
자,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텔방에서 마약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직원도, 옆방 투숙객도 알지 못했습니다. 냄새도 흔적도 없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 보시죠. 김병용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호텔.
불 켜진 창안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한 남성이 보이는데요.
남성이 객실을 나서는 순간, 바로 경찰에 붙잡힙니다.
[경찰 관계자 : "체포되면 권리 있어요. 변호인 선임권 있고, 진술 거부권 있어요."]
이 남성은 20대 중국인 A씨.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주로 호텔 안에만 머물렀다고 하는데요.
A씨가 머물던 방 안입니다.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죠.
입구부터 상자들이 줄줄이 놓여있고, 과학시간이 보셨죠? 저울과 비커 같은 실험 도구에 약품 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서울 시내 한복판의 호텔 방안에서 외국인 마약 제조 기술자가 (마약) 공급, 유통 목적으로 국내를 필로폰 제조 거점으로 (하려고)……."]
네, 이 결정체는 바로 필로폰, A 씨는 다름 아닌 마약 제조 기술자였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도 놀라운데, 제조법은 더 놀랍습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보통 3~4일이 걸려 필로폰을 제조해오던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는 달리 약 30시간 이내에 필로폰 완성품을 제조해내는 공정이 등장했다는 점은 그간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것도 훨씬 단축된 시간에 필로폰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호텔 직원이나 다른 투숙객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냄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는 필로폰을 제조할 경우에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에 대부분 시골 비닐하우스라든지 외곽에서 제조하게 돼 있는데 시내 중심가에서도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냄새를 줄인 신종 공법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특별한 환기시설 없이 창문만 열어둔 채로 작업이 가능했던 겁니다.
발각될까 청소 의뢰도 하지 않았다는데요.
그런데, 전기는 많이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많은 도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서 과부하가 걸려서 한 번 정전이 돼서 그런 부분은 호텔 측에서 인지했던 적은 있는데 자신들의 관리 잘못으로……."]
보름간 A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3.6kg. 12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홀로 작업을 해온 A씨에게 원료와 도구를 공급한건 화교 B씹니다.
[정한용/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이들은 제조책과 제조 도구 공급책 등으로 각자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하되 서로가 서로의 인적 사항을 모르게 하는 점조직 형태로 비밀 SNS를 통해서 상선에게 지시를 받아 범행을 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각자 조직의 지시 아래 움직였던 두 사람이 붙잡히면서, 수사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보신 수법도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국내를 마약 제조, 유통 거점으로 하려했던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정한용/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장 :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 시장이 커지다 보니까 그 수요에 발맞춰서 국내를 마약 제조거점으로 삼고자 입국하는 마약 피의자들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또 보시죠. 이번에는 두달 전입니다.
경기도의 한 주택가를 급습하는데요.
[경찰 관계자 : "체포영장이 발부됐어요. 보이시죠. (변호사 선임해 진술할) 기회 있어요..."]
34살 중국 동포 이 모 씨의 방안 서랍에선 뜯지 않은 주사기 수십 개가 나오더니 가방에선 은박지로 작게 포장한 물건들이 나오는데요, 다름 아닌 필로폰입니다.
300g 이상, 만 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중국에서 필로폰을 공급받아 국내 유통시킨 총책이었다고 합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 "외사정보관 총책 이 모 씨 같은 경우는 출국했다 입국했다를 하다가 최근 1년 전부터는 아예 출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 상태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죠."]
건설노동자로도 일을 했다는 이 씨는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필로폰 700g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이 씨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마약을 운반하다가 말 그대로 총책의 지시를 받고 판매하다가 검거된 적도 있죠."]
이 씨와 함께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13명이 구속됐는데요.
이들은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 광고글을 올렸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온 뒤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SNS로 판매가 되면 운반책들이 지정한 장소에다가 넣어놓습니다. 그러면은 그걸 사진 찍어서 다시 구매자들한테 SNS로 보내고 가져가는 방법. 그리고 대금 결제는 모두 SNS 머니로 송금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주로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했지만, 한국인들도 구매 고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돈이 궁핍한 한국인들을 마약 운반책으로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조희영/안산단원경찰서 외사정보관 : "밤에 대리운전도 하고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대리운전같이 힘든 거 하지 말고 아르바이트해라. 내가 주는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줘라. 그러면 내가 1g당 얼마 주겠다."]
최근 들어 증가하는 마약 관련 범죄에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유통 차원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그 양과 확산 속도는 더욱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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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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