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1983…36년 만에 4강 신화

입력 2019.06.10 (08:08) 수정 2019.06.24 (09: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는 축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전후반 2대2 연장전 한 골씩 추가해 3대3 승부차기 3대2.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이 이어진 명승부였습니다.

주인공은 한국 축구의 미래,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입니다.

'머리털 나고 이런 축구는 처음이다' 네티즌 반응처럼 극적인 요소를 다 갖춘 경기였는데, 주요 장면부터 보시고 소식 이어가겠습니다.

방금 보신 마지막 승부차기가 최대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맨 처음 두 명이 실패할 때만 해도 이거 어쩌나 했는데 결국 승부를 뒤집었습니다.

다시 한 번 보실까요?

한국은 1번, 2번 키커가 연달아 실축하며 고개를 숙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3, 4번 키커가 연속으로 골을 성공시켰고, 이번엔 세네갈의 실축과 한국 골키퍼 이광연의 그림 같은 선방이 이어졌습니다.

승부는 순식간에 2-2로 대등해졌습니다.

정점은 마지막 키커인 오세훈, 오른쪽 골문으로 강하게 찬 공이 세네갈 골키퍼에게 막힌 겁니다.

하지만 이 때 비디오 판독이 선언됩니다.

오세훈의 킥 직전에 골라인을 먼너 뛰어나온 골키퍼의 모습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천금 같은 기회는 골로 연결됐고 마지막 세네갈 키커의 공은 힘없이 공중으로 향했습니다.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이뤄낸 순간입니다.

지난 1983년 대선배들이 이룬 영광을 그들의 어린 후배들이 재현했습니다.

우승권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던 한국이 이변을 일으킨데는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강인입니다.

연장전까지 나온 세 골 모두 이강인 선수의 발에서 시작됐습니다.

혹시 이 모습 기억나시나요?

2007년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6살 꼬마 이강인입니다.

일찍부터 이 선수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습니다.

["아, 이강인 선수 슛팅이 첫 골이 됐어요. 슛돌이 3기 첫골!"]

열 살 때인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축구 유학을 시작했습니다.

[이강인/2011년 발렌시아 : "TV에서 보던 선수를 직접 보니 신기했어요. 그 선수들과 같이 경기하고 싶어요."]

이번 무대로 4강 신화의 주역이 된 이강인은 정작 공을 다른 이에게 돌립니다.

바로 대표팀 정정용 감독입니다.

사실 정 감독에게는 물음표가 따라다녔습니다.

경험 부족, 국가 대표 경력이 없는 그에게 늘 제기돼 온 우려였습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일.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유소년 감독을 오래 해 어린선수들의 심리를 다루는데 능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런 심리 파악에 기초한 절묘한 용병술이 통했습니다.

전반에 잔뜩 움츠렸다가 후반에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띄우는 전술로 죽음의 조를 한단계씩 헤쳐나왔습니다.

그래서 그의 전술엔 '말벌 축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한 뒤 강력한 독침 한 방으로 제압하는 말벌의 공격법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선수들은 이런 그에게 '제갈용'이라는 별명을 선사했습니다.

[정정용/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꾸역꾸역 (올라가는) 팀'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팀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감독 그리고 선수들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바로 이 분, 심판이죠.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때마다 두근두근했는데요.

대표팀은 후반 연이은 비디오 판독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1대 0으로 뒤진 후반 15분, 비디오 판독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 골을 터트리며 환호했지만, 후반 27분에는 이재익의 핸드볼 반칙이 비디오 판독으로 발견돼 페널티킥을 허용했습니다.

후반 41분, 주심이 세네갈의 골을 선언한 상황에서는 세네갈의 핸드볼 반칙이 확인돼 골이 취소되면서 우리가 이득을 봤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승부차기에서도 비디오 판독은 결정적이었습니다.

무려 5번이나 실시된 비디오 판독 덕분에 다섯 번이나 득점 결과가 바뀌면서도 뒷말이 없는 승리가 됐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에콰도르입니다.

12일 새벽 3시 반입니다.

