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블랙박스, 내 차는 어땠을까…공항 사설주차대행 불법 기승

입력 2019.08.02 (07:22) 수정 2019.08.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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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가오는 주말에 인천공항 출도착 인원이 가장 많을 거라는데, 이번 보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불법 사설업체의 주차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을 피하긴커녕, 오히려 폭력까지 행사하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끼 차림으로 서성이는 사람들, 사설 주차업체 직원들입니다.

주차구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공식업체보다 더 편리하다며, 호객에 나섭니다.

[사설 주차대행 직원/음성변조 : "여기 맡기시면 돌아오시는 날에 나오는 (입국장) 문앞까지 차량을 갖다드리는 거예요."]

신혼여행길에 사설업체에 차를 맡겼던 윤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행거리가 100킬로미터나 늘어나 블랙박스를 봤더니, 누군가 차를 함부로 쓴 겁니다.

[윤OO/피해자/음성변조 : "완전 자기 차처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갖고 끌고 가더라고요. 돈은 돈대로 손님한테 받고, 차는 차대로 마음대로 쓰고…"]

주차장에 차를 제대로 댔는지 의심한 또다른 이용객, 블랙박스 기록이 싹 사라져있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주차 대행 이후) 제 차가 약간 이상해서 블랙박스 점검 받으러 갔더니 모든 자료가 삭제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체가 다."]

실태가 어떤지, 주차를 맡긴 차를 직접 따라가봤습니다.

어디에 주차하냐 묻자, 직원은 답을 얼버무립니다.

[사설 주차대행 직원/음성변조 : "장기주차장은 만차고요. 공항 땅 벗어나서 바로 거기니까 먼 건 아니예요."]

맡긴 차는 어떻게 될까.

과속방지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질주하는 차량.

["지금 (시속) 110㎞예요."]

신호 위반도 서슴지 않습니다.

15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문 닫은 식당 뒷편, 공터였습니다.

공항 주변 빈 땅이 사설업체가 세워둔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인천공항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한 염전입니다.

이런 곳에도 주차대행을 맡긴 차들이 방치돼 있는데요.

일부 차량은 문이 잠겨져있지 않아 도난 위험까지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차량을 급히 인도하다보니, 접촉 사고도 빈번합니다.

["정차 중인 차가 나오면서 지나가던 차량이랑 (그것도 사설이고?) 둘 다 사설이고요. (과속을 하니까. 빨리 갖다줘야 하니까.)"]

인천공항의 공식 주차대행 업체는 한곳 뿐, 나머지 50~60곳은 다 불법입니다.

["야, 왜 찍어, 어?"]

단속반이 바로 옆에서 영업을 제지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네가 뭔데 나오라마라야, 이 XX야."]

단속요원 멱살을 잡고 주먹까지 휘두르는데도, 강력한 처벌 수단은 없습니다.

[김종도/인천국제공항공사 교통서비스팀장 : "직접적인 행정적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설 주차대행을 근절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만 6천 건을 적발했지만, 단속을 비웃듯 오늘도 불법 영업은 진행중입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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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블랙박스, 내 차는 어땠을까…공항 사설주차대행 불법 기승
    • 입력 2019-08-02 07:28:36
    • 수정2019-08-02 07: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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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가오는 주말에 인천공항 출도착 인원이 가장 많을 거라는데, 이번 보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불법 사설업체의 주차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을 피하긴커녕, 오히려 폭력까지 행사하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끼 차림으로 서성이는 사람들, 사설 주차업체 직원들입니다.

주차구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공식업체보다 더 편리하다며, 호객에 나섭니다.

[사설 주차대행 직원/음성변조 : "여기 맡기시면 돌아오시는 날에 나오는 (입국장) 문앞까지 차량을 갖다드리는 거예요."]

신혼여행길에 사설업체에 차를 맡겼던 윤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행거리가 100킬로미터나 늘어나 블랙박스를 봤더니, 누군가 차를 함부로 쓴 겁니다.

[윤OO/피해자/음성변조 : "완전 자기 차처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갖고 끌고 가더라고요. 돈은 돈대로 손님한테 받고, 차는 차대로 마음대로 쓰고…"]

주차장에 차를 제대로 댔는지 의심한 또다른 이용객, 블랙박스 기록이 싹 사라져있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주차 대행 이후) 제 차가 약간 이상해서 블랙박스 점검 받으러 갔더니 모든 자료가 삭제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체가 다."]

실태가 어떤지, 주차를 맡긴 차를 직접 따라가봤습니다.

어디에 주차하냐 묻자, 직원은 답을 얼버무립니다.

[사설 주차대행 직원/음성변조 : "장기주차장은 만차고요. 공항 땅 벗어나서 바로 거기니까 먼 건 아니예요."]

맡긴 차는 어떻게 될까.

과속방지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질주하는 차량.

["지금 (시속) 110㎞예요."]

신호 위반도 서슴지 않습니다.

15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문 닫은 식당 뒷편, 공터였습니다.

공항 주변 빈 땅이 사설업체가 세워둔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인천공항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한 염전입니다.

이런 곳에도 주차대행을 맡긴 차들이 방치돼 있는데요.

일부 차량은 문이 잠겨져있지 않아 도난 위험까지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차량을 급히 인도하다보니, 접촉 사고도 빈번합니다.

["정차 중인 차가 나오면서 지나가던 차량이랑 (그것도 사설이고?) 둘 다 사설이고요. (과속을 하니까. 빨리 갖다줘야 하니까.)"]

인천공항의 공식 주차대행 업체는 한곳 뿐, 나머지 50~60곳은 다 불법입니다.

["야, 왜 찍어, 어?"]

단속반이 바로 옆에서 영업을 제지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네가 뭔데 나오라마라야, 이 XX야."]

단속요원 멱살을 잡고 주먹까지 휘두르는데도, 강력한 처벌 수단은 없습니다.

[김종도/인천국제공항공사 교통서비스팀장 : "직접적인 행정적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설 주차대행을 근절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만 6천 건을 적발했지만, 단속을 비웃듯 오늘도 불법 영업은 진행중입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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