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는 반사회 범죄”

입력 2019.06.04 (21:20) 수정 2019.06.0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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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학대 행위가 사람을 상대로 한 폭력적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미국에선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미 동물학대를 반사회범죄로 엄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죠.

김동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를 경악케 했던 연쇄 살인범들.

이들에겐 유년기 동물학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연쇄 살인, 성격이 전혀 다른 범죄 같지만 두 범죄 모두 약자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 FBI는 이 점에 착안해 지난 2015년부터 동물학대 범죄자들의 범죄 기록을 수집해 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에이미 블래셔/FBI 범죄정보 담당자 : "FBI는 동물학대가 폭력적 범죄를 예측하게 해주는 '조기 지표(Early Indicator)'가 된다고 믿습니다. 이 사안을 전국의 법 집행 기관들과 함께 모여 논의했습니다."]

전체 가구의 68%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미국에서는, 일찌기 동물학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이 때문에 FBI도 동물학대를 반사회 범죄로 규정해 대응해 온 것입니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잭 레빈 교수는 동물학대 범죄 수감자가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살인과 강간 등 흉악 범죄를 최고 5배까지 더 많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잭 레빈/노스이스턴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인간을 상대로 한 폭력과 동물학대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동물학대를 통해 인간에 대한 폭력 범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 미국에선 동물학대에 관용적이었지만 끔찍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중범죄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제이슨 브라운 사건이 그 중 하나입니다.

28살 제이슨 브라운은 반려동물 7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혐의로 네바다 주 법원으로부터 징역 28년형을 받았습니다.

1마리당 최고 4년씩 선고된 것입니다.

[낸시 레이니/미국동물복지협회 : " 가해자가 한건의 범죄라고 주장해도 강아지 50마리·고양이 10마리·말 5마리 각각에 대해 기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92%가 동물학대 처벌 강화에 찬성하고 있지만 동물학대를 목격했을 때에는 그냥 지나치겠다는 응답이 말리겠다는 응답보다 높았습니다.

[서국화/변호사/동물권연구 변호사단체 : "반려동물에 대한 식용문화가 있는 상태에서 동물학대와 죽이는 행위가 굉장히 위험한 행위인데도 위험성을 낮게 판단하게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 행위자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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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학대는 반사회 범죄”
    • 입력 2019-06-04 21:24:03
    • 수정2019-06-04 22: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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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학대 행위가 사람을 상대로 한 폭력적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미국에선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미 동물학대를 반사회범죄로 엄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죠.

김동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를 경악케 했던 연쇄 살인범들.

이들에겐 유년기 동물학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연쇄 살인, 성격이 전혀 다른 범죄 같지만 두 범죄 모두 약자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 FBI는 이 점에 착안해 지난 2015년부터 동물학대 범죄자들의 범죄 기록을 수집해 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에이미 블래셔/FBI 범죄정보 담당자 : "FBI는 동물학대가 폭력적 범죄를 예측하게 해주는 '조기 지표(Early Indicator)'가 된다고 믿습니다. 이 사안을 전국의 법 집행 기관들과 함께 모여 논의했습니다."]

전체 가구의 68%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미국에서는, 일찌기 동물학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이 때문에 FBI도 동물학대를 반사회 범죄로 규정해 대응해 온 것입니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잭 레빈 교수는 동물학대 범죄 수감자가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살인과 강간 등 흉악 범죄를 최고 5배까지 더 많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잭 레빈/노스이스턴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인간을 상대로 한 폭력과 동물학대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동물학대를 통해 인간에 대한 폭력 범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 미국에선 동물학대에 관용적이었지만 끔찍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중범죄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제이슨 브라운 사건이 그 중 하나입니다.

28살 제이슨 브라운은 반려동물 7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혐의로 네바다 주 법원으로부터 징역 28년형을 받았습니다.

1마리당 최고 4년씩 선고된 것입니다.

[낸시 레이니/미국동물복지협회 : " 가해자가 한건의 범죄라고 주장해도 강아지 50마리·고양이 10마리·말 5마리 각각에 대해 기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92%가 동물학대 처벌 강화에 찬성하고 있지만 동물학대를 목격했을 때에는 그냥 지나치겠다는 응답이 말리겠다는 응답보다 높았습니다.

[서국화/변호사/동물권연구 변호사단체 : "반려동물에 대한 식용문화가 있는 상태에서 동물학대와 죽이는 행위가 굉장히 위험한 행위인데도 위험성을 낮게 판단하게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 행위자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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