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난민구조 독일선장 “석방”

입력 2019.07.04 (20:40) 수정 2019.07.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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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 이민자를 태운 난민구조선 선장이 지난달 이탈리아로 무단 입항했다가 체포됐는데요.

이탈리아 법원에서는 무단입항이라는 불법행위보다 난민의 생명을 구했다는데 무게를 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우선,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독일인 선장 카롤라 라케테 씨는 지난달 12일, 리비아 연안에서 표류하던 난민을 구조해서 자신의 배에 모두 태웠습니다.

가까운 이탈리아로 향했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영해 진입을 막으면서 충돌을 빚었죠.

난민 40명을 실은 '시워치 3호'는 폭염이 덮친 유럽 바다에서 2주간 떠돌아야 했고, 라케테 선장은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항구로 무단 입항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즉시 체포됐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탈리아를 비판하면서 자국인 선장의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하이코 마스/독일 외무장관 : "인명을 살리는 건 죄가 아닙니다. 인도주의적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보수파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라케테 선장을 '해적, 범죄자'라고 칭했고, 현지 언론은 라케테 선장이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라케테/독일인 난민구조선장 : "구조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이탈리아 법원이 밝혀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2일 라케테 선장이 생명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판결했습니다.

구금을 연장해달라는 검찰 요청을 거부하고 석방을 명령했는데요.

불법이민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라케테 선장을 돕겠다며 이달 2일 기준, 100만 유로, 약 13억 원 기금이 조성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43만 유로, 약 5억 원이 모였습니다.

[앵커]

법원에서 인도주의 판결을 내놓은 것과 별도로 람페두사 섬의 민심은 좋지 않다면서요?

[기자]

네, 중동과 아프리카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하면서 이탈리아 남부해안은 난민선 침몰사고, 난민들의 익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람페두사 섬은 이탈리아 영토지만 사실 튀니지, 리비아와 가깝습니다.

이 섬에서 배로 하루만 가면 이탈리아 본토에 닿고 인근 유럽국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난민들의 건널목이 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사고가 속출하면서 주민들이 난민수용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안드레/지역 어민 : "우리 정부가 항구에 못 들어오게 하면 들어오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는 강경 난민정책을 펼치면서 무단 입항하는 난민선에 최고 5만 유로, 6,500만원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만,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약 2,700명 난민이 남부 해역을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왔습니다.

[앵커]

EU의 난민정책 이슈에도 다시 불이 붙는 모습이죠?

[기자]

네, 이번 난민구조선 독일 선장의 체포 논란은 이탈리아와 이웃 유럽 국가들의 외교 문제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그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지중해 난민 문제로 다시 갈등을 빚게 됐는데요.

이탈리아 정부는 다른 EU 국가들에 난민 공동책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핀란드, 그리고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정부가 시워치 3호에 탑승했던 이주민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각국이 몇 명씩 데려갈지, 구체적 인도방식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 내린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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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난민구조 독일선장 “석방”
    • 입력 2019-07-04 20:44:15
    • 수정2019-07-04 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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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 이민자를 태운 난민구조선 선장이 지난달 이탈리아로 무단 입항했다가 체포됐는데요.

이탈리아 법원에서는 무단입항이라는 불법행위보다 난민의 생명을 구했다는데 무게를 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우선,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독일인 선장 카롤라 라케테 씨는 지난달 12일, 리비아 연안에서 표류하던 난민을 구조해서 자신의 배에 모두 태웠습니다.

가까운 이탈리아로 향했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영해 진입을 막으면서 충돌을 빚었죠.

난민 40명을 실은 '시워치 3호'는 폭염이 덮친 유럽 바다에서 2주간 떠돌아야 했고, 라케테 선장은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항구로 무단 입항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즉시 체포됐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탈리아를 비판하면서 자국인 선장의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하이코 마스/독일 외무장관 : "인명을 살리는 건 죄가 아닙니다. 인도주의적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보수파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라케테 선장을 '해적, 범죄자'라고 칭했고, 현지 언론은 라케테 선장이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라케테/독일인 난민구조선장 : "구조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이탈리아 법원이 밝혀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2일 라케테 선장이 생명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판결했습니다.

구금을 연장해달라는 검찰 요청을 거부하고 석방을 명령했는데요.

불법이민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라케테 선장을 돕겠다며 이달 2일 기준, 100만 유로, 약 13억 원 기금이 조성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43만 유로, 약 5억 원이 모였습니다.

[앵커]

법원에서 인도주의 판결을 내놓은 것과 별도로 람페두사 섬의 민심은 좋지 않다면서요?

[기자]

네, 중동과 아프리카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하면서 이탈리아 남부해안은 난민선 침몰사고, 난민들의 익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람페두사 섬은 이탈리아 영토지만 사실 튀니지, 리비아와 가깝습니다.

이 섬에서 배로 하루만 가면 이탈리아 본토에 닿고 인근 유럽국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난민들의 건널목이 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사고가 속출하면서 주민들이 난민수용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안드레/지역 어민 : "우리 정부가 항구에 못 들어오게 하면 들어오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는 강경 난민정책을 펼치면서 무단 입항하는 난민선에 최고 5만 유로, 6,500만원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만,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약 2,700명 난민이 남부 해역을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왔습니다.

[앵커]

EU의 난민정책 이슈에도 다시 불이 붙는 모습이죠?

[기자]

네, 이번 난민구조선 독일 선장의 체포 논란은 이탈리아와 이웃 유럽 국가들의 외교 문제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그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지중해 난민 문제로 다시 갈등을 빚게 됐는데요.

이탈리아 정부는 다른 EU 국가들에 난민 공동책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핀란드, 그리고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정부가 시워치 3호에 탑승했던 이주민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각국이 몇 명씩 데려갈지, 구체적 인도방식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 내린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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