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당 자주 간다”는 홍문종…친박신당 신호탄?

입력 2019.06.10 (18:53) 수정 2019.06.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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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유한국당 당가를 모릅니다. 그런데 애국당 당가는 매일 불러요. 저는 한국당 중앙당사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갑니다. 한국당 당 대표는 만날 선거할 때만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엔 띄엄띄엄 만나요. 조원진 대표는 어제도 만나고 그제도 만나고 계속 만나고 있어요. 제가 어디 당원입니까?"

지난 주말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한국당 소속 4선 의원인 홍문종 의원의 질문입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대한애국당"이라 답했습니다. 홍 의원은 이 대답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홍 의원은 "저도 이제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幾千) 명의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당과 함께 대한애국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홍 의원은 재차 자신이 어디 당원이냐고 물었고, 집회 참가자들이 "대한애국당"이라 답하자 이번에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발언에선 "한국당 의원들 면담해봤더니 용기가 없어 못 믿는다" "(황교안) 대표도 아주 답답해 죽겠다"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박지원 "친박신당 출범한다"…한국당 공천룰 영향?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친박 신당이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홍문종 의원의 대한애국당 입당 시사는 정치적으로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고 규정했습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찬성 의원을 절대 용서 안 하며 황교안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라며 "친박 신당이 출범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정 작업 중인 한국당의 새 공천룰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내년 총선 공천룰 개정작업을 총괄하는 한국당 신정치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와 2016년 총선 공천에서 후유증이 많았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문종(맨 왼쪽) 의원이 2017년 3월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황교안(맨 오른쪽)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홍문종(맨 왼쪽) 의원이 2017년 3월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황교안(맨 오른쪽)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홍준표 "탄핵 자유로운 사람 있나?"…신상진 "특정계파 불이익 없어"

이에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탄핵 책임론으로 내년 공천 물갈이를 한다고 한다"며 "지금 자유한국당 지도부, 국회의원 중에서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탄핵 책임론에 대해 신 위원장은 부인했습니다. 신 위원장은 9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들이 한국당 공천에서 탄핵 때 뭐 뭐, 지역별ㆍ선수별 뭐 뭐, 친박을 어쩌고저쩌고 전혀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로 소설을 쓰며 한국당을 시끄럽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며 "팩트를 잘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 위원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천룰은 정해지지도 않았다"면서 "20대 공천 과정에서 친박이든 비박이든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룰을 만들자는 것이지 특정 계파에 대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홍준표 페이스북

홍문종 "당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와서 당 주인 몰아내려 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던 당사자의 진의는 무엇이었을까요? 홍문종 의원은 10일 KBS와의 통화에서 "과거부터 한국당과 태극기 세력을 하나로 묶어야 21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 쓸데없이 혁신위에서 친박세력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탄핵 책임 물갈이론에 대해선 "당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와서 당 주인을 몰아내려는 것 아니냐"며 "그 상황을 볼 수 없고 외부에선 한국당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은 장군은 있지만, 군졸은 없는 사람들"이라며 "지지율 몇 퍼센트 올랐다고 해도 당 외부의 보수세력들은 한국당에 대해 굉장히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조만간 탈당을 선언할 것이냐는 질문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황교안 "당내 분열 없다"…조원진 "다른 의원들도 탈당 논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문종 의원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직접 듣지 못했다"면서 "진위를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다만 "당내 분열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홍문종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직접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본인이 결단할 문제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 내 다른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다른 여러 의원과 논의하고 있다며 나중에 그분들이 말씀하실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홍 의원은 아직 자신이 어디 당원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홍 의원의 탈당 시사가 실제로 이뤄질지, 나아가 친박 신당 신호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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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0 18:53:02
    • 수정2019-06-10 20:03:15
    취재K
"저는 자유한국당 당가를 모릅니다. 그런데 애국당 당가는 매일 불러요. 저는 한국당 중앙당사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갑니다. 한국당 당 대표는 만날 선거할 때만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엔 띄엄띄엄 만나요. 조원진 대표는 어제도 만나고 그제도 만나고 계속 만나고 있어요. 제가 어디 당원입니까?"

지난 주말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한국당 소속 4선 의원인 홍문종 의원의 질문입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대한애국당"이라 답했습니다. 홍 의원은 이 대답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홍 의원은 "저도 이제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幾千) 명의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당과 함께 대한애국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홍 의원은 재차 자신이 어디 당원이냐고 물었고, 집회 참가자들이 "대한애국당"이라 답하자 이번에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발언에선 "한국당 의원들 면담해봤더니 용기가 없어 못 믿는다" "(황교안) 대표도 아주 답답해 죽겠다"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박지원 "친박신당 출범한다"…한국당 공천룰 영향?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친박 신당이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홍문종 의원의 대한애국당 입당 시사는 정치적으로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고 규정했습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찬성 의원을 절대 용서 안 하며 황교안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라며 "친박 신당이 출범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정 작업 중인 한국당의 새 공천룰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내년 총선 공천룰 개정작업을 총괄하는 한국당 신정치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와 2016년 총선 공천에서 후유증이 많았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문종(맨 왼쪽) 의원이 2017년 3월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황교안(맨 오른쪽)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홍준표 "탄핵 자유로운 사람 있나?"…신상진 "특정계파 불이익 없어"

이에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탄핵 책임론으로 내년 공천 물갈이를 한다고 한다"며 "지금 자유한국당 지도부, 국회의원 중에서 박근혜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탄핵 책임론에 대해 신 위원장은 부인했습니다. 신 위원장은 9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들이 한국당 공천에서 탄핵 때 뭐 뭐, 지역별ㆍ선수별 뭐 뭐, 친박을 어쩌고저쩌고 전혀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로 소설을 쓰며 한국당을 시끄럽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며 "팩트를 잘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 위원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천룰은 정해지지도 않았다"면서 "20대 공천 과정에서 친박이든 비박이든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룰을 만들자는 것이지 특정 계파에 대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홍문종 "당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와서 당 주인 몰아내려 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던 당사자의 진의는 무엇이었을까요? 홍문종 의원은 10일 KBS와의 통화에서 "과거부터 한국당과 태극기 세력을 하나로 묶어야 21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 쓸데없이 혁신위에서 친박세력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탄핵 책임 물갈이론에 대해선 "당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와서 당 주인을 몰아내려는 것 아니냐"며 "그 상황을 볼 수 없고 외부에선 한국당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은 장군은 있지만, 군졸은 없는 사람들"이라며 "지지율 몇 퍼센트 올랐다고 해도 당 외부의 보수세력들은 한국당에 대해 굉장히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조만간 탈당을 선언할 것이냐는 질문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황교안 "당내 분열 없다"…조원진 "다른 의원들도 탈당 논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문종 의원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직접 듣지 못했다"면서 "진위를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다만 "당내 분열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홍문종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직접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본인이 결단할 문제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 내 다른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다른 여러 의원과 논의하고 있다며 나중에 그분들이 말씀하실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홍 의원은 아직 자신이 어디 당원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홍 의원의 탈당 시사가 실제로 이뤄질지, 나아가 친박 신당 신호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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