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비행기 타는 게 부끄럽다”…그럼 어쩌나?

입력 2019.07.23 (10:47) 수정 2019.07.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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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요즘 유럽에서는 휴가 고민할 때 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는 이른바 '탄소발자국'을 세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방편으로 비행기를 안 타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북유럽을 돌아보는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 스웨덴의 한 가족.

각자 큰 배낭을 하나씩 등에 짊어지고 공항이 아닌 기차역에 서 있습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주변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쉴 수도 있고, 이동하면서 다른 것들을 할 수도 있죠."]

비행기를 타면 더 빨리,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을 텐데, 이 가족이 굳이 기차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이 문제는 제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죠. 그게 주된 목적입니다."]

피아 씨는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불고 있는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부끄러운 비행'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을 의미하는데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 운송 수단을 이용하자는 운동인데,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길 바라며 이번 여행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겁니다."]

유럽환경청의 발표로는, 비행기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이지만 기차는 14g에 불과합니다.

약 20배가량 차이가 나는데요.

[피아 비요스트란드 : "10년 전부터 기후변화 위기를 의식하고 있던 저조차도, 비행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비행기의 영향이 그렇게 큰 줄 몰랐죠."]

'비행의 부끄러움' 캠페인은 스웨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환경 운동을 하는 십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을 받은 스웨덴 시민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와 함께 이 캠페인을 알리게 된 건데요.

스웨덴 정부 발표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비행기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는 분석인데요.

[토베 런덜/스웨덴 기차 운행 사업 담당자 : "많은 사람이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톡홀름에서 예테보리까지 한 번 비행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이면, 기차로 4만 번쯤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달라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정부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난 9일,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내년부터 프랑스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환경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 2천 원에서 2만 4천 원 범위의 환경세를 부과해, 기차와 같은 다른 교통수단 발전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도 2021년부터 자국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승객 1인당 약 9천2백 원의 환경세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친환경적인 엔진 개발, 배출량 줄이기 약속 등 항공 산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라르스 안데르센/스칸디나비아항공 지속가능성 책임자 : "항공기는 아주 먼 거리를 빠르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비행기 이용을 멈추기 보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줄이는 방향으로 전환을 가속해야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행동 변화가 모이면, 사회를 바꾸고, 지구를 지키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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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3 10:52:53
    • 수정2019-07-23 11:05:05
    지구촌뉴스
[앵커]

여름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요즘 유럽에서는 휴가 고민할 때 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는 이른바 '탄소발자국'을 세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방편으로 비행기를 안 타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북유럽을 돌아보는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 스웨덴의 한 가족.

각자 큰 배낭을 하나씩 등에 짊어지고 공항이 아닌 기차역에 서 있습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주변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쉴 수도 있고, 이동하면서 다른 것들을 할 수도 있죠."]

비행기를 타면 더 빨리,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을 텐데, 이 가족이 굳이 기차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이 문제는 제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죠. 그게 주된 목적입니다."]

피아 씨는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불고 있는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부끄러운 비행'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을 의미하는데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 운송 수단을 이용하자는 운동인데,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피아 비요스트란드 :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길 바라며 이번 여행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겁니다."]

유럽환경청의 발표로는, 비행기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이지만 기차는 14g에 불과합니다.

약 20배가량 차이가 나는데요.

[피아 비요스트란드 : "10년 전부터 기후변화 위기를 의식하고 있던 저조차도, 비행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비행기의 영향이 그렇게 큰 줄 몰랐죠."]

'비행의 부끄러움' 캠페인은 스웨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습니다.

환경 운동을 하는 십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을 받은 스웨덴 시민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와 함께 이 캠페인을 알리게 된 건데요.

스웨덴 정부 발표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비행기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는 분석인데요.

[토베 런덜/스웨덴 기차 운행 사업 담당자 : "많은 사람이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톡홀름에서 예테보리까지 한 번 비행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이면, 기차로 4만 번쯤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달라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정부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난 9일,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내년부터 프랑스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환경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 2천 원에서 2만 4천 원 범위의 환경세를 부과해, 기차와 같은 다른 교통수단 발전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도 2021년부터 자국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승객 1인당 약 9천2백 원의 환경세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친환경적인 엔진 개발, 배출량 줄이기 약속 등 항공 산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라르스 안데르센/스칸디나비아항공 지속가능성 책임자 : "항공기는 아주 먼 거리를 빠르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비행기 이용을 멈추기 보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줄이는 방향으로 전환을 가속해야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행동 변화가 모이면, 사회를 바꾸고, 지구를 지키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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