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극우’ 부상 속 다시 일어선 ‘진보’

입력 2019.06.01 (21:40) 수정 2019.06.01 (22: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향후 5년 간 유럽연합을 이끌 유럽의회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극우 정당들의 부상은 예상대로였지만, 그 반대편인 유럽연합 강화론자와 녹색당의 약진도 못지 않았습니다.

자국 우선주의와 유럽 통합론 사이의 충돌이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반이민 반난민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유럽 전역의 극우정당 리더들이 합동유세까지 벌이며 세 몰이에 나섰습니다.

[살비니/이탈리아 부총리 : "수년 동안 유럽연합에 의해 불법적으로 점령돼 있는 이 나라와 이 대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 합니다."]

범 극우세력들은 의석을 다소 늘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4분의 1 이하의 소수파에 머물렀습니다.

오히려 '유럽의 통합'을 강조하는 신생 중도, 유럽자유민주동맹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녹색당의 선전도 놀라웠습니다.

젊은 층과 대도시의 표를 쓸어담으며,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를 유럽연합의 주요 의제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카타리나 리히터/독일인 :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 우리의 미래를 옹호하는 정당에 투표를 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일상입니다."]

그러는 사이 독일 메르켈 총리로 대표되는 중도 좌우 연합이 유럽의회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지난달 23일에서 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괍니다.

40여년간 유럽연합의 권력을 독점해온 중도 연합,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동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새로운 정치세력들의 부상 때문입니다.

3개의 극우정당이 총 23.3%를 차지했고, 신생 중도 세력이 14%, 녹색당이 9.2%를 얻었습니다.

유럽의 시민들이, 기성의 정당과 전통적 정책들이 자신의 새로운 생존적 이슈들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이번 유럽 의회 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프랑스였습니다.

노란조끼 시위의 불만을 받아안은 극우정당 국민연합은, 유럽으로 밀려들어오는 난민과 경제와 무역의 세계화가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생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연합이 개별 국가 정책에 개입해선 안된다며, 프랑스만의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마린 르 펜/국민연합 대표 : "유럽연합은 무분별한 자유무역주의,자살행위는 국경 허물리고, 결국 유럽의 나라들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연합 강화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터넷 공룡기업에 대한 감독, 최저임금, 환경정책 등은 물론 안보까지 유럽연합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신생 중도 : "유럽연합을 개혁하고 싶습니다. 금융, 디지털, 기후변화 대처 등 여러 문제에서 통합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더 큰 유럽이 필요합니다."]

기후 변화와, 국가 간 격차, 세계적 불평등 등 한 국가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들고 나온 녹색당과 궤를 같이 합니다.

[스카 켈러/녹색당 유럽의회 의원 당선자 : "기후 변화는 한 국가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유럽연합 전체 모든 시민들의 큰 걱정거리입니다."]

르펜의 국민연합은 22석, 마크롱의 전진하는 공화국은 21석을 얻어 호각세를 이뤘습니다.

유럽이 더욱 양극단으로 분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앞으로 유럽연합은 누가 이끌게 되는 걸까요?

극우는 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소수인데다, 유럽연합 자체를 약화시키자는 극우와 연대하려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죠.

메르켈총리가 이끄는 기존 권력, 중도연합은 신생중도, 녹색당까지 합해 범중도연대로 권력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유럽의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른 마크롱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우파는 떼네고 신생중도에서부터 좌파 쪽으로만 가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파가 약진한 것 같지만, 앞으로 유럽연합의 정책은 더 좌파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의회 선거 직후, 차기 유럽연합 지도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각 국 정상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선출 문제에서부터 충돌했습니다.

7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메르켈/독일 총리/중도 우파 : "연정을 구성할 정당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최다득표파의 후보가 집행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고 봅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신생 중도 : "최적의 인물을 뽑는 게 중요합니다. 정치적 지정학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균형을 갖춰야 합니다."]

극우에서 극좌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분열적이 된 유럽의 정치 지형!

