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몰린 軍가혹행위 피해자…출소 30년 만에 재심 청구
입력 2019.06.22 (21:24)
수정 2019.06.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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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주면 6.25전쟁 69주년이 됩니다.
전쟁 이후 한반도 분단 체제는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간첩조작 사건입니다.
50년전 간첩 혐의를 받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최근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출소한 지 이미 30년이나 지났지만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겠다는 건데요,
김채린 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969년 5월 2일 새벽 1시경에 부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당직 근무 중인 선임하사님이 불러서 가니까…."]
50년 전 그날, 24살 박상은 일병의 비극은 탄약고에 빨래를 널었다는 누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니라고 하자, 뒤따른 건 무차별적인 폭행.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시간 동안을 내가 (선임한테) 구타를 당했어요. 나는 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한테 했다 그러냐."]
참지 못한 박 씨는 탈영을 했고,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총을 목에다 대고 쏘려고 했는데... "막내야 막내야" 하는 망상이 들려가지고 내가 못 죽었습니다. 사실은…."]
마음을 고쳐먹은 박 씨는 부대로 복귀하다 길을 잃었고, 군인들에게 잡혀 보안대로 끌려갔습니다.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야, 이 새끼야, 네가 빨갱이 새끼니까 당연히 맞아도 싸다"라는 식으로... 막 패는 거예요. 세 사람이."]
그들이 내민 조서엔 박 씨가 월북을 계획한 '간첩'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고문과 협박 속에 강제로 찍힌 손도장.
박 씨의 20년 옥살이가 시작됐습니다.
1989년 출소, 그리고 어느덧 흘러간 30년.
하지만 억울함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지난해 두 아들의 권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이 사회 현실에 작은 양심이나마 우리가 한번 찾아보자. 우리 큰 아들이…."]
하지만 1심은 청구 기각.
2심에선 50년 전 귀대 중이던 박 씨를 처음 발견해 체포했다는 군인을 찾아내 법정 증언을 받아냈습니다.
[최○○/박 씨 사건 증인 : "검거는 안했다니까. 검거한 게 아니라니까. 나가 가지고 데리고 들어온 거지."]
새로운 증인과 함께 항소에 나선 박 씨,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재심이) 안 된다 하더라도요, 저는 정말 강하게 살려고요. 끝까지 살아서…. 꼭 나의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싶어요. 다시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다음주면 6.25전쟁 69주년이 됩니다.
전쟁 이후 한반도 분단 체제는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간첩조작 사건입니다.
50년전 간첩 혐의를 받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최근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출소한 지 이미 30년이나 지났지만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겠다는 건데요,
김채린 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969년 5월 2일 새벽 1시경에 부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당직 근무 중인 선임하사님이 불러서 가니까…."]
50년 전 그날, 24살 박상은 일병의 비극은 탄약고에 빨래를 널었다는 누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니라고 하자, 뒤따른 건 무차별적인 폭행.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시간 동안을 내가 (선임한테) 구타를 당했어요. 나는 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한테 했다 그러냐."]
참지 못한 박 씨는 탈영을 했고,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총을 목에다 대고 쏘려고 했는데... "막내야 막내야" 하는 망상이 들려가지고 내가 못 죽었습니다. 사실은…."]
마음을 고쳐먹은 박 씨는 부대로 복귀하다 길을 잃었고, 군인들에게 잡혀 보안대로 끌려갔습니다.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야, 이 새끼야, 네가 빨갱이 새끼니까 당연히 맞아도 싸다"라는 식으로... 막 패는 거예요. 세 사람이."]
그들이 내민 조서엔 박 씨가 월북을 계획한 '간첩'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고문과 협박 속에 강제로 찍힌 손도장.
박 씨의 20년 옥살이가 시작됐습니다.
1989년 출소, 그리고 어느덧 흘러간 30년.
하지만 억울함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지난해 두 아들의 권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이 사회 현실에 작은 양심이나마 우리가 한번 찾아보자. 우리 큰 아들이…."]
하지만 1심은 청구 기각.
2심에선 50년 전 귀대 중이던 박 씨를 처음 발견해 체포했다는 군인을 찾아내 법정 증언을 받아냈습니다.
[최○○/박 씨 사건 증인 : "검거는 안했다니까. 검거한 게 아니라니까. 나가 가지고 데리고 들어온 거지."]
새로운 증인과 함께 항소에 나선 박 씨,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재심이) 안 된다 하더라도요, 저는 정말 강하게 살려고요. 끝까지 살아서…. 꼭 나의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싶어요. 다시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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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6-22 2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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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면 6.25전쟁 69주년이 됩니다.
