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소녀상…일본 집요한 철거 압박, 왜?
입력 2019.08.05 (12:23)
수정 2019.08.0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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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 가지런한 단발머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입니다.
지금 이 소녀상이 있는 곳은 일본 나고야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중 하납니다.
지난 1일부터 일본 관람객들을 만나던 이 소녀가 지금은 하얀 임시벽에 가로막힌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주최측이 개막 사흘 만에 소녀상 전시를 돌연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중단한 이유에 대해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설명했습니다.
소녀상 전시에 항의하는 일본인들 위협이 심각했다는 것입니다.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고도 했습니다.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소녀상 전시는 중단하기로 했다는게 회견 요집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이 전시회의 부제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입니다.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은 기획전입니다.
소녀상은 그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끝내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되버렸습니다.
분위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개막 직후 나고야 시장은 “(소녀상 전시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 이라고 했고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예술제에 대한 보조금 교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돈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논란을 우려한 주최측이 '소셜미디어 투고 금지'란 안내문까지 붙였지만 일본 소셜미디어는 들끓었습니다.
개막일 한때 트위터에 이 전시회명 '아이치트리엔날레'를 검색하면 '아이치트리엔날레 위안부'가 자동 완성될 정도였습니다.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전시 기획자는 물론, 참가 작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작가,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죠 '검열에 반대한다'는 소식지와 함께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의 문화예술인 단체도 가세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전시 중단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이와사키/전시회 기획자 :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전시회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입니다. 전후 일본의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겁니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건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던 이날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놓였습니다.
이후 크기도, 모양도 조금씩 다른 소녀상들이 전국에 세워져 현재 대한민국에 총 112개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소녀상의 상징은 다양해요.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 평화를 위한 활동들, 그것을 기억하고 기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자..."]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상징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감추고 싶은 역사의 상징인만큼 이 소녀상이 일본에겐 눈엣가시였습니다.
보이는 족족 없애려고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2012년 부산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됐을 땐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도 했습니다.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과민한 반응은 자국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의 한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현지 일본대사관이 철거 공문을 보내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정화/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 : "(일본대사관 측에서) 소녀상 세워져 있으니까 철거를 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기념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연락이 와서..."]
'평화의 소녀상' 소녀의 등 뒤를 잠시 보실까요.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사과나 반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소녀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한이 서린 형상입니다.
지난 1월 김복동 할머니를 시작으로 어제 오전 또 한 명의 할머니까지 올들어서만 다섯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 상징이 된 가림막 속의 소녀상, 전시회는 오는 10월까지 계속되지만 그 때까지 이 곳을 지킬 수 있을진 현재로선 물음표가 붙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입니다.
지금 이 소녀상이 있는 곳은 일본 나고야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중 하납니다.
지난 1일부터 일본 관람객들을 만나던 이 소녀가 지금은 하얀 임시벽에 가로막힌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주최측이 개막 사흘 만에 소녀상 전시를 돌연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중단한 이유에 대해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설명했습니다.
소녀상 전시에 항의하는 일본인들 위협이 심각했다는 것입니다.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고도 했습니다.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소녀상 전시는 중단하기로 했다는게 회견 요집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이 전시회의 부제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입니다.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은 기획전입니다.
소녀상은 그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끝내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되버렸습니다.
분위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개막 직후 나고야 시장은 “(소녀상 전시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 이라고 했고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예술제에 대한 보조금 교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돈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논란을 우려한 주최측이 '소셜미디어 투고 금지'란 안내문까지 붙였지만 일본 소셜미디어는 들끓었습니다.
개막일 한때 트위터에 이 전시회명 '아이치트리엔날레'를 검색하면 '아이치트리엔날레 위안부'가 자동 완성될 정도였습니다.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전시 기획자는 물론, 참가 작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작가,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죠 '검열에 반대한다'는 소식지와 함께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의 문화예술인 단체도 가세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전시 중단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이와사키/전시회 기획자 :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전시회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입니다. 전후 일본의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겁니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건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던 이날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놓였습니다.
이후 크기도, 모양도 조금씩 다른 소녀상들이 전국에 세워져 현재 대한민국에 총 112개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소녀상의 상징은 다양해요.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 평화를 위한 활동들, 그것을 기억하고 기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자..."]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상징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감추고 싶은 역사의 상징인만큼 이 소녀상이 일본에겐 눈엣가시였습니다.
보이는 족족 없애려고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2012년 부산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됐을 땐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도 했습니다.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과민한 반응은 자국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의 한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현지 일본대사관이 철거 공문을 보내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정화/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 : "(일본대사관 측에서) 소녀상 세워져 있으니까 철거를 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기념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연락이 와서..."]
'평화의 소녀상' 소녀의 등 뒤를 잠시 보실까요.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사과나 반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소녀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한이 서린 형상입니다.
지난 1월 김복동 할머니를 시작으로 어제 오전 또 한 명의 할머니까지 올들어서만 다섯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 상징이 된 가림막 속의 소녀상, 전시회는 오는 10월까지 계속되지만 그 때까지 이 곳을 지킬 수 있을진 현재로선 물음표가 붙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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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8-05 12:24:57
- 수정2019-08-05 12:37:36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 가지런한 단발머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입니다.
