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뇌종양 노동자 한혜경 씨, 10년 만에 산재 인정

입력 2019.06.05 (19:14) 수정 2019.06.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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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 LCD 공장 유해물질 때문에 뇌종양에 걸렸다고 주장해온 한혜경 씨가 10년 만에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동안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산재가 아니라던 근로복지공단은 자신들이 틀렸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해 평생을 보내야 하는 한혜경 씨는 당연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왜 이리 오래 걸렸느냐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혜경 씨는 17살부터 6년 가까이 삼성전자 기흥공장 LCD 라인에서 일했습니다.

27살에 뇌종양에 걸려 수술을 받고 목숨은 건졌습니다.

하지만 시각과 언어, 행동 장애가 남았습니다.

[한혜경/전 삼성전자 노동자 :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죠. 아파서 미치겠어요. 아주 막 터질 것 같아요."]

한 씨는 2009년 처음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 뒤 6번이나 더 신청했지만 산재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의학적 연구가 부족하고 유해물질의 위험성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소송을 내 대법원까지 갔지만 역시 패소했습니다.

한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8번째 산재 신청을 했고 지난 4월 마침내 인정을 받았습니다.

한 씨가 납과 주석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고, 90년대 안전 기준이 낙후됐던 점, 최근의 유사 질병 사례 등을 고려해 산업재해를 인정한 겁니다.

산재 신청 10년 만입니다.

특히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산재 판정과 재신청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조승규/반올림 활동가(노무사) : "유해 물질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너무나 사회적 지식이 부족했고 그래서 아마 (과거에) 편협한 판정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인권단체 반올림을 통해 반도체와 LCD 등 전자산업 직업병 산재를 신청한 사람은 142명, 54명이 산재를 인정받았고 47명은 심사와 소송 중입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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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D 뇌종양 노동자 한혜경 씨, 10년 만에 산재 인정
    • 입력 2019-06-05 19:18:48
    • 수정2019-06-05 1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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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 LCD 공장 유해물질 때문에 뇌종양에 걸렸다고 주장해온 한혜경 씨가 10년 만에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동안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산재가 아니라던 근로복지공단은 자신들이 틀렸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해 평생을 보내야 하는 한혜경 씨는 당연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왜 이리 오래 걸렸느냐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혜경 씨는 17살부터 6년 가까이 삼성전자 기흥공장 LCD 라인에서 일했습니다.

27살에 뇌종양에 걸려 수술을 받고 목숨은 건졌습니다.

하지만 시각과 언어, 행동 장애가 남았습니다.

[한혜경/전 삼성전자 노동자 :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죠. 아파서 미치겠어요. 아주 막 터질 것 같아요."]

한 씨는 2009년 처음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 뒤 6번이나 더 신청했지만 산재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의학적 연구가 부족하고 유해물질의 위험성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소송을 내 대법원까지 갔지만 역시 패소했습니다.

한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8번째 산재 신청을 했고 지난 4월 마침내 인정을 받았습니다.

한 씨가 납과 주석 등 유해물질에 노출됐고, 90년대 안전 기준이 낙후됐던 점, 최근의 유사 질병 사례 등을 고려해 산업재해를 인정한 겁니다.

산재 신청 10년 만입니다.

특히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산재 판정과 재신청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조승규/반올림 활동가(노무사) : "유해 물질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너무나 사회적 지식이 부족했고 그래서 아마 (과거에) 편협한 판정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인권단체 반올림을 통해 반도체와 LCD 등 전자산업 직업병 산재를 신청한 사람은 142명, 54명이 산재를 인정받았고 47명은 심사와 소송 중입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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