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승자들 추념식 참석한 패전국 총리

입력 2019.06.06 (06:47) 수정 2019.06.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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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대전 독일을 패퇴시키는 결정적 작전중 하나인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이 영국에서 있었습니다.

상륙작전에 참여한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자리에는 패전국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있었습니다.

함께하기 어려울 법도 한 자리지만 메르켈 총리는 노르망디 작전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워싱턴 김웅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75년 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발진기지인 영국 포츠머스에 참여국 정상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산화한 장병들을 추모했습니다.

[엘리자베스/영국 여왕 : "많은 장병들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생명을 바친 장병들의 용기와 희생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나서 독일 점령군에 맞선 레지스탕스 대원의 유서처럼 남겨진 편지를 읽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레지스탕스 요원 편지 낭독 : "아듀! 죽음이 나에게 손짓합니다. 눈을 감기도 내 몸이 뻣뻣해지기도 원치 않지만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키스를 보내야겠네요. 죽음을 앞두고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나의 키스를 보냅니다. 프랑스여 영원하라!"]

연단에서 이렇게 노르망디 상륙작전 참여국 정상들의 추모가 이어지는 동안 연설없이 듣고만 있는 한 사람, 바로 메르켈 독일 총립니다.

노르망디 상륙이 있은 뒤 10년 후 태어난 메르켈 총리는 패전국 독일을 대표해 자리했습니다.

세월이 지났다해도 승자들의 추모자리에 패전국 총리가 참석하기가 쉽지않아 보이지만, 끊임없이 과거를 반성해온 독일이라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노르망디상륙작전은) 독일에 나치로부터 자유를 찾아 준 특별하고 전례 없는 작전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수많은 장병의 희생,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전으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면서 유럽의 통합과 화해가 이뤄졌고, 70년 이상 지속된 평화의 질서가 만들어졌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전쟁에 졌지만 독일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유럽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자기 조국을 패퇴시킨 승자들의 기념식도 마다않는 그들의 진정성있는 반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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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AY 승자들 추념식 참석한 패전국 총리
    • 입력 2019-06-06 06:47:10
    • 수정2019-06-06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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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대전 독일을 패퇴시키는 결정적 작전중 하나인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이 영국에서 있었습니다.

상륙작전에 참여한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자리에는 패전국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있었습니다.

함께하기 어려울 법도 한 자리지만 메르켈 총리는 노르망디 작전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워싱턴 김웅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75년 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발진기지인 영국 포츠머스에 참여국 정상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산화한 장병들을 추모했습니다.

[엘리자베스/영국 여왕 : "많은 장병들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생명을 바친 장병들의 용기와 희생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나서 독일 점령군에 맞선 레지스탕스 대원의 유서처럼 남겨진 편지를 읽었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레지스탕스 요원 편지 낭독 : "아듀! 죽음이 나에게 손짓합니다. 눈을 감기도 내 몸이 뻣뻣해지기도 원치 않지만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키스를 보내야겠네요. 죽음을 앞두고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나의 키스를 보냅니다. 프랑스여 영원하라!"]

연단에서 이렇게 노르망디 상륙작전 참여국 정상들의 추모가 이어지는 동안 연설없이 듣고만 있는 한 사람, 바로 메르켈 독일 총립니다.

노르망디 상륙이 있은 뒤 10년 후 태어난 메르켈 총리는 패전국 독일을 대표해 자리했습니다.

세월이 지났다해도 승자들의 추모자리에 패전국 총리가 참석하기가 쉽지않아 보이지만, 끊임없이 과거를 반성해온 독일이라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노르망디상륙작전은) 독일에 나치로부터 자유를 찾아 준 특별하고 전례 없는 작전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수많은 장병의 희생,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전으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면서 유럽의 통합과 화해가 이뤄졌고, 70년 이상 지속된 평화의 질서가 만들어졌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전쟁에 졌지만 독일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유럽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자기 조국을 패퇴시킨 승자들의 기념식도 마다않는 그들의 진정성있는 반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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