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유령 학예사’…1년 내내 같은 전시만

입력 2019.08.12 (17:14) 수정 2019.08.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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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공립 박물관은 반드시 학예사를 두고, 상시 근무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박물관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학예사'를 둔 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7년에 세워진 박물관입니다.

최근 4년 동안 기획 전시는 없었고, 관람객 수도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류상으론 학예사가 일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학예사 없이 운영한 게 6년이나 됐습니다.

"인건비도 부담이고, 굳이 필요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강원도 양구군 관계자/음성변조 : "법적인 요건은 안 맞지만, 현재의 인원으로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문학관도 비슷합니다.

학예사 1명이 근무한다고 돼 있지만 인근의 문화재단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학관에선 필요할 때만 일한다고 주장합니다.

[강희숙/인제문화재단 사무국장 : "내부적인 일을 같이 진행하는 부분이 있어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까. 사실 상주 개념은 약간 벗어나서..."]

학예사가 없어 기획 전시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이영식/문학관 관람객 : "다른 데와 비교해서 인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을 좀 구성해봤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만 등록된 이른바 '유령 학예사'로 운영되는 강원도 등록 공립박물관은 취재진이 확인한 곳만 6곳입니다.

강원도 전체 등록 공립박물관의 20%입니다.

자치단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공립박물관을 세운 뒤 정작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학예사 인력 확보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박물관진흥법에는 학예사가 그만두면 즉시 충원하도록 돼 있고, 어길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지만, 실제 취소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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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 ‘유령 학예사’…1년 내내 같은 전시만
    • 입력 2019-08-12 17:18:35
    • 수정2019-08-12 17: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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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공립 박물관은 반드시 학예사를 두고, 상시 근무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박물관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학예사'를 둔 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7년에 세워진 박물관입니다.

최근 4년 동안 기획 전시는 없었고, 관람객 수도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류상으론 학예사가 일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학예사 없이 운영한 게 6년이나 됐습니다.

"인건비도 부담이고, 굳이 필요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강원도 양구군 관계자/음성변조 : "법적인 요건은 안 맞지만, 현재의 인원으로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문학관도 비슷합니다.

학예사 1명이 근무한다고 돼 있지만 인근의 문화재단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학관에선 필요할 때만 일한다고 주장합니다.

[강희숙/인제문화재단 사무국장 : "내부적인 일을 같이 진행하는 부분이 있어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까. 사실 상주 개념은 약간 벗어나서..."]

학예사가 없어 기획 전시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이영식/문학관 관람객 : "다른 데와 비교해서 인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을 좀 구성해봤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만 등록된 이른바 '유령 학예사'로 운영되는 강원도 등록 공립박물관은 취재진이 확인한 곳만 6곳입니다.

강원도 전체 등록 공립박물관의 20%입니다.

자치단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공립박물관을 세운 뒤 정작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학예사 인력 확보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박물관진흥법에는 학예사가 그만두면 즉시 충원하도록 돼 있고, 어길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지만, 실제 취소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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