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화장실’ 대피기술 개발

입력 2019.07.15 (06:24) 수정 2019.07.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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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어디로 대피해야 할까요.

국내 연구진이 '화장실'에 대피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의 화염과 유독가스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어떤 원리인지 김수영 기자가 체험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일어난 화재.

4층에서 시작된 불이 38층 꼭대기까지 번지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건물 바깥이나 옥상으로 탈출하기 어려워 인명피해 위험이 큽니다.

국내 연구진이 손쉬운 대피처로 집 안의 '화장실'에 주목했습니다.

[박병직/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원 : "모든 건물에 1~2개 정도 무조건 설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려 했습니다."]

집안에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화재가 감지되자, 화장실 문 표면에 물이 흘러내립니다.

수막이 형성된 덕분에 표면 온도가 40도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30분이 지나도 문의 형태에 변화가 없습니다.

불길뿐 아니라 연기도 차단할 수 있을까.

환기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화장실 내부 압력이 외부보다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문틈 사이로 연기가 들어오지 않아, 질식 위험을 막을 수 있습니다.

버튼을 끄게 되니까 바로 이렇게 문틈을 따라서 흰색 연기가 계속 들어오는 게 보이실 겁니다.

이렇게 화장실에서 화마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시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많은 사회복지관 등 일부 건물에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원 : "화재가 난 이후에도 전기에 의한 사용이 가능하고요. 많은 피난 약자들과 요양시설에 있는 환자 같은 분들이 적용 대상이 되며..."]

건설기술연구원은 초고층 빌딩이 많은 홍콩 등 해외 주요 도시에도 기술을 수출한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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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화장실’ 대피기술 개발
    • 입력 2019-07-15 06:26:54
    • 수정2019-07-15 0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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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어디로 대피해야 할까요.

국내 연구진이 '화장실'에 대피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의 화염과 유독가스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어떤 원리인지 김수영 기자가 체험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일어난 화재.

4층에서 시작된 불이 38층 꼭대기까지 번지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건물 바깥이나 옥상으로 탈출하기 어려워 인명피해 위험이 큽니다.

국내 연구진이 손쉬운 대피처로 집 안의 '화장실'에 주목했습니다.

[박병직/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원 : "모든 건물에 1~2개 정도 무조건 설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려 했습니다."]

집안에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화재가 감지되자, 화장실 문 표면에 물이 흘러내립니다.

수막이 형성된 덕분에 표면 온도가 40도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30분이 지나도 문의 형태에 변화가 없습니다.

불길뿐 아니라 연기도 차단할 수 있을까.

환기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화장실 내부 압력이 외부보다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문틈 사이로 연기가 들어오지 않아, 질식 위험을 막을 수 있습니다.

버튼을 끄게 되니까 바로 이렇게 문틈을 따라서 흰색 연기가 계속 들어오는 게 보이실 겁니다.

이렇게 화장실에서 화마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시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많은 사회복지관 등 일부 건물에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원 : "화재가 난 이후에도 전기에 의한 사용이 가능하고요. 많은 피난 약자들과 요양시설에 있는 환자 같은 분들이 적용 대상이 되며..."]

건설기술연구원은 초고층 빌딩이 많은 홍콩 등 해외 주요 도시에도 기술을 수출한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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