전쟁 이후 한반도 분단 체제는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간첩조작 사건입니다.
50년전 간첩 혐의를 받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최근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출소한 지 이미 30년이나 지났지만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겠다는 건데요,
김채린 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969년 5월 2일 새벽 1시경에 부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당직 근무 중인 선임하사님이 불러서 가니까…."]
50년 전 그날, 24살 박상은 일병의 비극은 탄약고에 빨래를 널었다는 누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니라고 하자, 뒤따른 건 무차별적인 폭행.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시간 동안을 내가 (선임한테) 구타를 당했어요. 나는 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한테 했다 그러냐."]
참지 못한 박 씨는 탈영을 했고,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총을 목에다 대고 쏘려고 했는데... "막내야 막내야" 하는 망상이 들려가지고 내가 못 죽었습니다. 사실은…."]
마음을 고쳐먹은 박 씨는 부대로 복귀하다 길을 잃었고, 군인들에게 잡혀 보안대로 끌려갔습니다.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야, 이 새끼야, 네가 빨갱이 새끼니까 당연히 맞아도 싸다"라는 식으로... 막 패는 거예요. 세 사람이."]
그들이 내민 조서엔 박 씨가 월북을 계획한 '간첩'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고문과 협박 속에 강제로 찍힌 손도장.
박 씨의 20년 옥살이가 시작됐습니다.
1989년 출소, 그리고 어느덧 흘러간 30년.
하지만 억울함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지난해 두 아들의 권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이 사회 현실에 작은 양심이나마 우리가 한번 찾아보자. 우리 큰 아들이…."]
하지만 1심은 청구 기각.
2심에선 50년 전 귀대 중이던 박 씨를 처음 발견해 체포했다는 군인을 찾아내 법정 증언을 받아냈습니다.
[최○○/박 씨 사건 증인 : "검거는 안했다니까. 검거한 게 아니라니까. 나가 가지고 데리고 들어온 거지."]
새로운 증인과 함께 항소에 나선 박 씨,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재심이) 안 된다 하더라도요, 저는 정말 강하게 살려고요. 끝까지 살아서…. 꼭 나의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싶어요. 다시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다음주면 6.25전쟁 69주년이 됩니다.
전쟁 이후 한반도 분단 체제는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간첩조작 사건입니다.
50년전 간첩 혐의를 받고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최근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출소한 지 이미 30년이나 지났지만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겠다는 건데요,
김채린 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969년 5월 2일 새벽 1시경에 부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당직 근무 중인 선임하사님이 불러서 가니까…."]
50년 전 그날, 24살 박상은 일병의 비극은 탄약고에 빨래를 널었다는 누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아니라고 하자, 뒤따른 건 무차별적인 폭행.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1시간 동안을 내가 (선임한테) 구타를 당했어요. 나는 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한테 했다 그러냐."]
참지 못한 박 씨는 탈영을 했고,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총을 목에다 대고 쏘려고 했는데... "막내야 막내야" 하는 망상이 들려가지고 내가 못 죽었습니다. 사실은…."]
마음을 고쳐먹은 박 씨는 부대로 복귀하다 길을 잃었고, 군인들에게 잡혀 보안대로 끌려갔습니다.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야, 이 새끼야, 네가 빨갱이 새끼니까 당연히 맞아도 싸다"라는 식으로... 막 패는 거예요. 세 사람이."]
그들이 내민 조서엔 박 씨가 월북을 계획한 '간첩'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고문과 협박 속에 강제로 찍힌 손도장.
박 씨의 20년 옥살이가 시작됐습니다.
1989년 출소, 그리고 어느덧 흘러간 30년.
하지만 억울함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지난해 두 아들의 권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이 사회 현실에 작은 양심이나마 우리가 한번 찾아보자. 우리 큰 아들이…."]
하지만 1심은 청구 기각.
2심에선 50년 전 귀대 중이던 박 씨를 처음 발견해 체포했다는 군인을 찾아내 법정 증언을 받아냈습니다.
[최○○/박 씨 사건 증인 : "검거는 안했다니까. 검거한 게 아니라니까. 나가 가지고 데리고 들어온 거지."]
새로운 증인과 함께 항소에 나선 박 씨,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박상은/72세·재심 청구 : "(재심이) 안 된다 하더라도요, 저는 정말 강하게 살려고요. 끝까지 살아서…. 꼭 나의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싶어요. 다시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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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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