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주먹질” 세브란스 교수에 탄원서

입력 2019.06.06 (06:39) 수정 2019.06.0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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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화에 대해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세브란스 병원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휘둘러오다 이를 참다못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 측에 탄원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사회부 이슈팀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들입니다.

저마다 산부인과 A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을 취재진에게 털어놓습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회진 도는데 맘에 안 드시면 휴대폰으로 확 손을 내리쳐가지고 멍들기도 하고, 수술방에서 주먹으로 치시고. (주먹으로요?) ......"]

[전공의/음성변조 : "저도 수술방 들어갔을 때 머리를 많이 맞고 그랬었거든요. 손으로 이제 머리를 때리죠. 그게 저만이 아니고..."]

폭행도 참기 힘들었지만 인격마저 짓밟는 폭언을 들었을 땐 상처가 더욱 오래 남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너는 앞으로 전화할 때 '바보 누구누구라고 해라' (해서) '저는 바보 누구입니다'라고 한적도 있고. 작년에 졸업했던 선배님 중에서도 계셨고."]

출신 학교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머릿속에 뭐가 들었냐, 제대로 못 배운 게 지방대라서 그런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도 얘기하시고..."]

A 교수의 폭행과 폭언은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2015년엔 수술 도중 A 교수로부터 수술 도구로 폭행을 당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긴급 교수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 전공의/음성변조 : "그 교수님 수술 처음 들어가 보는 상황이었으며, 어시스트는 미흡하였고, 때문에 수술 시간 동안 수술 기구들로 왼손을 지속적으로 수차례씩 맞았습니다."]

회의 결과 피해를 입은 전공의에게 사과하라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A 교수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세대 측은 A 교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급기야 최근엔 전공의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A교수가 자신이 맡아야 할 환자의 진료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일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야 미친, 너 제정신이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면서 자기는 그 산모를 볼 생각이 없으니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켜라... 저희가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다른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12명 전원이 최근 학교에 집단 탄원서를 냈습니다.

A 교수는 교육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강하게 질책을 했을 뿐이라며 폭행이나 폭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A 교수/음성변조 : "상대방이 폭언으로 받아들이면 폭언이 되는 거고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중에 따져봐야 될 문제고. 교수는 심한 질책을 한 건데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자존감을 상하는 폭언이다. 그거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거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측은 우선 A교수와 4년 차 전공의 전원을 수련 과정에서 만나는 일이 없도록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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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실에서 주먹질” 세브란스 교수에 탄원서
    • 입력 2019-06-06 06:42:59
    • 수정2019-06-06 07: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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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화에 대해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세브란스 병원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휘둘러오다 이를 참다못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 측에 탄원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사회부 이슈팀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들입니다.

저마다 산부인과 A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을 취재진에게 털어놓습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회진 도는데 맘에 안 드시면 휴대폰으로 확 손을 내리쳐가지고 멍들기도 하고, 수술방에서 주먹으로 치시고. (주먹으로요?) ......"]

[전공의/음성변조 : "저도 수술방 들어갔을 때 머리를 많이 맞고 그랬었거든요. 손으로 이제 머리를 때리죠. 그게 저만이 아니고..."]

폭행도 참기 힘들었지만 인격마저 짓밟는 폭언을 들었을 땐 상처가 더욱 오래 남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너는 앞으로 전화할 때 '바보 누구누구라고 해라' (해서) '저는 바보 누구입니다'라고 한적도 있고. 작년에 졸업했던 선배님 중에서도 계셨고."]

출신 학교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머릿속에 뭐가 들었냐, 제대로 못 배운 게 지방대라서 그런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도 얘기하시고..."]

A 교수의 폭행과 폭언은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2015년엔 수술 도중 A 교수로부터 수술 도구로 폭행을 당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긴급 교수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 전공의/음성변조 : "그 교수님 수술 처음 들어가 보는 상황이었으며, 어시스트는 미흡하였고, 때문에 수술 시간 동안 수술 기구들로 왼손을 지속적으로 수차례씩 맞았습니다."]

회의 결과 피해를 입은 전공의에게 사과하라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A 교수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세대 측은 A 교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급기야 최근엔 전공의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A교수가 자신이 맡아야 할 환자의 진료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일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전공의/음성변조 : "'야 미친, 너 제정신이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면서 자기는 그 산모를 볼 생각이 없으니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켜라... 저희가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다른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12명 전원이 최근 학교에 집단 탄원서를 냈습니다.

A 교수는 교육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강하게 질책을 했을 뿐이라며 폭행이나 폭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A 교수/음성변조 : "상대방이 폭언으로 받아들이면 폭언이 되는 거고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중에 따져봐야 될 문제고. 교수는 심한 질책을 한 건데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자존감을 상하는 폭언이다. 그거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거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측은 우선 A교수와 4년 차 전공의 전원을 수련 과정에서 만나는 일이 없도록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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