[엠마누이리디스/유럽정책센터 연구소장 : "정치세력 간의 충돌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유럽연합의 정책 수행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유럽연합의 회복 능력이 높아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 일국을 넘어선 다국적 해법을 추구하겠다는 유럽연합의 도전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핫이슈] ‘극우’ 부상 속 다시 일어선 ‘진보’
    • 입력 2019-06-01 22:08:19
    • 수정2019-06-01 22:38:24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향후 5년 간 유럽연합을 이끌 유럽의회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극우 정당들의 부상은 예상대로였지만, 그 반대편인 유럽연합 강화론자와 녹색당의 약진도 못지 않았습니다.

자국 우선주의와 유럽 통합론 사이의 충돌이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반이민 반난민에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유럽 전역의 극우정당 리더들이 합동유세까지 벌이며 세 몰이에 나섰습니다.

[살비니/이탈리아 부총리 : "수년 동안 유럽연합에 의해 불법적으로 점령돼 있는 이 나라와 이 대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 합니다."]

범 극우세력들은 의석을 다소 늘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4분의 1 이하의 소수파에 머물렀습니다.

오히려 '유럽의 통합'을 강조하는 신생 중도, 유럽자유민주동맹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녹색당의 선전도 놀라웠습니다.

젊은 층과 대도시의 표를 쓸어담으며,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를 유럽연합의 주요 의제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카타리나 리히터/독일인 :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 우리의 미래를 옹호하는 정당에 투표를 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일상입니다."]

그러는 사이 독일 메르켈 총리로 대표되는 중도 좌우 연합이 유럽의회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지난달 23일에서 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괍니다.

40여년간 유럽연합의 권력을 독점해온 중도 연합,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동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새로운 정치세력들의 부상 때문입니다.

3개의 극우정당이 총 23.3%를 차지했고, 신생 중도 세력이 14%, 녹색당이 9.2%를 얻었습니다.

유럽의 시민들이, 기성의 정당과 전통적 정책들이 자신의 새로운 생존적 이슈들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이번 유럽 의회 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프랑스였습니다.

노란조끼 시위의 불만을 받아안은 극우정당 국민연합은, 유럽으로 밀려들어오는 난민과 경제와 무역의 세계화가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생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연합이 개별 국가 정책에 개입해선 안된다며, 프랑스만의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마린 르 펜/국민연합 대표 : "유럽연합은 무분별한 자유무역주의,자살행위는 국경 허물리고, 결국 유럽의 나라들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연합 강화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터넷 공룡기업에 대한 감독, 최저임금, 환경정책 등은 물론 안보까지 유럽연합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신생 중도 : "유럽연합을 개혁하고 싶습니다. 금융, 디지털, 기후변화 대처 등 여러 문제에서 통합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더 큰 유럽이 필요합니다."]

기후 변화와, 국가 간 격차, 세계적 불평등 등 한 국가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들고 나온 녹색당과 궤를 같이 합니다.

[스카 켈러/녹색당 유럽의회 의원 당선자 : "기후 변화는 한 국가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유럽연합 전체 모든 시민들의 큰 걱정거리입니다."]

르펜의 국민연합은 22석, 마크롱의 전진하는 공화국은 21석을 얻어 호각세를 이뤘습니다.

유럽이 더욱 양극단으로 분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앞으로 유럽연합은 누가 이끌게 되는 걸까요?

극우는 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소수인데다, 유럽연합 자체를 약화시키자는 극우와 연대하려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죠.

메르켈총리가 이끄는 기존 권력, 중도연합은 신생중도, 녹색당까지 합해 범중도연대로 권력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유럽의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른 마크롱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우파는 떼네고 신생중도에서부터 좌파 쪽으로만 가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파가 약진한 것 같지만, 앞으로 유럽연합의 정책은 더 좌파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의회 선거 직후, 차기 유럽연합 지도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각 국 정상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선출 문제에서부터 충돌했습니다.

7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메르켈/독일 총리/중도 우파 : "연정을 구성할 정당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최다득표파의 후보가 집행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고 봅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신생 중도 : "최적의 인물을 뽑는 게 중요합니다. 정치적 지정학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균형을 갖춰야 합니다."]

극우에서 극좌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분열적이 된 유럽의 정치 지형!

[엠마누이리디스/유럽정책센터 연구소장 : "정치세력 간의 충돌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유럽연합의 정책 수행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유럽연합의 회복 능력이 높아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 일국을 넘어선 다국적 해법을 추구하겠다는 유럽연합의 도전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