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멧돼지의 습격…과수원·옥수수밭 등 농경지 ‘쑥대밭’

입력 2019.08.06 (09:52) 수정 2019.08.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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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수확을 앞둔 농촌이 야생동물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커다란 멧돼지가 문제인데요.

멧돼지가 한 번 지나간 농경지는 폐허로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야음을 틈타 멧돼지가 과수원을 습격하는 장면, 배석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산중턱의 사과밭.

멧돼지가 어슬렁거립니다.

두 발로 나무를 세차게 흔들어대더니, 끝내는 나무를 통째로 부러뜨립니다.

순식간에 사과를 다 먹어치웁니다.

그래도 배가 안 찼는지 과수원을 다시 배회하더니 또다른 나무를 습격합니다.

이 과수원의 사과나무 100그루 가운데 부러진 나무만 40그루에 달하고, 서 있는 나무에도 사과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단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미섭/사과밭 주인 : "이건 진짜 험한 말로 쑥대밭을 만들어 놔 가지고. 기가 막힙니다."]

교실 두 칸 넓이 옥수수밭의 절반이 폐허로 변했습니다.

비닐 포장에 뻥뻥 뚫려 있는 구멍.

멧돼지 발로 할퀸 흔적입니다.

옥수수대는 짓이겨지고, 먹다 버린 옥수수는 밑둥만 남았습니다.

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렇게 울타리를 설치하고 멧돼지 퇴치 약품도 비치해 놨지만 멧돼지의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는 씨앗값도 못 건질 정도로 농작물 피해가 큽니다.

[민원식/옥수수밭 주인 : "짓밝고 막 먹고, 옆에 것도 다 헤집고."]

최근 3년 동안 멧돼지로 인한 전국의 농작물 피해액만 200억 원대에 이릅니다.

특히, 강원도, 충북, 경북처럼 산이 많은 곳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천적이 없는데다 자연 환경까지 좋아지면서,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영택/강원도 생태환경 담당 : "접경지역이라든지 산림지역이 많은 농가 이런 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서식 생태계가 양호하기 때문에..."]

수확을 앞둔 농경지에 잇따라 멧돼지가 출몰하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석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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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 멧돼지의 습격…과수원·옥수수밭 등 농경지 ‘쑥대밭’
    • 입력 2019-08-06 09:55:47
    • 수정2019-08-06 09: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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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수확을 앞둔 농촌이 야생동물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커다란 멧돼지가 문제인데요.

멧돼지가 한 번 지나간 농경지는 폐허로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야음을 틈타 멧돼지가 과수원을 습격하는 장면, 배석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산중턱의 사과밭.

멧돼지가 어슬렁거립니다.

두 발로 나무를 세차게 흔들어대더니, 끝내는 나무를 통째로 부러뜨립니다.

순식간에 사과를 다 먹어치웁니다.

그래도 배가 안 찼는지 과수원을 다시 배회하더니 또다른 나무를 습격합니다.

이 과수원의 사과나무 100그루 가운데 부러진 나무만 40그루에 달하고, 서 있는 나무에도 사과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단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미섭/사과밭 주인 : "이건 진짜 험한 말로 쑥대밭을 만들어 놔 가지고. 기가 막힙니다."]

교실 두 칸 넓이 옥수수밭의 절반이 폐허로 변했습니다.

비닐 포장에 뻥뻥 뚫려 있는 구멍.

멧돼지 발로 할퀸 흔적입니다.

옥수수대는 짓이겨지고, 먹다 버린 옥수수는 밑둥만 남았습니다.

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렇게 울타리를 설치하고 멧돼지 퇴치 약품도 비치해 놨지만 멧돼지의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는 씨앗값도 못 건질 정도로 농작물 피해가 큽니다.

[민원식/옥수수밭 주인 : "짓밝고 막 먹고, 옆에 것도 다 헤집고."]

최근 3년 동안 멧돼지로 인한 전국의 농작물 피해액만 200억 원대에 이릅니다.

특히, 강원도, 충북, 경북처럼 산이 많은 곳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천적이 없는데다 자연 환경까지 좋아지면서,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영택/강원도 생태환경 담당 : "접경지역이라든지 산림지역이 많은 농가 이런 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서식 생태계가 양호하기 때문에..."]

수확을 앞둔 농경지에 잇따라 멧돼지가 출몰하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석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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