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20명 살상한 일본 ‘히키코모리’, ‘대량살인’ 잡지는 왜?
입력 2019.06.01 (07:04)
수정 2019.06.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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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흉기난동 현장(왼쪽) / 용의자 이와사키 류이치(10대 사진)
최근 일본 가와사키에서 흉기난동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피해자는 20명, 사망자 중에는 유력한 용의자 1명이 포함됐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치 자살 테러 같은 양상을 보여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용의자는 히키코모리로 추정됐다. 언론에서는 '확대자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최대한의 희생자를 낸 뒤 자살하는 범죄 유형이다. 게다가 용의자의 방에서 대량 살인을 다룬 잡지까지 발견됐다.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 자살 테러 같은
▶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80대 백부가 부양
▶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겠다는…
▶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지난 5월 28일 아침 7시 45분쯤.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괴한이 스쿨버스를 앞 초등학생 행렬을 덮쳤다. 뒤쪽부터 달려나가며 초등학생 18명과 성인 2명을 순식간에 흉기로 찔렀다. 2명이 숨지고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
가와사키 흉기난동 현장(왼쪽) / 故 오야마 사토시(외무성 직원)
희생자는 초등학교 6학년 구리바야시 하나코(11살) 양, 그리고 자녀를 배웅하던 학부모 오야마 사토시(39살) 씨. 오야마 씨는 외무성의 미얀마어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주미얀마 일본 대사관에서 일했고, 일-미얀마 외무장관 회담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자살 테러 같은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급소를 찔러 자해했고, 결국 사망했다. 흉기는 30cm 길이. 배낭에서도 흉기 두 점이 나왔다. 범행 시간은 불과 수십 초. 끔찍한 상황은 스쿨버스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한 살의에 지역사회는 물론 일본 학부모들이 경악했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사건 현장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꽃다발이 놓여 있다.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 사실상 범인은 이와사키 류이치(51살). 방범 카메라 등에 포착된 행적을 추적해보면,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현장까지 걸어갔고, 배낭을 앞쪽으로 멘 채 장갑을 끼고 있었다.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자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과거 대량 살인사건 사례를 모은 잡지 2권을 찾아냈다. 범인이 잡지에 게재된 사건을 참고했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사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 이와사키 류이치의 10대 시절 사진
강력 사건의 용의자 얼굴을 당연하게 공개하는 일본 언론. 이와사키의 얼굴도 즉시 일제히 공개했다. 그런데 범인은 50대인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학생의 앳된 모습. 졸업앨범을 보면 '다시 태어나면' 항목에 '부자', '장래 희망' 항목에는 '사육사'라고 씌어 있었다. 장난기가 많았지만, 특이점은 없어 보였다.
NHK는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들었어도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는 중학교 동창생의 말을 전했다. 지각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등 '문제행동'을 많이 해서 친구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대의 문제적 행동이 50대의 엽기 잔혹 범죄를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이와사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졸업 이후 구체적 행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80대 백부가 부양
이와사키는 범행 현장 멀지 않은 곳에서 80대 큰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그의 친족이 면담이나 전화로 상담을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면담 기록대로라면 그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였다.
