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불똥…속앓이 사정은?

입력 2019.08.07 (12:43) 수정 2019.08.0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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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어느덧 한 달이 됐습니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본의 경제 보복.

보복이 아니라 도발이 맞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렇게 불매 운동이 장기화, 확산되면서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분들일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 중 하나죠. 더운 날씨에 4개에 만 원인 맥주 많이들 드실 텐데요.

대부분의 편의점에선 일본 맥주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잘 팔리지도 않고 행사도 안 하는데. 본사에서 행사를 다 빼버렸어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저는 (일본의 제재가) 곧바로 나오자마자 기분이 나빠서 뺐으니까. '왜 안 뺐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은 있는데 '왜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은 아직까진 없어요."]

과거 인기 품목에서 이제는 행사 품목에서도, 냉장고에서도 빠진 일본 맥주는 어디에 보관하고 있을까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장기화가 되면 저 뒤에 창고에 있는 맥주들은 다 폐기처분되는 거죠. 제가 다 그걸 떠안는 거죠."]

이번엔 일본식 라면을 파는 식당입니다.

맛집으로 소문나 평소에는 손님이 몰렸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단 뭐 매출만 봐서도 거의 한 30% 이상, 평일 30% 이상 주말은 거의 50% 이상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요."]

SNS 홍보에도 좀처럼 찾지 않는 손님으로 준비해 놓은 재료는 버리기 일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야채 같은 경우에는 좀 냄새가 날 수 있다 보니까 바로바로 버리고 저희 수프, 육수 같은 경우에도 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매출은 계속 적자 나고 재료도 계속 버리고 하다 보면 참 걱정이 많습니다. 요즘에."]

그렇다면, 손님들은 어떨까요?

간간히 들어온 손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식당 손님 : "약간 눈치도 보이긴 하는데 한국 식당이고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계시고 그래서 저는 괜찮다는 생각하고 들어왔어요."]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우리나라에서 난 재료를 쓰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끊기는 상황이 지금 현실입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솔직히 그냥 억울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희는 일본산 재료도 안 들어가는데 괜히 이미지가 일본식 라면이다 보니까 피해를 보는 것 같아요."]

간단한 안주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

유행을 타면서 최근 여기저기 많아졌는데, 역시 불매 운동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반 토막보다 더 심하죠. 지금은. 7월은 이제 완전 급격히 줄어든 상태고 이제 8월은 올라가야 하는데 8월도 주춤해있고요."]

이렇게 장사가 안되다 보니 아예 직원도 줄였다고 합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7월부터 직원들 다 내보내고 혼자 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드니까 적자를 줄여보려고..."]

특히, 타격이 큰 식당들이 있습니다.

아예 이름이 일본어로 된 식당인데요, 몇몇 프랜차이즈들은 한국 기업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본어 이름을 내건 한 초밥집은 최근 가게 이름을 바꿔야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제가 말띠라서 그래서 그냥 (일본어로) 하얀 말이라고 이름을 지어놓은 건데 이름을 (한글로) 하얀 말로 바꿔야 되나..."]

오해를 받으면서 아예 한국말로 풀어쓴 다음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문구까지 밖에 써놨을 정돕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타격이 좀 많이 큰 것 같고요. 많이 억울하죠. 제가 한국 사람이고 솔직히 일본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식으로 많이 바뀐 일본식 음식인데 인식이 좀 그렇다 보니까 속상합니다. 솔직히."]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불매운동까지 겹친 식당 업주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일본산 재료 들어가는 거 없으니까 괜히 막 들어오실 때 눈치 안 보셔도 되고 당당히 그냥 들어오셔서 식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불매 운동의 범위에 대해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도 이렇게 갈립니다.

[한웅/서울시 송파구 : "요즘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까 그래서 되도록 일본 브랜드 식당 같은 곳은 안 가려고 하는 편이죠."]

[이건희/경기도 고양시 : "일본 음식 체인점이라 그러더라도 그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고 그런 거는 많잖아요. 우리나라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체인점 같은 경우는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명확하지 않는 국적이나 지분관계의 경우나 단순 자영업자 등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들이 확산되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배정환/경기도 부천시 : "일본을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요리를 하고 그래서 돈을 벌려고 하는 건데, 자기 일인 건데 그것까지는 좀 지나친 것 아닌가. 너무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이승호/서울시 마포구 : "정치적인 일 때문에 양국 간의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은 짚어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 "불매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일본의 어떤 문화가 있거나 하는 것은 다 이렇게 기피해야 되는 걸로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다보니까 선의의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거죠. 소비자의 선택권은 누구의 침해도 받지 않고 자기 책임하에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권에 강요하거나 위협감을 주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달을 넘긴 일본제품 불매운동.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장기화에 대비해 선의의 피해자는 가려내는 냉정함과 신중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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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불똥…속앓이 사정은?
    • 입력 2019-08-07 12:49:59
    • 수정2019-08-07 12:56:54
    뉴스 12
[앵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어느덧 한 달이 됐습니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본의 경제 보복.