지금 이 소녀상이 있는 곳은 일본 나고야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중 하납니다.
지난 1일부터 일본 관람객들을 만나던 이 소녀가 지금은 하얀 임시벽에 가로막힌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주최측이 개막 사흘 만에 소녀상 전시를 돌연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중단한 이유에 대해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설명했습니다.
소녀상 전시에 항의하는 일본인들 위협이 심각했다는 것입니다.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고도 했습니다.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소녀상 전시는 중단하기로 했다는게 회견 요집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이 전시회의 부제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입니다.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은 기획전입니다.
소녀상은 그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끝내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되버렸습니다.
분위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개막 직후 나고야 시장은 “(소녀상 전시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 이라고 했고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예술제에 대한 보조금 교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돈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논란을 우려한 주최측이 '소셜미디어 투고 금지'란 안내문까지 붙였지만 일본 소셜미디어는 들끓었습니다.
개막일 한때 트위터에 이 전시회명 '아이치트리엔날레'를 검색하면 '아이치트리엔날레 위안부'가 자동 완성될 정도였습니다.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전시 기획자는 물론, 참가 작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작가,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죠 '검열에 반대한다'는 소식지와 함께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의 문화예술인 단체도 가세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전시 중단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이와사키/전시회 기획자 :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전시회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입니다. 전후 일본의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겁니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건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던 이날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놓였습니다.
이후 크기도, 모양도 조금씩 다른 소녀상들이 전국에 세워져 현재 대한민국에 총 112개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소녀상의 상징은 다양해요.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 평화를 위한 활동들, 그것을 기억하고 기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자..."]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상징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감추고 싶은 역사의 상징인만큼 이 소녀상이 일본에겐 눈엣가시였습니다.
보이는 족족 없애려고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2012년 부산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됐을 땐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도 했습니다.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과민한 반응은 자국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의 한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현지 일본대사관이 철거 공문을 보내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정화/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 : "(일본대사관 측에서) 소녀상 세워져 있으니까 철거를 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기념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연락이 와서..."]
'평화의 소녀상' 소녀의 등 뒤를 잠시 보실까요.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사과나 반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소녀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한이 서린 형상입니다.
지난 1월 김복동 할머니를 시작으로 어제 오전 또 한 명의 할머니까지 올들어서만 다섯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 상징이 된 가림막 속의 소녀상, 전시회는 오는 10월까지 계속되지만 그 때까지 이 곳을 지킬 수 있을진 현재로선 물음표가 붙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입니다.
지금 이 소녀상이 있는 곳은 일본 나고야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중 하납니다.
지난 1일부터 일본 관람객들을 만나던 이 소녀가 지금은 하얀 임시벽에 가로막힌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주최측이 개막 사흘 만에 소녀상 전시를 돌연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중단한 이유에 대해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설명했습니다.
소녀상 전시에 항의하는 일본인들 위협이 심각했다는 것입니다.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고도 했습니다.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소녀상 전시는 중단하기로 했다는게 회견 요집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이 전시회의 부제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입니다.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은 기획전입니다.
소녀상은 그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끝내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셈이 되버렸습니다.
분위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개막 직후 나고야 시장은 “(소녀상 전시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 이라고 했고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예술제에 대한 보조금 교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돈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논란을 우려한 주최측이 '소셜미디어 투고 금지'란 안내문까지 붙였지만 일본 소셜미디어는 들끓었습니다.
개막일 한때 트위터에 이 전시회명 '아이치트리엔날레'를 검색하면 '아이치트리엔날레 위안부'가 자동 완성될 정도였습니다.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전시 기획자는 물론, 참가 작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작가,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죠 '검열에 반대한다'는 소식지와 함께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의 문화예술인 단체도 가세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전시 중단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이와사키/전시회 기획자 :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전시회를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입니다. 전후 일본의 최대 검열사건이 될 겁니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건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던 이날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놓였습니다.
이후 크기도, 모양도 조금씩 다른 소녀상들이 전국에 세워져 현재 대한민국에 총 112개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소녀상의 상징은 다양해요.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행동, 평화를 위한 활동들, 그것을 기억하고 기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자..."]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상징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감추고 싶은 역사의 상징인만큼 이 소녀상이 일본에겐 눈엣가시였습니다.
보이는 족족 없애려고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2012년 부산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됐을 땐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도 했습니다.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과민한 반응은 자국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의 한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되자 현지 일본대사관이 철거 공문을 보내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정화/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 : "(일본대사관 측에서) 소녀상 세워져 있으니까 철거를 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기념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연락이 와서..."]
'평화의 소녀상' 소녀의 등 뒤를 잠시 보실까요.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사과나 반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소녀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한이 서린 형상입니다.
지난 1월 김복동 할머니를 시작으로 어제 오전 또 한 명의 할머니까지 올들어서만 다섯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 상징이 된 가림막 속의 소녀상, 전시회는 오는 10월까지 계속되지만 그 때까지 이 곳을 지킬 수 있을진 현재로선 물음표가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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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기자 heey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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