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다섯 달째 “경기 부진”…日 규제·美-中갈등으로 하방위험 커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섯달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며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KDI는 오늘(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에 대해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6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1% 줄면서 5월 1.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습니다.

KDI는 "광공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2.9%)하고 서비스업생산은 소폭 증가(0.1%)에 그친 가운데 제조업평균가동률도 낮은 수준(71.9%)에 머무르는 등 경기 전반에 부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6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습니다. 전월(3.4%)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KDI는 대내외 수요가 둔화하며 내구재 판매가 감소(-1.9%)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KDI는 투자와 수출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한 6월 설비투자는 9.3% 감소했습니다.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가 전월(-25.5%)에 이어 18.3% 줄어드는 등 반도체 산업 관련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했다고 KDI는 분석했습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이 지난달 13.5% 감소한 점도 부정적인 신호입니다.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44.7% 감소해 전월(-34.0%)보다 감소 폭을 키웠습니다. KDI는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택 관련 선행지표 감소세도 이어졌습니다. KDI는 주택착공 감소 폭이 기저효과 등으로 축소됐지만, 주택 인허가는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주거 건축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7월 수출은 반도체(-28.1%)와 석유화학(-12.4%) 등을 중심으로 감소해 1년 전보다 11.0% 줄었습니다.

KDI는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8만 1천 명 증가한 바 있습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다섯 달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