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위기 처한 ‘軍 신뢰’

입력 2019.06.21 (07:43) 수정 2019.06.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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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국가안보의 최후보루인 우리 군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 목선 귀순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총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여야 할 것 없이 군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국방장관도 뒤늦게 사과를 하고 자체 진상조사단도 꾸렸습니다. 하지만 육군과 해군, 해경의 3중 감시망이 무용지물이 되고 거짓말과 축소,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우리 군이 이 정도였냐는 탄식마저 나옵니다.

목선 귀순과정에서 드러난 핵심적인 문제점은 3가집니다. 첫째는 완전한 경계 실패입니다. 북한 선박은 귀순 전까지 57시간 동안이나 우리 작전구역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이때 육군 해안레이더와 열상 감시 장비, 해군의 P3C 초계기에 3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는 허위보고와 은폐의혹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 목선이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 구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해경은 이미 발견 장소가 삼척 항이고 민간인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전달한 상태였습니다. 또 파도높이가 2미터 정도여서 1.3미터 높이인 목선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기상청이 발표한 파고는 최대 0.5미터였습니다. 목선에 부착돼 있었던 GPS도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선 부대에서 허위 보고를 한 때문인지 군 당국이 축소은폐하려 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군 지휘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도 문제입니다. 국방부 장관은 사건발생 나흘이 지나 경계실패를 인정했고 닷새 만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목선 귀순은 우리 군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린 사건입니다. 경계실패도 모자라 안보관련 사안에 대한 축소,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군의 발표를 어찌 믿겠냐는 불신과 실망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계태세와 보고, 지휘 체계를 전면쇄신해 추락한 군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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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위기 처한 ‘軍 신뢰’
    • 입력 2019-06-21 08:03:25
    • 수정2019-06-21 08: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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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국가안보의 최후보루인 우리 군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 목선 귀순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총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여야 할 것 없이 군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국방장관도 뒤늦게 사과를 하고 자체 진상조사단도 꾸렸습니다. 하지만 육군과 해군, 해경의 3중 감시망이 무용지물이 되고 거짓말과 축소,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우리 군이 이 정도였냐는 탄식마저 나옵니다.

목선 귀순과정에서 드러난 핵심적인 문제점은 3가집니다. 첫째는 완전한 경계 실패입니다. 북한 선박은 귀순 전까지 57시간 동안이나 우리 작전구역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이때 육군 해안레이더와 열상 감시 장비, 해군의 P3C 초계기에 3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는 허위보고와 은폐의혹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 목선이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 구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해경은 이미 발견 장소가 삼척 항이고 민간인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전달한 상태였습니다. 또 파도높이가 2미터 정도여서 1.3미터 높이인 목선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기상청이 발표한 파고는 최대 0.5미터였습니다. 목선에 부착돼 있었던 GPS도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선 부대에서 허위 보고를 한 때문인지 군 당국이 축소은폐하려 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군 지휘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도 문제입니다. 국방부 장관은 사건발생 나흘이 지나 경계실패를 인정했고 닷새 만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목선 귀순은 우리 군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린 사건입니다. 경계실패도 모자라 안보관련 사안에 대한 축소,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군의 발표를 어찌 믿겠냐는 불신과 실망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계태세와 보고, 지휘 체계를 전면쇄신해 추락한 군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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