최초의 상담은 재작년 11월 히키코모리 지원 등을 담당하는 시 정신보건복지센터에서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데 본인과의 접촉은 전혀 없다. 큰아버지 부부의 고령화에 따라 돌봄 도우미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본인 반응이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장기간 일을 하지 않고, 히키코모리 경향이 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상담도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의 얼굴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도 거의 없었다. 큰어머니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주거나 돈을 전달할 뿐이었다.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시 담당자의 조언에 따라 올해 1월, 큰아버지 부부가 방 앞에 편지를 놓아뒀다. 며칠 뒤 "식사나 세탁도 내가 하고 있는데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시 측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잠시 상태를 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와사키를 너무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큰어머니의 뜻에 따라 시 당국은 더 이상 본인과 접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행정이 개입해 가족 관계를 끊는 것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상담 중에 사건의 징후를 감지할 수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가해자는 사회에서 고립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일 안에 히키코모리를 세상으로 이끌어낼 굵직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내각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의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연령을 합치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는 범죄
NHK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른바 '확대자살'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쓰쿠바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 교수는 "이와사키가 깊이 찌를 수 있는 흉기를 4개나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에 놀랐다. 파괴적 충동과 울분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른바 '확대자살'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계없는 제3자를 끌어들여 자살함으로써 사회 이목을 모은다는, 뒤틀린 자기현시 욕구 같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라다 교수는 '확대자살'형태의 사건을 과거에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전의 범인은 대부분 2, 30대였는데, 이번에는 50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공격 성향은 2,30대에 정점에 갔다가 50대가 되면 급격히 낮아지고 범죄도 적어지는데,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공격성이나 부정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자살을 생각한 범인이 무관한 사람을 다수 살상한 사건은 일본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1999년 야마구치 현의 JR 시모노세키 역에서 5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결혼 생활 파탄과 직장 실패 등을 빌미로 자살을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으로 길동무 삼겠다는 엽기적 일탈 범죄로 기록됐다.
2001년 오사카 부 이케다 시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8명을 살해한 사건. 역시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이전부터 내 인생을 끝낼 때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길동무하려고 생각했다"는 악마적 진술을 남겼다.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2008년 이바라키현 쓰치우라 시 JR역 등에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죽고 싶었지만, 자살은 아플 것 같아 싫었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사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엽기적 진술을 남겼다.
2008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범행 전 인터넷에, 직장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거론하며 '모두 죽여버리고 싶다','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겠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2009년 오사카의 파칭코 방화 사건. 5명을 숨지게 한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경찰 조사에서 "직장이 파산하고 생각한 일도 제대로 안 돼서 자살을 생각했다. 어차피 죽는다면 누구라도 좋아서 끌어들였다"고 진술했다.
흔히 치안이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사실상 자살 테러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 일본 사회의 불안과 고민이 깊다.
최근 일본 가와사키에서 흉기난동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피해자는 20명, 사망자 중에는 유력한 용의자 1명이 포함됐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치 자살 테러 같은 양상을 보여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용의자는 히키코모리로 추정됐다. 언론에서는 '확대자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최대한의 희생자를 낸 뒤 자살하는 범죄 유형이다. 게다가 용의자의 방에서 대량 살인을 다룬 잡지까지 발견됐다.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 자살 테러 같은
▶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80대 백부가 부양
▶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겠다는…
▶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지난 5월 28일 아침 7시 45분쯤.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괴한이 스쿨버스를 앞 초등학생 행렬을 덮쳤다. 뒤쪽부터 달려나가며 초등학생 18명과 성인 2명을 순식간에 흉기로 찔렀다. 2명이 숨지고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

희생자는 초등학교 6학년 구리바야시 하나코(11살) 양, 그리고 자녀를 배웅하던 학부모 오야마 사토시(39살) 씨. 오야마 씨는 외무성의 미얀마어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주미얀마 일본 대사관에서 일했고, 일-미얀마 외무장관 회담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자살 테러 같은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급소를 찔러 자해했고, 결국 사망했다. 흉기는 30cm 길이. 배낭에서도 흉기 두 점이 나왔다. 범행 시간은 불과 수십 초. 끔찍한 상황은 스쿨버스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한 살의에 지역사회는 물론 일본 학부모들이 경악했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 사실상 범인은 이와사키 류이치(51살). 방범 카메라 등에 포착된 행적을 추적해보면,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현장까지 걸어갔고, 배낭을 앞쪽으로 멘 채 장갑을 끼고 있었다.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자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과거 대량 살인사건 사례를 모은 잡지 2권을 찾아냈다. 범인이 잡지에 게재된 사건을 참고했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사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강력 사건의 용의자 얼굴을 당연하게 공개하는 일본 언론. 이와사키의 얼굴도 즉시 일제히 공개했다. 그런데 범인은 50대인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학생의 앳된 모습. 졸업앨범을 보면 '다시 태어나면' 항목에 '부자', '장래 희망' 항목에는 '사육사'라고 씌어 있었다. 장난기가 많았지만, 특이점은 없어 보였다.
