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완전체’…황교안에 건넨 첫 마디는?

입력 2019.07.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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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첫째 주 월요일,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이 만나는 정례 회동 '초월회'. 7월의 첫 월요일인 오늘(1일)도 국회에서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랜만의 참석을 예고해서였을까요? 취재 열기는 이전보다 뜨거웠습니다.

"못 뵙고 당 대표 끝나는 줄" 이정미-황교안 사이 무거운 '침묵'

제일 먼저 귀빈식당에 입장한 건 정의당 이정미 대표였습니다. 그 뒤 곧바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들어섰습니다. 악수를 나누고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원탁에 앉은 두 대표. 이정미 대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님을 못 뵙고 제가 당 대표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전 초월회에서, "도무지 그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5당 대표 모임엔 참여해서 소통할 건 하고, 투쟁할 건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고 했던 각 당 대표들의 지적을 한 마디로 쏟아낸 듯한 발언이었습니다.

황 대표가 "(임기가) 언제까지냐"고 묻자, 이 대표는 "오는 13일"이라며 "다행히 마지막에 뵙게 됐다"고 답했고, 그 대화를 끝으로, 잇따라 터져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 너머 몇 분간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장외 투쟁'을 이유로, 초월회에 불참했던 황교안 대표를 향한 이정미 대표의 뼈있는 첫 마디였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애꿎은 취재진으로 눈을 돌려, "반갑습니다. 여러분, 넉 달 만에 왔습니다"라며 멋쩍게 웃고 말았습니다.


이정미 대표의 두 번째 일침은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 모두발언 때 이어졌습니다. 황교안 대표의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는 발언을 지적하고 나선 겁니다.

이 대표는, "황교안 대표님의 모두 발언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며, "국회 정상화에 아직도 전제 조건이 남아있나? 정상화 합의된 것 아니었나? 뭐가 남아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80일 동안, 아니 지난 20대 국회를 보면 '한 개 정당'이 반대하면 일을 할 수조차 없다"며 "역대 가장 비생산적인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표는 "대체 몇 번의 보이콧이 있었는지 이제는 셀 수조차 없을 지경"이라며, "어느 한 정당에만 책임을 돌리지는 않겠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에서 반복돼온 고질적인 모습"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비공개서 이어진 '2라운드'…"왜 관례 깨려고 하나"

마지막 초월회 참석인 만큼 '하고 싶은 말 다 하겠다'는 심정이었을까요? 이정미 대표는 이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취재진 없는 '2라운드'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정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당 대표들 간 회동 관련 얘기를 꺼내며, '3당 대표 회동 뒤 1:1 회동'을 주장하는 황교안 대표를 향해 항의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왜 자꾸 '3당', '3당' 하느냐", "청와대 회동은 원래 5당 대표 회동인데 그 관례를 왜 깨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는 겁니다.

황교안 대표는 기존 입장대로, "원내 교섭단체 중심으로 회동하는 것이 좋다"고 맞섰다고 하는데요. 결국,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중재에 나서면서 두 사람 간 대화는 끝이 났다고 합니다.


퇴장도 '따로따로'…뒷맛 '씁쓸'했던 초월회

황교안 대표는 예고했던 대로, 오찬 도중 식당에서 퇴장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정이 늦었다"며 백브리핑을 피했습니다.

황 대표는 그러나 초월회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초월회에서 국회가 서로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면이 많아 참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국회는 어느 한 당의 독주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어떤 당이 소외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지난달 황 대표는 초월회 불참 이유에 대해서 "한국당이 국회를 나와 힘든 떠돌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굽니까? 그분들이 결국 우리를 국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게 하신 것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오늘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다른 약속이 있어서 미리 모두발언만 하고 일어나겠다고 의장실에 미리 얘기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황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대해 "3당이냐 5당이냐 하는 문제를 당에 가서 의논해보겠다고 했다"며 "(황 대표가) 국회 남북회담은 좋다고 했는데, 모르죠, 한국당이 어떻게 나올지"라고 말했습니다.