또 한 번 밤잠을 설칠 결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어게인1983…36년 만에 4강 신화
    • 입력 2019-06-10 08:11:27
    • 수정2019-06-24 09:09:39
    아침뉴스타임
오늘 친절한 뉴스는 축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전후반 2대2 연장전 한 골씩 추가해 3대3 승부차기 3대2.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이 이어진 명승부였습니다.

주인공은 한국 축구의 미래,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입니다.

'머리털 나고 이런 축구는 처음이다' 네티즌 반응처럼 극적인 요소를 다 갖춘 경기였는데, 주요 장면부터 보시고 소식 이어가겠습니다.

방금 보신 마지막 승부차기가 최대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맨 처음 두 명이 실패할 때만 해도 이거 어쩌나 했는데 결국 승부를 뒤집었습니다.

다시 한 번 보실까요?

한국은 1번, 2번 키커가 연달아 실축하며 고개를 숙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3, 4번 키커가 연속으로 골을 성공시켰고, 이번엔 세네갈의 실축과 한국 골키퍼 이광연의 그림 같은 선방이 이어졌습니다.

승부는 순식간에 2-2로 대등해졌습니다.

정점은 마지막 키커인 오세훈, 오른쪽 골문으로 강하게 찬 공이 세네갈 골키퍼에게 막힌 겁니다.

하지만 이 때 비디오 판독이 선언됩니다.

오세훈의 킥 직전에 골라인을 먼너 뛰어나온 골키퍼의 모습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천금 같은 기회는 골로 연결됐고 마지막 세네갈 키커의 공은 힘없이 공중으로 향했습니다.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이뤄낸 순간입니다.

지난 1983년 대선배들이 이룬 영광을 그들의 어린 후배들이 재현했습니다.

우승권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던 한국이 이변을 일으킨데는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강인입니다.

연장전까지 나온 세 골 모두 이강인 선수의 발에서 시작됐습니다.

혹시 이 모습 기억나시나요?

2007년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6살 꼬마 이강인입니다.

일찍부터 이 선수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습니다.

["아, 이강인 선수 슛팅이 첫 골이 됐어요. 슛돌이 3기 첫골!"]

열 살 때인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축구 유학을 시작했습니다.

[이강인/2011년 발렌시아 : "TV에서 보던 선수를 직접 보니 신기했어요. 그 선수들과 같이 경기하고 싶어요."]

이번 무대로 4강 신화의 주역이 된 이강인은 정작 공을 다른 이에게 돌립니다.

바로 대표팀 정정용 감독입니다.

사실 정 감독에게는 물음표가 따라다녔습니다.

경험 부족, 국가 대표 경력이 없는 그에게 늘 제기돼 온 우려였습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일.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유소년 감독을 오래 해 어린선수들의 심리를 다루는데 능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런 심리 파악에 기초한 절묘한 용병술이 통했습니다.

전반에 잔뜩 움츠렸다가 후반에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띄우는 전술로 죽음의 조를 한단계씩 헤쳐나왔습니다.

그래서 그의 전술엔 '말벌 축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한 뒤 강력한 독침 한 방으로 제압하는 말벌의 공격법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선수들은 이런 그에게 '제갈용'이라는 별명을 선사했습니다.

[정정용/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꾸역꾸역 (올라가는) 팀'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팀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감독 그리고 선수들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바로 이 분, 심판이죠.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때마다 두근두근했는데요.

대표팀은 후반 연이은 비디오 판독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1대 0으로 뒤진 후반 15분, 비디오 판독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 골을 터트리며 환호했지만, 후반 27분에는 이재익의 핸드볼 반칙이 비디오 판독으로 발견돼 페널티킥을 허용했습니다.

후반 41분, 주심이 세네갈의 골을 선언한 상황에서는 세네갈의 핸드볼 반칙이 확인돼 골이 취소되면서 우리가 이득을 봤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승부차기에서도 비디오 판독은 결정적이었습니다.

무려 5번이나 실시된 비디오 판독 덕분에 다섯 번이나 득점 결과가 바뀌면서도 뒷말이 없는 승리가 됐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에콰도르입니다.

12일 새벽 3시 반입니다.

또 한 번 밤잠을 설칠 결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