NHK는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들었어도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는 중학교 동창생의 말을 전했다. 지각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등 '문제행동'을 많이 해서 친구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대의 문제적 행동이 50대의 엽기 잔혹 범죄를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이와사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졸업 이후 구체적 행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80대 백부가 부양
이와사키는 범행 현장 멀지 않은 곳에서 80대 큰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그의 친족이 면담이나 전화로 상담을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면담 기록대로라면 그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였다.

최초의 상담은 재작년 11월 히키코모리 지원 등을 담당하는 시 정신보건복지센터에서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데 본인과의 접촉은 전혀 없다. 큰아버지 부부의 고령화에 따라 돌봄 도우미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본인 반응이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장기간 일을 하지 않고, 히키코모리 경향이 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상담도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의 얼굴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도 거의 없었다. 큰어머니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주거나 돈을 전달할 뿐이었다.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시 담당자의 조언에 따라 올해 1월, 큰아버지 부부가 방 앞에 편지를 놓아뒀다. 며칠 뒤 "식사나 세탁도 내가 하고 있는데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시 측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잠시 상태를 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와사키를 너무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큰어머니의 뜻에 따라 시 당국은 더 이상 본인과 접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행정이 개입해 가족 관계를 끊는 것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상담 중에 사건의 징후를 감지할 수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가해자는 사회에서 고립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일 안에 히키코모리를 세상으로 이끌어낼 굵직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내각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의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연령을 합치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는 범죄
NHK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른바 '확대자살'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쓰쿠바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 교수는 "이와사키가 깊이 찌를 수 있는 흉기를 4개나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에 놀랐다. 파괴적 충동과 울분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른바 '확대자살'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계없는 제3자를 끌어들여 자살함으로써 사회 이목을 모은다는, 뒤틀린 자기현시 욕구 같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라다 교수는 '확대자살'형태의 사건을 과거에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전의 범인은 대부분 2, 30대였는데, 이번에는 50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공격 성향은 2,30대에 정점에 갔다가 50대가 되면 급격히 낮아지고 범죄도 적어지는데,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공격성이나 부정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자살을 생각한 범인이 무관한 사람을 다수 살상한 사건은 일본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1999년 야마구치 현의 JR 시모노세키 역에서 5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결혼 생활 파탄과 직장 실패 등을 빌미로 자살을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으로 길동무 삼겠다는 엽기적 일탈 범죄로 기록됐다.
2001년 오사카 부 이케다 시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8명을 살해한 사건. 역시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이전부터 내 인생을 끝낼 때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길동무하려고 생각했다"는 악마적 진술을 남겼다.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2008년 이바라키현 쓰치우라 시 JR역 등에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죽고 싶었지만, 자살은 아플 것 같아 싫었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사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엽기적 진술을 남겼다.
2008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범행 전 인터넷에, 직장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거론하며 '모두 죽여버리고 싶다','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겠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2009년 오사카의 파칭코 방화 사건. 5명을 숨지게 한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경찰 조사에서 "직장이 파산하고 생각한 일도 제대로 안 돼서 자살을 생각했다. 어차피 죽는다면 누구라도 좋아서 끌어들였다"고 진술했다.
