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다시 ‘체르노빌’를 찾는 사람들…왜?

입력 2019.08.01 (10:48) 수정 2019.08.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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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드라마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최근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30년 넘게 아무도 찾지 않던 불모지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지구촌 인과 함께 가 보시죠.

[리포트]

원전 폭발 사고 이후 30년 넘게 버려진 땅으로 남아있었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서린 브레이슨/영국 관광객 : "(드라마를 통해) 이곳에서 어떤 것들을 보게 될지 미리 알 수 있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체르노빌'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실제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난 건데요.

드라마 '체르노빌'은 원전 폭발 이후 이를 은폐하려는 소련 당국과 그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소련 핵물리학자, 소방관과 군인, 광부들의 희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광업계는 올해 체르노빌 방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방사능 문제는 현재는 안전하다 여겨지지만, 일부 구간은 여전히 봉쇄돼 있어. 관광을 마무리하기 전 방사선 피폭 검사는 필수입니다.

체르노빌뿐 아니라 드라마의 촬영지를 둘러보는 관광상품들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구소련 시절 건물 구역, 드라마의 배경인 프리피야트 마을의 촬영지인데요.

[린 아담스/관광객 : "마치 드라마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매우 실감이 나요."]

도시를 둘러본 뒤엔 이그날리나 원자력 발전소로 향합니다.

드라마에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그려진 곳인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 갈아입고, 폐쇄된 원자로 아래 긴 복도를 따라 걷습니다.

도착한 곳은 긴급정지 단추, AZ5 버튼이 있는 중앙 통제 센터입니다.

[저기타 누바이신/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홍보 담당자 : "원자로 제어봉은 탄화붕소로 만들어졌습니다. 정확한 버튼을 누르면 제어봉이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폭발 직전 심하게 흔들리던 장면이 촬영된 원자로 홀도 직접 들어가 둘러볼 수 있는데요.

[오드리우스 카미에나스/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대표 :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방문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입니다."]

이그날리나 발전소는 체르노빌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원자력 발전소였습니다.

가정이긴 하지만, 체르노빌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피해는 훨씬 더 끔찍했을 거라고 하는데요.

발전소는 2009년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2천 명의 직원들이 폐기물 해체와 처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미하일 네프데예프/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수석 엔지니어 : "훌륭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일어난 비극이 더는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 리투아니아에서는 피해 복구를 위해 수천 명의 사람이 체르노빌로 보내졌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사망했는데, 생존자들은 이 드라마가 잊혀 가던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타나스 터시나스/체르노빌 생존자 : "드라마는 1986년 우리의 현실을 잘 담아내서 저의 오래전 기억들을 되살려 냈습니다. 여전히 살아있어 기쁩니다. 이번 기회로 정부가 생존자들을 더 잘 보살펴 주기를 희망합니다."]

체르노빌은 히로시마 원자 폭탄보다 400배 더 많은 방사선을 방출했습니다.

세계 보건기구는 체르노빌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이 60만 명에 이르고 피해 사망자 수는 최소 9천 명에서 많게는 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인류의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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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1 10:50:40
    • 수정2019-08-01 11:09:03
    지구촌뉴스
[앵커]

영화, 드라마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최근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30년 넘게 아무도 찾지 않던 불모지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지구촌 인과 함께 가 보시죠.

[리포트]

원전 폭발 사고 이후 30년 넘게 버려진 땅으로 남아있었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서린 브레이슨/영국 관광객 : "(드라마를 통해) 이곳에서 어떤 것들을 보게 될지 미리 알 수 있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체르노빌'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실제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난 건데요.

드라마 '체르노빌'은 원전 폭발 이후 이를 은폐하려는 소련 당국과 그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소련 핵물리학자, 소방관과 군인, 광부들의 희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광업계는 올해 체르노빌 방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방사능 문제는 현재는 안전하다 여겨지지만, 일부 구간은 여전히 봉쇄돼 있어. 관광을 마무리하기 전 방사선 피폭 검사는 필수입니다.

체르노빌뿐 아니라 드라마의 촬영지를 둘러보는 관광상품들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구소련 시절 건물 구역, 드라마의 배경인 프리피야트 마을의 촬영지인데요.

[린 아담스/관광객 : "마치 드라마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매우 실감이 나요."]

도시를 둘러본 뒤엔 이그날리나 원자력 발전소로 향합니다.

드라마에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그려진 곳인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 갈아입고, 폐쇄된 원자로 아래 긴 복도를 따라 걷습니다.

도착한 곳은 긴급정지 단추, AZ5 버튼이 있는 중앙 통제 센터입니다.

[저기타 누바이신/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홍보 담당자 : "원자로 제어봉은 탄화붕소로 만들어졌습니다. 정확한 버튼을 누르면 제어봉이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폭발 직전 심하게 흔들리던 장면이 촬영된 원자로 홀도 직접 들어가 둘러볼 수 있는데요.

[오드리우스 카미에나스/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대표 :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방문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입니다."]

이그날리나 발전소는 체르노빌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원자력 발전소였습니다.

가정이긴 하지만, 체르노빌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피해는 훨씬 더 끔찍했을 거라고 하는데요.

발전소는 2009년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2천 명의 직원들이 폐기물 해체와 처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미하일 네프데예프/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수석 엔지니어 : "훌륭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일어난 비극이 더는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 리투아니아에서는 피해 복구를 위해 수천 명의 사람이 체르노빌로 보내졌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사망했는데, 생존자들은 이 드라마가 잊혀 가던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타나스 터시나스/체르노빌 생존자 : "드라마는 1986년 우리의 현실을 잘 담아내서 저의 오래전 기억들을 되살려 냈습니다. 여전히 살아있어 기쁩니다. 이번 기회로 정부가 생존자들을 더 잘 보살펴 주기를 희망합니다."]

체르노빌은 히로시마 원자 폭탄보다 400배 더 많은 방사선을 방출했습니다.

세계 보건기구는 체르노빌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이 60만 명에 이르고 피해 사망자 수는 최소 9천 명에서 많게는 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인류의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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