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펠리컨 경제’ 되려면

입력 2019.08.06 (07:45) 수정 2019.08.0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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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중국 양쯔강 어부들은 이 새로도 물고기를 잡습니다. 날카로운 부리에서 보듯 물고기 잡는데는 선수인 가마우지입니다. 이 긴 목의 아랫쪽을 줄로 묶어 놓으면 잡는 족족 토해내니 어부 몫이 되는 거죠. 최근 일본의 소재부품 보복에 발목 잡힌 우리 경제를 빗대, '가마우지' 경제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반도체 등 제조업에서 우리가 아무리 세계적 위상을 가졌다 해도, 결국 일본의 소재 부품이라는 목줄에 매여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어제 이 목줄을 떼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른바, 소재부품의 탈일본을 선언하고, 종합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어제 대책을 발표한 주무 장관은 이제는 가마우지가 아니라 이 새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엄청나게 큰 부리주머니에 많은 물고기를 가져와서 새끼를 먹이는 펠리컨입니다. 소재 부품 분야를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주력으로 키우겠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6개 분야에서 100대 핵심 전략 부품 소재를 뽑아 1년에서 5년 안에 국내 공급을 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입국 다변화로 급한 불부터 끄고 연구개발과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 해당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 하도록 하는 등 다양하게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한국 경제가 '가마우지 경제'란 지적은 이미 30년 전에 일본 평론가가 했습니다. 지금껏 몰라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가마우지가 아닌 펠리컨 경제로 거듭나겠다는 정부의 결기는 좋습니다. 다만 부품 소재의 탈일본, 독립은 국가적 과학 기술 역량을 키워야 해결되는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결기나 구호 한두 번의 종합대책 만이 아니라 장기적 비전과 계획으로 뚝심 있고 일관되게 밀고가야 승부를 볼 수 있습니다. 펠리컨이 왕성하게 물고기를 잡듯이, 기업의 야성이 살아나고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책을 과감하게 전환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전화위복은 의욕이 아니라 의지의 열매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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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펠리컨 경제’ 되려면
    • 입력 2019-08-06 07:47:00
    • 수정2019-08-06 07: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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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중국 양쯔강 어부들은 이 새로도 물고기를 잡습니다. 날카로운 부리에서 보듯 물고기 잡는데는 선수인 가마우지입니다. 이 긴 목의 아랫쪽을 줄로 묶어 놓으면 잡는 족족 토해내니 어부 몫이 되는 거죠. 최근 일본의 소재부품 보복에 발목 잡힌 우리 경제를 빗대, '가마우지' 경제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반도체 등 제조업에서 우리가 아무리 세계적 위상을 가졌다 해도, 결국 일본의 소재 부품이라는 목줄에 매여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어제 이 목줄을 떼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른바, 소재부품의 탈일본을 선언하고, 종합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어제 대책을 발표한 주무 장관은 이제는 가마우지가 아니라 이 새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엄청나게 큰 부리주머니에 많은 물고기를 가져와서 새끼를 먹이는 펠리컨입니다. 소재 부품 분야를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주력으로 키우겠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6개 분야에서 100대 핵심 전략 부품 소재를 뽑아 1년에서 5년 안에 국내 공급을 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입국 다변화로 급한 불부터 끄고 연구개발과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 해당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 하도록 하는 등 다양하게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한국 경제가 '가마우지 경제'란 지적은 이미 30년 전에 일본 평론가가 했습니다. 지금껏 몰라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가마우지가 아닌 펠리컨 경제로 거듭나겠다는 정부의 결기는 좋습니다. 다만 부품 소재의 탈일본, 독립은 국가적 과학 기술 역량을 키워야 해결되는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결기나 구호 한두 번의 종합대책 만이 아니라 장기적 비전과 계획으로 뚝심 있고 일관되게 밀고가야 승부를 볼 수 있습니다. 펠리컨이 왕성하게 물고기를 잡듯이, 기업의 야성이 살아나고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책을 과감하게 전환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전화위복은 의욕이 아니라 의지의 열매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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