흔히 치안이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사실상 자살 테러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 일본 사회의 불안과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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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리포트] 20명 살상한 일본 ‘히키코모리’, ‘대량살인’ 잡지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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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6-01 07:04:27
- 수정2019-06-07 15:03:39

가와사키 흉기난동 현장(왼쪽) / 용의자 이와사키 류이치(10대 사진)
최근 일본 가와사키에서 흉기난동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피해자는 20명, 사망자 중에는 유력한 용의자 1명이 포함됐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치 자살 테러 같은 양상을 보여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용의자는 히키코모리로 추정됐다. 언론에서는 '확대자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최대한의 희생자를 낸 뒤 자살하는 범죄 유형이다. 게다가 용의자의 방에서 대량 살인을 다룬 잡지까지 발견됐다.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 자살 테러 같은
▶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80대 백부가 부양
▶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겠다는…
▶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지난 5월 28일 아침 7시 45분쯤.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괴한이 스쿨버스를 앞 초등학생 행렬을 덮쳤다. 뒤쪽부터 달려나가며 초등학생 18명과 성인 2명을 순식간에 흉기로 찔렀다. 2명이 숨지고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
희생자는 초등학교 6학년 구리바야시 하나코(11살) 양, 그리고 자녀를 배웅하던 학부모 오야마 사토시(39살) 씨. 오야마 씨는 외무성의 미얀마어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주미얀마 일본 대사관에서 일했고, 일-미얀마 외무장관 회담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자살 테러 같은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급소를 찔러 자해했고, 결국 사망했다. 흉기는 30cm 길이. 배낭에서도 흉기 두 점이 나왔다. 범행 시간은 불과 수십 초. 끔찍한 상황은 스쿨버스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한 살의에 지역사회는 물론 일본 학부모들이 경악했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 사실상 범인은 이와사키 류이치(51살). 방범 카메라 등에 포착된 행적을 추적해보면,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현장까지 걸어갔고, 배낭을 앞쪽으로 멘 채 장갑을 끼고 있었다.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자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과거 대량 살인사건 사례를 모은 잡지 2권을 찾아냈다. 범인이 잡지에 게재된 사건을 참고했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사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강력 사건의 용의자 얼굴을 당연하게 공개하는 일본 언론. 이와사키의 얼굴도 즉시 일제히 공개했다. 그런데 범인은 50대인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학생의 앳된 모습. 졸업앨범을 보면 '다시 태어나면' 항목에 '부자', '장래 희망' 항목에는 '사육사'라고 씌어 있었다. 장난기가 많았지만, 특이점은 없어 보였다.
NHK는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들었어도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는 중학교 동창생의 말을 전했다. 지각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등 '문제행동'을 많이 해서 친구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대의 문제적 행동이 50대의 엽기 잔혹 범죄를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이와사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졸업 이후 구체적 행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80대 백부가 부양
이와사키는 범행 현장 멀지 않은 곳에서 80대 큰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그의 친족이 면담이나 전화로 상담을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면담 기록대로라면 그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였다.
최초의 상담은 재작년 11월 히키코모리 지원 등을 담당하는 시 정신보건복지센터에서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데 본인과의 접촉은 전혀 없다. 큰아버지 부부의 고령화에 따라 돌봄 도우미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본인 반응이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장기간 일을 하지 않고, 히키코모리 경향이 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상담도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의 얼굴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도 거의 없었다. 큰어머니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주거나 돈을 전달할 뿐이었다.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시 담당자의 조언에 따라 올해 1월, 큰아버지 부부가 방 앞에 편지를 놓아뒀다. 며칠 뒤 "식사나 세탁도 내가 하고 있는데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시 측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잠시 상태를 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와사키를 너무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큰어머니의 뜻에 따라 시 당국은 더 이상 본인과 접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행정이 개입해 가족 관계를 끊는 것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상담 중에 사건의 징후를 감지할 수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가해자는 사회에서 고립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일 안에 히키코모리를 세상으로 이끌어낼 굵직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내각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의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연령을 합치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는 범죄
NHK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른바 '확대자살'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쓰쿠바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 교수는 "이와사키가 깊이 찌를 수 있는 흉기를 4개나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에 놀랐다. 파괴적 충동과 울분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른바 '확대자살'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계없는 제3자를 끌어들여 자살함으로써 사회 이목을 모은다는, 뒤틀린 자기현시 욕구 같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라다 교수는 '확대자살'형태의 사건을 과거에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전의 범인은 대부분 2, 30대였는데, 이번에는 50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공격 성향은 2,30대에 정점에 갔다가 50대가 되면 급격히 낮아지고 범죄도 적어지는데,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공격성이나 부정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자살을 생각한 범인이 무관한 사람을 다수 살상한 사건은 일본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1999년 야마구치 현의 JR 시모노세키 역에서 5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결혼 생활 파탄과 직장 실패 등을 빌미로 자살을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으로 길동무 삼겠다는 엽기적 일탈 범죄로 기록됐다.
