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시설에서 균 검출…알고도 서류 조작해 생산 강행

입력 2019.07.11 (06:16) 수정 2019.07.1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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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품목 허가를 받고나서 생산을 시작한 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메디톡신을 제조하는 무균 작업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염원이 나왔는데, 메디톡스사는 생산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염된 사실을 속이기 위해 기록을 조작한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계속해서 박 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디톡신은 살아있는 특정 균에서 나오는 독소로 만든 약품입니다.

그래서 제조 시설은 철저한 무균상태여야 합니다.

실상은 달랐습니다.

생산 초기인 2006년 6월 한 달간 메디톡스사의 '무균 작업장'에 대한 청정도 시험 결괍니다.

동결건조 입구, 충전실, 캡핑실 등 곳곳에서 떠다니는 균들이 무균 기준치를 넘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제품 생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한 달 동안 만 2천여 병, 5만 명에게 시술할 수 있는 양을 생산했습니다.

[당시 직원/음성변조 :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드렸는데 물리적인 개선은 없었고 그냥 청소만 더해라. 너무 작은 공간에 기계들이 빡빡하게 채워져있었고 거기에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을 하다보니 사람이 제일 오염원이거든요."]

이런 상황은 그 뒤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듬해인 2007년 회사 내부 이메일입니다.

무균 작업장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주기적인 식약처의 실사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시험 성적서엔 시설이 청정한 것처럼 나와 있지만, 메모로 별첨한 실제 시험 결과는 기준치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 모든 내용은 회사 대표와 간부들에게 수시로 보고됐다고 합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 "윤리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고요 왜냐하면 본인들이 만들어 내는 의약품인데 의약품의 공정자체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면 안전하지가 않잖아요."]

메디톡스사는 보관 기한 7년이 지난 탓에 그 당시 문서가 없어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아있는 최근 자료로는 모든 의약품이 제조와 시험 기준에 적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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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균시설에서 균 검출…알고도 서류 조작해 생산 강행
    • 입력 2019-07-11 06:19:17
    • 수정2019-07-11 06:25:25
    뉴스광장 1부
[앵커]

품목 허가를 받고나서 생산을 시작한 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메디톡신을 제조하는 무균 작업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염원이 나왔는데, 메디톡스사는 생산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염된 사실을 속이기 위해 기록을 조작한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계속해서 박 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디톡신은 살아있는 특정 균에서 나오는 독소로 만든 약품입니다.

그래서 제조 시설은 철저한 무균상태여야 합니다.

실상은 달랐습니다.

생산 초기인 2006년 6월 한 달간 메디톡스사의 '무균 작업장'에 대한 청정도 시험 결괍니다.

동결건조 입구, 충전실, 캡핑실 등 곳곳에서 떠다니는 균들이 무균 기준치를 넘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제품 생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한 달 동안 만 2천여 병, 5만 명에게 시술할 수 있는 양을 생산했습니다.

[당시 직원/음성변조 :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드렸는데 물리적인 개선은 없었고 그냥 청소만 더해라. 너무 작은 공간에 기계들이 빡빡하게 채워져있었고 거기에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을 하다보니 사람이 제일 오염원이거든요."]

이런 상황은 그 뒤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듬해인 2007년 회사 내부 이메일입니다.

무균 작업장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주기적인 식약처의 실사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시험 성적서엔 시설이 청정한 것처럼 나와 있지만, 메모로 별첨한 실제 시험 결과는 기준치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 모든 내용은 회사 대표와 간부들에게 수시로 보고됐다고 합니다.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 "윤리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고요 왜냐하면 본인들이 만들어 내는 의약품인데 의약품의 공정자체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면 안전하지가 않잖아요."]

메디톡스사는 보관 기한 7년이 지난 탓에 그 당시 문서가 없어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아있는 최근 자료로는 모든 의약품이 제조와 시험 기준에 적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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