보복이 아니라 도발이 맞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렇게 불매 운동이 장기화, 확산되면서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분들일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 중 하나죠. 더운 날씨에 4개에 만 원인 맥주 많이들 드실 텐데요.

대부분의 편의점에선 일본 맥주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잘 팔리지도 않고 행사도 안 하는데. 본사에서 행사를 다 빼버렸어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저는 (일본의 제재가) 곧바로 나오자마자 기분이 나빠서 뺐으니까. '왜 안 뺐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은 있는데 '왜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은 아직까진 없어요."]

과거 인기 품목에서 이제는 행사 품목에서도, 냉장고에서도 빠진 일본 맥주는 어디에 보관하고 있을까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장기화가 되면 저 뒤에 창고에 있는 맥주들은 다 폐기처분되는 거죠. 제가 다 그걸 떠안는 거죠."]

이번엔 일본식 라면을 파는 식당입니다.

맛집으로 소문나 평소에는 손님이 몰렸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단 뭐 매출만 봐서도 거의 한 30% 이상, 평일 30% 이상 주말은 거의 50% 이상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요."]

SNS 홍보에도 좀처럼 찾지 않는 손님으로 준비해 놓은 재료는 버리기 일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야채 같은 경우에는 좀 냄새가 날 수 있다 보니까 바로바로 버리고 저희 수프, 육수 같은 경우에도 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매출은 계속 적자 나고 재료도 계속 버리고 하다 보면 참 걱정이 많습니다. 요즘에."]

그렇다면, 손님들은 어떨까요?

간간히 들어온 손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식당 손님 : "약간 눈치도 보이긴 하는데 한국 식당이고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계시고 그래서 저는 괜찮다는 생각하고 들어왔어요."]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우리나라에서 난 재료를 쓰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끊기는 상황이 지금 현실입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솔직히 그냥 억울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희는 일본산 재료도 안 들어가는데 괜히 이미지가 일본식 라면이다 보니까 피해를 보는 것 같아요."]

간단한 안주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

유행을 타면서 최근 여기저기 많아졌는데, 역시 불매 운동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반 토막보다 더 심하죠. 지금은. 7월은 이제 완전 급격히 줄어든 상태고 이제 8월은 올라가야 하는데 8월도 주춤해있고요."]

이렇게 장사가 안되다 보니 아예 직원도 줄였다고 합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7월부터 직원들 다 내보내고 혼자 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드니까 적자를 줄여보려고..."]

특히, 타격이 큰 식당들이 있습니다.

아예 이름이 일본어로 된 식당인데요, 몇몇 프랜차이즈들은 한국 기업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본어 이름을 내건 한 초밥집은 최근 가게 이름을 바꿔야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제가 말띠라서 그래서 그냥 (일본어로) 하얀 말이라고 이름을 지어놓은 건데 이름을 (한글로) 하얀 말로 바꿔야 되나..."]

오해를 받으면서 아예 한국말로 풀어쓴 다음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문구까지 밖에 써놨을 정돕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타격이 좀 많이 큰 것 같고요. 많이 억울하죠. 제가 한국 사람이고 솔직히 일본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식으로 많이 바뀐 일본식 음식인데 인식이 좀 그렇다 보니까 속상합니다. 솔직히."]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불매운동까지 겹친 식당 업주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일본산 재료 들어가는 거 없으니까 괜히 막 들어오실 때 눈치 안 보셔도 되고 당당히 그냥 들어오셔서 식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불매 운동의 범위에 대해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도 이렇게 갈립니다.

[한웅/서울시 송파구 : "요즘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까 그래서 되도록 일본 브랜드 식당 같은 곳은 안 가려고 하는 편이죠."]

[이건희/경기도 고양시 : "일본 음식 체인점이라 그러더라도 그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고 그런 거는 많잖아요. 우리나라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체인점 같은 경우는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명확하지 않는 국적이나 지분관계의 경우나 단순 자영업자 등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들이 확산되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배정환/경기도 부천시 : "일본을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요리를 하고 그래서 돈을 벌려고 하는 건데, 자기 일인 건데 그것까지는 좀 지나친 것 아닌가. 너무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이승호/서울시 마포구 : "정치적인 일 때문에 양국 간의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은 짚어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 "불매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일본의 어떤 문화가 있거나 하는 것은 다 이렇게 기피해야 되는 걸로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다보니까 선의의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거죠. 소비자의 선택권은 누구의 침해도 받지 않고 자기 책임하에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권에 강요하거나 위협감을 주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달을 넘긴 일본제품 불매운동.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장기화에 대비해 선의의 피해자는 가려내는 냉정함과 신중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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