2001년 오사카 부 이케다 시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8명을 살해한 사건. 역시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이전부터 내 인생을 끝낼 때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길동무하려고 생각했다"는 악마적 진술을 남겼다.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2008년 이바라키현 쓰치우라 시 JR역 등에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죽고 싶었지만, 자살은 아플 것 같아 싫었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사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엽기적 진술을 남겼다.
2008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범행 전 인터넷에, 직장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거론하며 '모두 죽여버리고 싶다','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겠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2009년 오사카의 파칭코 방화 사건. 5명을 숨지게 한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경찰 조사에서 "직장이 파산하고 생각한 일도 제대로 안 돼서 자살을 생각했다. 어차피 죽는다면 누구라도 좋아서 끌어들였다"고 진술했다.
흔히 치안이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사실상 자살 테러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 일본 사회의 불안과 고민이 깊다.
최근 일본 가와사키에서 흉기난동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피해자는 20명, 사망자 중에는 유력한 용의자 1명이 포함됐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치 자살 테러 같은 양상을 보여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용의자는 히키코모리로 추정됐다. 언론에서는 '확대자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최대한의 희생자를 낸 뒤 자살하는 범죄 유형이다. 게다가 용의자의 방에서 대량 살인을 다룬 잡지까지 발견됐다.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 자살 테러 같은
▶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80대 백부가 부양
▶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겠다는…
▶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등굣길 어린이 등 흉기로 무차별 공격…20명 살상
지난 5월 28일 아침 7시 45분쯤.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괴한이 스쿨버스를 앞 초등학생 행렬을 덮쳤다. 뒤쪽부터 달려나가며 초등학생 18명과 성인 2명을 순식간에 흉기로 찔렀다. 2명이 숨지고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

희생자는 초등학교 6학년 구리바야시 하나코(11살) 양, 그리고 자녀를 배웅하던 학부모 오야마 사토시(39살) 씨. 오야마 씨는 외무성의 미얀마어 전문가 중 한 명이었다. 주미얀마 일본 대사관에서 일했고, 일-미얀마 외무장관 회담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단시간 범행 뒤 현장서 자살…자살 테러 같은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급소를 찔러 자해했고, 결국 사망했다. 흉기는 30cm 길이. 배낭에서도 흉기 두 점이 나왔다. 범행 시간은 불과 수십 초. 끔찍한 상황은 스쿨버스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한 살의에 지역사회는 물론 일본 학부모들이 경악했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 사실상 범인은 이와사키 류이치(51살). 방범 카메라 등에 포착된 행적을 추적해보면,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현장까지 걸어갔고, 배낭을 앞쪽으로 멘 채 장갑을 끼고 있었다.
대량 살인 사건을 소개한 잡지를 탐독했을까?
자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과거 대량 살인사건 사례를 모은 잡지 2권을 찾아냈다. 범인이 잡지에 게재된 사건을 참고했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사건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강력 사건의 용의자 얼굴을 당연하게 공개하는 일본 언론. 이와사키의 얼굴도 즉시 일제히 공개했다. 그런데 범인은 50대인데, 공개된 사진은 10대 학생의 앳된 모습. 졸업앨범을 보면 '다시 태어나면' 항목에 '부자', '장래 희망' 항목에는 '사육사'라고 씌어 있었다. 장난기가 많았지만, 특이점은 없어 보였다.