모처럼 '완전체'로 모였지만 시작부터 밝지만은 않았던 초월회, 황교안 대표와 다른 대표들의 '따로따로' 퇴장에, 마무리까지 개운치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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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 달 만에 ‘완전체’…황교안에 건넨 첫 마디는?
    • 입력 2019-07-01 19:15:02
    취재K
매달 첫째 주 월요일,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이 만나는 정례 회동 '초월회'. 7월의 첫 월요일인 오늘(1일)도 국회에서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랜만의 참석을 예고해서였을까요? 취재 열기는 이전보다 뜨거웠습니다.

"못 뵙고 당 대표 끝나는 줄" 이정미-황교안 사이 무거운 '침묵'

제일 먼저 귀빈식당에 입장한 건 정의당 이정미 대표였습니다. 그 뒤 곧바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들어섰습니다. 악수를 나누고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원탁에 앉은 두 대표. 이정미 대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님을 못 뵙고 제가 당 대표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전 초월회에서, "도무지 그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5당 대표 모임엔 참여해서 소통할 건 하고, 투쟁할 건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고 했던 각 당 대표들의 지적을 한 마디로 쏟아낸 듯한 발언이었습니다.

황 대표가 "(임기가) 언제까지냐"고 묻자, 이 대표는 "오는 13일"이라며 "다행히 마지막에 뵙게 됐다"고 답했고, 그 대화를 끝으로, 잇따라 터져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 너머 몇 분간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장외 투쟁'을 이유로, 초월회에 불참했던 황교안 대표를 향한 이정미 대표의 뼈있는 첫 마디였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애꿎은 취재진으로 눈을 돌려, "반갑습니다. 여러분, 넉 달 만에 왔습니다"라며 멋쩍게 웃고 말았습니다.


이정미 대표의 두 번째 일침은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 모두발언 때 이어졌습니다. 황교안 대표의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는 발언을 지적하고 나선 겁니다.

이 대표는, "황교안 대표님의 모두 발언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며, "국회 정상화에 아직도 전제 조건이 남아있나? 정상화 합의된 것 아니었나? 뭐가 남아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80일 동안, 아니 지난 20대 국회를 보면 '한 개 정당'이 반대하면 일을 할 수조차 없다"며 "역대 가장 비생산적인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표는 "대체 몇 번의 보이콧이 있었는지 이제는 셀 수조차 없을 지경"이라며, "어느 한 정당에만 책임을 돌리지는 않겠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에서 반복돼온 고질적인 모습"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비공개서 이어진 '2라운드'…"왜 관례 깨려고 하나"

마지막 초월회 참석인 만큼 '하고 싶은 말 다 하겠다'는 심정이었을까요? 이정미 대표는 이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취재진 없는 '2라운드'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정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당 대표들 간 회동 관련 얘기를 꺼내며, '3당 대표 회동 뒤 1:1 회동'을 주장하는 황교안 대표를 향해 항의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왜 자꾸 '3당', '3당' 하느냐", "청와대 회동은 원래 5당 대표 회동인데 그 관례를 왜 깨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는 겁니다.

황교안 대표는 기존 입장대로, "원내 교섭단체 중심으로 회동하는 것이 좋다"고 맞섰다고 하는데요. 결국,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중재에 나서면서 두 사람 간 대화는 끝이 났다고 합니다.


퇴장도 '따로따로'…뒷맛 '씁쓸'했던 초월회

황교안 대표는 예고했던 대로, 오찬 도중 식당에서 퇴장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정이 늦었다"며 백브리핑을 피했습니다.

황 대표는 그러나 초월회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초월회에서 국회가 서로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면이 많아 참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국회는 어느 한 당의 독주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어떤 당이 소외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지난달 황 대표는 초월회 불참 이유에 대해서 "한국당이 국회를 나와 힘든 떠돌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굽니까? 그분들이 결국 우리를 국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게 하신 것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오늘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다른 약속이 있어서 미리 모두발언만 하고 일어나겠다고 의장실에 미리 얘기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황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대해 "3당이냐 5당이냐 하는 문제를 당에 가서 의논해보겠다고 했다"며 "(황 대표가) 국회 남북회담은 좋다고 했는데, 모르죠, 한국당이 어떻게 나올지"라고 말했습니다.

모처럼 '완전체'로 모였지만 시작부터 밝지만은 않았던 초월회, 황교안 대표와 다른 대표들의 '따로따로' 퇴장에, 마무리까지 개운치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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