NHK는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들었어도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는 중학교 동창생의 말을 전했다. 지각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등 '문제행동'을 많이 해서 친구들이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대의 문제적 행동이 50대의 엽기 잔혹 범죄를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이와사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졸업 이후 구체적 행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중년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80대 백부가 부양
이와사키는 범행 현장 멀지 않은 곳에서 80대 큰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그의 친족이 면담이나 전화로 상담을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면담 기록대로라면 그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였다.

최초의 상담은 재작년 11월 히키코모리 지원 등을 담당하는 시 정신보건복지센터에서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데 본인과의 접촉은 전혀 없다. 큰아버지 부부의 고령화에 따라 돌봄 도우미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본인 반응이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장기간 일을 하지 않고, 히키코모리 경향이 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상담도 있었다. 큰아버지 부부의 얼굴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도 거의 없었다. 큰어머니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주거나 돈을 전달할 뿐이었다.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 '61만 명'
시 담당자의 조언에 따라 올해 1월, 큰아버지 부부가 방 앞에 편지를 놓아뒀다. 며칠 뒤 "식사나 세탁도 내가 하고 있는데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시 측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잠시 상태를 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와사키를 너무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큰어머니의 뜻에 따라 시 당국은 더 이상 본인과 접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행정이 개입해 가족 관계를 끊는 것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상담 중에 사건의 징후를 감지할 수 없었다.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가해자는 사회에서 고립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일 안에 히키코모리를 세상으로 이끌어낼 굵직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내각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의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연령을 합치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확대자살'…최대한의 희생자를 내고 자살하는 범죄
NHK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른바 '확대자살'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쓰쿠바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 교수는 "이와사키가 깊이 찌를 수 있는 흉기를 4개나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에 놀랐다. 파괴적 충동과 울분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른바 '확대자살'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계없는 제3자를 끌어들여 자살함으로써 사회 이목을 모은다는, 뒤틀린 자기현시 욕구 같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라다 교수는 '확대자살'형태의 사건을 과거에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전의 범인은 대부분 2, 30대였는데, 이번에는 50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공격 성향은 2,30대에 정점에 갔다가 50대가 되면 급격히 낮아지고 범죄도 적어지는데, 의외라는 것이다. 따라서 "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공격성이나 부정적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끊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 살상 범죄
자살을 생각한 범인이 무관한 사람을 다수 살상한 사건은 일본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1999년 야마구치 현의 JR 시모노세키 역에서 5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결혼 생활 파탄과 직장 실패 등을 빌미로 자살을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으로 길동무 삼겠다는 엽기적 일탈 범죄로 기록됐다.
2001년 오사카 부 이케다 시의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8명을 살해한 사건. 역시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이전부터 내 인생을 끝낼 때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길동무하려고 생각했다"는 악마적 진술을 남겼다.
'많은 사람을 죽음 길동무로 삼겠다'는 '악마성'
2008년 이바라키현 쓰치우라 시 JR역 등에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사건. 범인은 사형이 집행됐다. "죽고 싶었지만, 자살은 아플 것 같아 싫었다.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사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엽기적 진술을 남겼다.
2008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범행 전 인터넷에, 직장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거론하며 '모두 죽여버리고 싶다','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겠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2009년 오사카의 파칭코 방화 사건. 5명을 숨지게 한 범인은 사형이 확정됐다. 경찰 조사에서 "직장이 파산하고 생각한 일도 제대로 안 돼서 자살을 생각했다. 어차피 죽는다면 누구라도 좋아서 끌어들였다"고 진술했다.
흔히 치안이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사실상 자살 테러를 연상시키는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 일본 사회의 불안과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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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하 기자 dani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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